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송소은 인터넷기자]깜짝 조커카드 염혜선의 스타탄생은 가능할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8월 11일(이하 한국 시간)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A조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세트스코어 3-0(25-18 25-20 25-23)으로 제압하며 8강 진출을 위한 안정적 승수를 챙겼다. 아르헨티나는 세계랭킹 12위로 한국과 같은 A조(브라질 2위, 러시아 4위, 일본 5위, 한국 9위, 카메룬 21위)에서 상대적으로 약체 팀으로 평가되었다.
한국팀은 이날 1, 2세트에서 아르헨티나를 가볍게 앞서며 손쉬운 1승을 챙기는 듯 했다. 하지만 2세트 후반부터 한국팀은 급격히 흔들리며, 3세트 중반에는 4점까지 점수가 벌어지며 처지기 시작했다. 이때 이정철 감독(IBK기업은행)은 주전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염혜선(현대건설)을 긴급 교체 투입했다. 염혜선이 코트에 투입 된 뒤 한국은 한 점씩 따라붙어 마침내 역전에 성공하며, 세트스코어 3-0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국가대표 출신 이숙자 KBS 해설위원은 “염혜선 선수가 계속 눈에 띈다. 교체로 들어와서 침착하게 플레이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평했다.
이 해설위원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조커로 크게 활약했었다. 당시 대표팀 주전 세터는 김사니(IBK기업은행)였다. 이탈리아와 가진 8강전에서 한국팀은 첫 세트를 빼앗기고 둘째 세트에서도 고전하자 당시 세터 백업요원이던 이 해설위원을 긴급투입 했다. 당시 김형실 감독은 세트를 만회하자 셋째 세트부터 이숙자 세터를 선발로 투입해 세트스코어 3-1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숙자 위원은 후일 “이탈리아 경기가 없었더라면 나를 기억할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대표팀을 조율하는 주전 세터는 이효희이다. 염혜선에 비해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나다 .더구나 황연주 김연경 배유나 등 현재 대표팀 구성원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일전산여고(현 수원전산고)출신 선수들 선배로서 팀 안팎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이효희 혼자 모든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언젠가는 이번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처럼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바로 그 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염혜선에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염혜선은 2009년 이후로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제경기 경험이 적고, 대표팀 선수들과의 호흡을 맞춘 시간이 짧다. 하지만 염혜선이 가진 큰 장점은 같은 프로팀 소속인 센터 양효진(현대건설)과 찰떡 호흡이다.
양효진은 조별예선 3경기 동안 50점을 득점하여 현재 올림픽 득점 순위 8위로 센터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연경(페네르바체)의 부담을 덜어줄 제2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염혜선과 양효진은 같은 팀 소속으로, 오랜 시간 동안 손발을 맞추었다. 둘의 호흡은 이미 리그 내에 정평이 난 수준으로, 지난 시즌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덧붙여 김수지(흥국생명)와도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해왔다.
염혜선은 비록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만, 예선리그를 넘어 중요한 경기가 계속될 경우, 활약도가 높아질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법이다. 염혜선이 펼칠 깜짝 활약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사진_FIVB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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