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최원영 기자] 박미희 감독은 뒤에서 늘 한지현을 응원했다. 이에 한지현이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25-20, 25-19, 15-25, 25-19)로 물리치고 단독 선두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 MVP는 좌우 쌍포 러브(36득점)와 이재영(23)이 아닌 리베로 한지현이었다. 이날 한지현은 리시브 25개 중 15개를 정확히 받아냈다. 디그는 24개를 시도해 21개를 성공시켰다. 팀에서 가장 많은 공을 걷어 올렸다.
경기 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올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KGC인삼공사 리베로 김해란 선수가 부럽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은 한지현 선수가 너무 잘해줘 김해란 생각이 안 난다”라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박미희 감독은 늘 한지현에 대해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묻자 “워낙 참을성이 많은 선수다. 훈련도 성실하게 한다. 몸이 조금 안 좋더라도 훈련에서 빠지려고 하지 않는다. 본인도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즌 들어오며 한지현이 눈에 띄게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있는 한지현. MVP 인터뷰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인터뷰를 자주 하는 선수에겐 별 거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인터뷰를 함으로써 목표와 의욕이 생긴다. 한지현이 인터뷰를 자주 했으면 좋겠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지현 얼굴에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인터뷰 한 게 실감이 안 난다. 아직도 떨리고 게임 중인 것 같다”라며 상기된 목소리를 들려줬다.
이어 “현대건설 전을 대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약속한대로 플레이가 잘 돼 나도 수비하기 편했다. 내가 수비하면 (이)재영이나 러브가 득점을 내줘 더 신나게 할 수 있게 됐다”라며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사실 한지현은 중학생 때 세터였다. 꾸준히 리베로를 했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불안감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리베로지만 리시브가 약한 편이다. 그래서 비시즌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꼭 주전으로 뛰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라고 밝혔다.
코트 안에서 여유도 생겼다. “예전에는 긴장해서 범실 하고 나면 떨고, 눈치를 봤는데 지금은 실수해도 미안하다고 하고 다시 다음을 생각하려 한다”라는 대답이다.
그동안 박미희 감독은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한지현은 “기술적인 건 거의 말씀을 안 하신다. 자신감 있게만 하라고 하셨다. 항상 잘하고 있다고 해주셨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한지현은 “리베로로서 상대 서브 목적타를 안 받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코트 안에서 동료들에게 더 안정감을 주는 리베로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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