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OK저축은행, 무뎌진 ‘공격’과 부각된 ‘약점’

최원영 / 기사승인 : 2016-11-28 0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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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V-리그 2라운드가 마무리되고 있다. 총 4경기를 남겨두고 남자부 7개 구단은 5강 2약으로 나뉘었다. 그중 지난 시즌까지 2연패를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하위권 그룹으로 처져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부 팀 순위(11월 28일 기준)
1위 한국전력 8승 3패 승점 21
2위 대한항공 7승 3패 승점 20
3위 우리카드 6승 5패 승점 20
4위 현대캐피탈 7승 4패 승점 19
5위 삼성화재 5승 6패 승점 18
6위 OK저축은행 3승 8패 승점 8
7위 KB손해보험 2승 9패 승점 8
(순위 결정 방식: 승점-승수-세트 득실률-점수 득실률 순)



△외국인 선수 빈 자리, 휑하다 휑해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끊임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세페다를 선택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일찌감치 이별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르코가 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외인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던 중 마르코가 부상(11/15 현대캐피탈 전)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됐다. 발목 근육 파열 및 인대 손상으로 8주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단순히 ‘한 방’을 책임져줄 외인이 없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 중 코트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아졌다. 지난 두 시즌 OK저축은행은 ‘몬스터’ 시몬과 함께 비상했다.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하는 데는 시몬의 괴물 같은 득점력이 크게 공헌했다.



시몬의 진가는 그가 ‘코트 위 정신적 지주’였기에 더욱 빛났다.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것은 물론 외인이지만 선수들을 잘 다독일 줄 알았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이 “경기 중에 시몬이 분위기를 잘 잡아줘 고맙다”라고 입을 모아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누구도 그 바통을 이어받지 못 했다. 꾸준히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도, 경기 중 무게감을 더해줄 선수도 뚜렷하지 않다. 때문에 OK저축은행은 휘청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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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실 또 범실, ‘자승자박’은 그만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은 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범실이 많은 팀이었다(이하 기록 정규리그 기준). 36경기 133세트에서 868개로 경기당 평균 24.1개였다. 매 경기 거의 한 세트를 범실로 내준 것이다. 그럼에도 정규리그 2위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날카로운 창 덕분이었다. 득점 2위, 공격 1위, 서브 1위, 블로킹 2위로 상대 코트를 갈라놓았다.



이는 2014~2015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7개 팀 중 가장 많은 범실(36경기 139세트 총 904개, 경기당 평균 25.1개)을 저질렀다. 득점은 4위였지만 공격 2위, 서브 1위, 블로킹 1위, 리시브 1위로 만회하며 타 구단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승부처에서 쏟아진 범실은 무엇으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11월 28일 기준 11경기 43세트에서 299개 범실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27.2개다. 대한항공(10경기)을 제외하고 11경기를 치른 타 팀과 비교하면 많게는 약 50~60개를 더 한 것이다. 득점 6위, 블로킹 7위, 공격 4위, 서브 4위 등으로 다른 부문에서도 상쇄되지 않았다. 특히 블로킹은 10위권 내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 할 정도로 취약했다.



기회를 잡을 듯 하면서도 범실로 손쉽게 실점을 하니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스스로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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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수 재발견 기회 되기도
주축 선수들 부상이 잇따르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OK저축은행. 송명근(양쪽 무릎), 강영준(팔꿈치), 박원빈(기흉), 김정훈(왼쪽 발목), 마르코(오른쪽 발목) 등이 전력에서 이탈해 가뜩이나 ‘없는 살림’이 점점 빠듯해졌다. 신인 조재성과 2년차 이시몬이 코트를 밟고, 리베로 이강주가 레프트로 나서야 했다.



그럼에도 국내선수 활약에 위안을 얻었다. 대표적인 예가 전병선이다. 2014~2015시즌 2라운드 6순위로 입단한 그는 좀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라이트 포지션은 외국인 선수 몫이었기 때문에 전병선은 늘 웜업 존만을 지켰다. 기껏해야 원 포인트 서버였다.



그러던 그가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했다. 기다렸다는 듯 맹공을 휘둘렀다. 공격 점유율 15.4%, 성공률 50.9%로 수치상으로는 두드러지지 않으나 전병선마저 없었다면 OK저축은행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아직 완벽하다고 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분명 가능성을 보여준 전병선이다.



송희채도 눈에 띈다.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리시브를 전담하며 공격까지 도맡아 하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평균 9.2%였던 공격 점유율은 올 시즌 20.3%로 껑충 뛰었다. 공격 성공률은 51.6%를 기록했다. 팀에서 리시브 점유율(37.4%)도 가장 높은 그는 성공률 59.43%로 잘 버텨냈다. OK저축은행이 리시브에서만큼은 팀 1위에 오를 수 있던 원동력이다. 송희채는 공수를 오가며 ‘일당백 살림꾼’ 역할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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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채)



상위권 그룹과 격차는 이미 꽤 벌어졌다. 하지만 이제 막 2라운드를 지나고 있을 뿐이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 뒤 반격을 노리기 위해서는 플레이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승점을 쌓아놓아야 할 OK저축은행이다.




사진/ 더스파이크 DB_문복주,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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