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아픈 몸에도 불구, 책임감으로 코트에 들어섰다. 그리고 승리를 견인했다. 신영석의 이야기다.
1, 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내몰린 현대캐피탈. 그리고 3차전에 앞서 최태웅 감독은 뜻밖의 이야기를 전했다. “신영석 무릎이 좋지 않다. 1차전 전부터 안 좋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 엔트리에서 뺄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영석이 최태웅 감독을 찾아왔다.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뛰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대기하라고 했다. 같이 하려는 마음을 높게 샀다.” 최태웅 감독의 말이다.
이날 신영석은 블로킹 포함 9득점을 올리며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이 기사회생하는데 힘을 더했다. 공격성공률은 75%.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안쓰러웠다. “오늘 잘했다. 그런데 확실히 점프가 낮더라. 몸이 안 됐다.“
신영석에게 몸상태에 대해 물었다. “사실 그 전날도 연습을 못했다. 오늘도 오전에 그냥 뒤에 서 있었다.”
하지만 출전을 감행했다. “오늘 경기를 안 뛰는 것으로 들었다. 그래서 점심에 감독님 방으로 올라갔다. 감독님께 ‘오늘 지더라도 들어가서 지겠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기회를 주셔서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었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승리하기는 했지만 신영석의 마음은 무거웠다. 범실이 두고두고 신경 쓰였기 때문. 신영석은 “1차전 5세트에서 속공을 날린 것 때문에 아직도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나 때문에 진 경기다. 안 나와야 할 실수가 나와서 팀원들한테 미안했다”며 오늘도 나오지 않아야 할 범실을 했다. 그래도 팀원들이 눈마주치면서 괜찮다고 하고 도와줘서 빨리 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기사회생했다.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최태웅 감독의 전략과 선수단의 분위기가 살아나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무릎 통증을 안고 있음에도 팀을 위해 코트에 들어 선 신영석, 그도 분명 이날 승리의 주인공이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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