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7일 17명의 소녀들이 ‘프로’라는 새 이름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7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몇몇 선수들은 코트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지민경은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받으며 코트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대전충무체육관. KGC인삼공사와 흥국생명과의 경기가 한창이었다. 1세트를 22-25로 내준 KGC인삼공사는 2세트에도 7-11로 뒤져 있었다.
이에 서남원 감독은 교체 카드를 들었다. 장영은을 대신해 지민경 투입을 결심했다. 지민경이 프로로서 처음으로 코트를 밟는 순간이었다. 기회는 금방 왔다. 이재영의 서브를 한수지가 정확히 세터 이재은에게 연결했다. 그리고 그 볼은 지민경에게 향했다. 그러나 지민경의 퀵오픈 공격은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오히려 네트 터치로 상대에게 1점을 내주었다.
첫 공격 시도가 범실이라니. 신인으로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언니들이 지민경을 격려했다. “언니들이 미스해도 괜찮다고 부담 없이, 자신 있게 하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
앞전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다시 한 번 더 이재은의 세트가 지민경에게 연결됐다. 이번에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지민경은 이 순간을 “그 당시 너무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아 드디어 점수 냈구나’하는 생각에 기뻤다”라고 회상했다.
첫 출전을 시작으로 지민경은 현재 3경기 10세트에 출전 중이다. 득점은 15점. 하지만 여전히 떨리단다. “아직도 코트에 들어가면 많이 떨린다. 그리고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랑은 다르니까 힘든 부분도 있다. 그래도 언니들이 옆에서 도와줘서 적응 잘하고 있다. 힘들어도 좋다.”
서남원 감독의 기대 아래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지민경. 서남원 감독은 일전에 “신인이다 보니 안정감이 떨어진다. 그래도 계속 투입할 생각이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견디는 힘이 생기고 여유가 생길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언니들이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지민경은 “언니들이 부담 갖지 말고 자신 있게, 기죽지 말고 하라고 얘기해준다. 그 덕분에 나도 한결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김해란은 존재만으로도 지민경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확실히 언니가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리시브를 받을 때도 언니가 있어서 든든하다. 경기할 때도 해란언니가 가장 많이 이야기해준다.” 지민경의 말이다.
지민경의 프로 적응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뛴 경기보다 앞으로 뛸 경기들이 한참이나 더 많이 남아있다. 이에 지민경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리시브가 제일 중요한 만큼 리시브 가담을 우선으로 신경 쓰겠지만 공격도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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