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정고은 기자] IBK기업은행에게 허락된 왕관은 정규리그 우승뿐이었다.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IBK기업은행이지만 초반은 어려웠다. 이정철 감독도 “초반에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외국인선수하고 리듬이 맞지 않았다. (김)희진이하고 (박)정아도 책임감이 부족했다.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이정철 감독은 고심 끝에 김희진과 박정아의 포지션을 어느 한 자리에만 국한시키지 않으며 돌파구를 찾았다.
리그를 거듭할수록 살아났다. 시발점은 지난 해 12월 13일 흥국생명전이었다. 이날 이후 IBK기업은행은 지난 2월 7일까지 12연승을 내달렸다. 그 사이 1위 자리도 따라왔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김희진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1월 30일 GS칼텍스전, 1세트 중반 상대 이소영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하고 내려오던 중 손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오른손 넷째 손가락 기저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설상가상 외국인선수 맥마혼마저 이탈했다. 2월 25일 도로공사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을 받았다.
1위를 유지했지만 불안했다. 하지만 책임감을 등에 업은 국내선수들이 똘똘 뭉쳤고 2월 27일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정철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자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만큼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며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통합우승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미디어데이 당시 이정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해 세 번째 트로피를 들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철 감독의 기대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부터 어긋났다. 맥마혼의 공백이 아쉬웠다. 김희진과 박정아라는 국가대표 듀오가 있지만 단기전에서 외국인선수의 공백은 컸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황연주, 에밀리의 삼각편대가 화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김세영, 한유미도 든든히 뒤를 받쳤다.
득점싸움에서 밀린 IBK기업은행. 1차전과 2차전 모두 0-3의 완패를 당했다. 절실함으로 반격을 노렸지만 결국 3차전도 세트스코어 0-3(22-25, 20-25, 18-25)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정철 감독은 이 자리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정류리그 우승을 거뒀다. 2월 27일 경기를 잊을 수가 없다. 선수들한테 고맙게 생각한다.”
이어 이정철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 지난 해에는 데스티니가 다쳤고 이번에는 (김)희진이와 맥마혼이 부상당했다. 나도 그렇지만 사무국, 선수단 모두 힘들었다. 그래도 잘 이겨냈다. 다음시즌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를 물리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IBK기업은행. 올시즌은 정규리그 우승을 거두며 통합우승에 대한 희망을 키워나갔지만 IBK기업은행의 2연패는 결국 꿈으로 남았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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