현대캐피탈 문성민-노재욱, 서로에게 박수 보낸 ‘환상의 커플’

최원영 / 기사승인 : 2016-12-02 0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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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천안/최원영 기자] 문성민은 노재욱에게, 노재욱은 문성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잘했는데 말이다.


현대캐피탈이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까다로운 상대 우리카드를 만나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라이트 문성민(25점)이 공격 선봉에 섰고, 레프트 톤(16점)과 박주형(15점)에 이어 센터 신영석(10점)까지 사각편대가 여기저기서 맹공을 퍼부었다. 세터 노재욱의 경기 운영도 빛났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부터 ‘스피드 배구’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이는 문성민뿐 아니라 공수 만능이던 외인 오레올이 있어 가능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오레올과 같은 역할을 맡은 톤보다도 문성민이 더욱 돋보인다.


1라운드 문성민은 공격 성공률 54.09%, 점유율 27%를 보였다. 실질적인 팀 공헌도를 나타내는 공격 효율은 35.85%였다. *공격 효율=(공격 성공 수-상대 블로킹에 차단-공격 범실)/공격 시도


2라운드에 들어서자 성적은 더 좋아졌다. 공격 성공률 55.78%, 효율 41.20%가 됐다. 대부분 팀에서 공격을 40% 가량 담당하는 외국인 선수의 경우 공격 효율이 30%대 초반이다. 많이 시도하는 만큼 효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2라운드까지 문성민 누적 기록이 공격 성공률 55.03%, 효율 38.8%, 점유율 31.9%인 것을 감안하면 팀 승리에 대한 그의 기여도는 이견 없이 합격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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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문성민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오른쪽 무릎 건염, 허리 부상 등이 따라다녔다. 오죽했으면 2013~2014시즌을 앞두고 줄곧 달아왔던 등 번호를 4번에서 15번으로 바꿀 정도였다. 올 시즌 전에도 월드리그에 출전했으나 골반 부상과 그에 따른 목 통증으로 고생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들을 견뎌냈기에 그의 활약은 값졌다. 문성민은 “최근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팀 플레이가 빠른 편인데 모든 선수들 공격력이 좋다. (노)재욱이가 원 블로킹을 잘 빼준 덕분에 공격할 때 마음이 편하다”라며 세터에게 공을 돌렸다. 노재욱이 상대 블로커가 2명 이상 따라붙지 않도록 세트 플레이를 잘 만들어준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그는 “리시브가 흔들리면 이단 연결된 공을 주로 내가 처리한다. 그럴 때의 공격 성공률을 더 올려줘야 한다. 예전에는 오레올이 블로킹을 완벽하게 잡아줘 상대 세터에게 연타를 많이 넣었다. 이번 시즌에는 나에게 온 공은 웬만하면 내 손에서 타점을 잡아 해결하려고 한다”라며 힘줘 말했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 이단 공격 시 상대 세터에게 공을 때려 세터가 아닌 다른 선수가 세트를 하게 했다. 완벽한 플레이가 나올 확률이 낮아지니 오레올 포함 3인 블로커가 벽을 세워 상대 공격을 막아내 점수를 올렸다는 것이다.


이렇듯 문성민이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니 노재욱도 그를 온전히 믿었다. 노재욱은 “감독님께서 (성공할) 확률이 높은 배구를 하라고 했다. 리시브가 안 됐을 때 공격은 성민이 형이 주도하는 편이라 공을 많이 주고 있다. 블로킹이 낮은 쪽으로 빼주려 한다”라고 전했다.


문성민과 호흡에 관해 묻자 “잘 맞는다. (작전 등이) 자주 바뀌어서 힘들기도 했지만 하다 보면 될 거라 생각했다. 경기 중에도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해 맞춰나가려 한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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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재욱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안고 있다. 비시즌에도 재활에 매진하느라 훈련을 다 소화하지 못 했다. 결국 허리 통증으로 인해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고 표현했던 노재욱이기에 조바심이 났을 터.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려 했다. 지난 시즌처럼 즐기면서 하다 보면 잘 될 것이라 믿었다”라며 덤덤히 답했다.


이제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표현했던 3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먼저 문성민은 “2라운드에 아쉬운 경기도 있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굉장히 잘해줬다. 감독님이 작전을 내렸을 때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수행 능력을 기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노재욱도 “형들이 잘해줘서 나는 부담감이 별로 없다. 감독님께서 ‘세터는 평정을 유지하며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운영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아직 못 이긴)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을 3라운드에서는 한번 이겨보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실력과 팀워크 모두 조화로운 환상의 커플, 문성민과 노재욱이다.


(메인 사진: 왼쪽부터 노재욱, 문성민)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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