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잘 나가는 두 팀이 만났다.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 ‘배구 좀 되는’ 두 팀이 초반 선두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2016~2017시즌 개막 첫 주가 지나고 여자부 1위에는 흥국생명(2승 0패 승점6)이, 2위에는 도로공사(1승 0패 승점3)가 자리하고 있다. 확실히 치고 나가려는 흥국생명과 무섭게 뒤쫓는 도로공사의 시즌 첫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시즌 전적은 흥국생명이 5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누적 상대전적에서도 46승 40패로 앞선다. 그러나 올 시즌 도로공사는 만만히 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감독부터 선수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시즌 먼저 웃는 팀은 누가 될까?
‘새 얼굴들 활약’ 도로공사, 상위권 입지 굳힌다
비시즌 도로공사는 새 사령탑 김종민 감독을 선임했다. FA시장에 나온 센터 배유나를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레프트 전새얀과 최은지가 새로 합류했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지난 시즌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서브 퀸 ‘신데렐라’ 문정원도 복귀했다. 이들이 만들어낼 시너지는 절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지난 시즌에 이어 재계약 한 외국인 선수 시크라가 좀처럼 허리 부상을 떨쳐내지 못 했다. 결국 도로공사는 급하게 대체선수를 물색했고, 개막을 5일 앞두고 새 외인 케네디 브라이언을 영입했다.
그렇게 10월 15일 개막전을 맞이했다.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시원하게 제압하며 물음표를 지웠다. 특히 센터진 활약이 두드러졌다. 베테랑 정대영이 16득점(공격 성공률 45.16%)으로 경기 최다를 기록했고, FA 이적생 배유나가 15득점(공격 성공률 50%)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브라이언도 빠지지 않았다. 14득점(공격 성공률 37.04%)을 보탰다. 팀원들과 손발을 맞춘 시간이 약 일주일 정도임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활약이었다. 문정원은 10득점에 공격 성공률 61.54%로 순도 높은 공격을 보여줬다. 세터 이효희의 고른 배분 하에 공격수들이 골고루 득점을 만들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한편, 공격수들이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리시브가 있었다. 전새얀이 리시브 46.15%를 책임지며 43.33% 성공률을 보였다. 이어 문정원이 점유율 27.69%, 성공률 61.11%를 기록했고 임명옥은 점유율 21.54%에 성공률은 무려 71.43%였다. 전반적으로 탄탄한 리시브가 도로공사의 숨은 승인이었다.
도로공사의 새 얼굴들이 합격 점을 받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제 그 기세를 몰아 흥국생명을 위협하려 한다.
‘조직력 높아진’ 흥국생명, 팀워크로 승부한다
개막 후 흥국생명은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을 모두 세트스코어 3-0으로 물리치며 2연승을 질주 중이다. 아직 초반이지만 팀은 자연스레 1위에 올랐다. 좋은 팀워크를 바탕으로 복덩이 외인 러브와 토종 에이스 이재영 활약을 앞세웠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코트 안팎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다. 단순히 경기를 이겨서가 아니다. 함께 플레이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분위기를 잘 만든다. 선배들은 언니로서, 후배들은 동생으로서 잘 한다.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팀 분위기가 조성됐다. 덕분에 팀원들간 신뢰가 쌓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영은 “선수들이 경기 중에 서로 믿자는 말을 많이 한다”라고 전했다. 김나희도 “선후배간 장난도 치고 편하게 지낸다. 매일 간식 먹으면서 수다를 떤다. 후배들이 말을 잘 한다. 대화를 많이 해 좋다. 운동할 때도 재미있게 하게 된다”라며 말을 보탰다.
한 가지 숙제는 있다. 라이트 포지션 러브의 공격 점유율을 낮추는 것이다. 러브는 첫 번째 경기인 KGC인삼공사 전에서 23득점, 공격 성공률 41.18%, 공격 점유율 41.80%를 기록했다. 다음 상대인 현대건설과 경기에서는 29득점, 공격 성공률 49.09%, 공격 점유율 50.93%였다.
레프트 포지션에서 확실한 득점원은 이재영뿐이다. 이재영은 공격 점유율 약 23~27%를 차지하며 러브 뒤를 지탱하고 있다. 센터진 분발이 필요하다. 특히 현대건설 전에서는 센터진 침묵이 컸다.
김수지가 공격 3개,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1개로 총 7득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27.27%였다. 김나희는 블로킹 3득점이 전부였다. 공격은 8번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지만 정규리그 여섯 라운드,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을 바라본다면 러브 어깨를 조금 더 가볍게 해줄 필요가 있다. 더욱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흥국생명이다.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 경기는 10월 23일 오후 4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KBSN 스포츠와 네이버 스포츠에서 생중계된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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