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안산/정고은 기자]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는 시몬이 팀에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본인은 MVP에 오르며 한국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
1, 2차전을 잡았지만 3차전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김세진 감독도 “분위기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경기에 앞서 김세진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워서 라도 악착같이 하겠다. 오늘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리고 김세진 감독의 각오는 우승으로 돌아왔다.
OK저축은행은 3세트, 급격히 흔들리며 세트를 내줬다. 이대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상대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리드를 잃지 않았고 시몬의 퀵오픈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시몬의 득점으로 전광판 숫자가 25를 가리키자 김세진 감독은 제일 먼저 그에게 달려가 꽉 안아주며 기쁨을 나눴다. “진심으로 고맙다. 내 고마움의 표현이자 기쁨의 표현이었다.” 김세진 감독의 말이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시몬이 있었다. 블로킹 3개, 서브 2개 포함 32득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MVP 역시 그의 차지. 동료들도 그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송명근은 “시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서브, 블로킹, 공격 할 것 없이 많이 알려줬다. 시몬이 한번은 ‘개인 실력으로도 팀 실력으로도 떨어지지 말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시몬한테 좋은 영향을 받은 만큼 우리 실력도 한 단계 올라간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 한다. 최고의 선수라는 걸 오늘로서 다시 한 번 보여준 것 같다”고 전했다.
곽명우도 “시몬과 함께 하면서 왜 세계적인 선수는 다른지 알았다. 이런 선수와 언제 맞춰볼 수 있겠나. 시몬과 뛰었던 건 세터로서 축복이었다. 다음 시즌부터는 이런 선수들이랑 호흡을 맞추지 못해 아쉽다. 나한테 있어서도 시몬과 함께 뛰었던 건 좋은 경험이었다”며 시몬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동료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시몬은 오히려 “나를 세계최고의 선수라고 말하지만 스포츠는 한 팀이 되어야 한다. 열정 넘치고 투지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다음시즌부터는 더 이상 시몬을 볼 수 없다. 이에 시몬은 “쿠바에 있는 어머니와 가족들을 볼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은 반면 그동안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형제들과 헤어진 다는 것은 슬프다. 감정이 교차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에 있었던 2년이라는 시간. 그 시간동안 시몬과 OK저축은행은 두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몬에게도 OK저축은행에게도 서로가 함께 했던 순간은 분명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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