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4년 전 아쉬움 삼켰던 한송이 “못다 이룬 꿈 이뤄주길”

정고은 / 기사승인 : 2016-07-25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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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4년 전에 이루지 못한 메달을 이번 대표팀이 따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여자배구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첫 경기만 해도 그랬다.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1-3의 패배를 떠안았다. 세르비아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지만 다음 상대는 브라질. 어느 누구도 승리를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한국이 먼저 1세트를 따냈다. 이어진 세트도 그 다음 세트도 먼저 25점에 올라선 건 한국이었다. 세트스코어 3-0. 한국이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비록 그 다음 경기였던 터키와 중국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한국은 2승 3패 승점 8점을 획득하며 미국, 중국에 이어 B조 3위를 기록, 8강전 진출을 확정했다.


8강전 한국의 상대는 A조 2위를 기록한 이탈리아. 객관적인 전력상 이탈리아가 앞서 있던 것은 분명했다. 1세트가 끝날 즈음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2세트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기세를 탄 한국은 연달아 두 세트를 따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렇게 맞은 4세트. 한국은 자신들에게로 온 흐름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모두의 예상을 깨고 4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으로 향하는 문턱은 높았다. 한국은 예선전 첫 패배를 안겼던 미국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려보았지만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그러나 선수들에게는 동메달의 기회가 남아 있었다.


마지막 메달이 달려있던 3-4위전.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었다. 일본에게는 자신감이 있었다. 예선전에서 승리한 바, 이번에도 승리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거리라 여겼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단의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36년 만의 4강 진출. 그러나 선수들의 머릿속에는 그저 아쉬움만이 남아 있었다.


한송이 역시 그랬다. 벌써 4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그 당시를 떠올리면 여전히 아쉬움이 짙다. “런던 올림픽을 생각하면 아쉬울 뿐이에요. 많이 아쉬운 만큼 지금도 후회가 돼요.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지만 아쉬움이 더 커요.”


마음 속 깊이 남아있는 메달의 아쉬움. 한송이는 이를 “못 다 이룬 꿈”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를 원했다. 자신은 못 이뤘지만 이번에는 부디 이뤄주기를 바랐다.


그는 선수들이 긴장만 완화한다면 충분히 잘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얼어있을 후배들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한송이는 선배로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아마 압박감도 있고 부담도 있을 거예요. 관중도 훨씬 많을 테고 긴장으로 인해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이런 것들을 너무 의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각 팀에서 잘하는 선수들인 만큼 긴장을 완화하면 충분히 잘할 거라 믿어요.”


이어 “연경이나 나이 많은 언니들이 주축으로 이끌어 갈 테니 언니들을 따라서 간다면 본인의 기량을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제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올림픽.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출전만으로도 꿈이에요. 저 역시도 그런 무대에 서봤다는 것이 감사하고 영광스러워요. 더군다나 좋은 성적을 올렸잖아요. 지금 생각해도 감사해요”라며 잠시 회상에 잠긴 한송이는 이어 “저는 함께 하지 못하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응원 할테니 4년 전에 이루지 못한 메달을 이번 대표팀이 따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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