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천안/정고은 기자] 참으로 극적인 승부였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서브에이스와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은 OK저축은행이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전 인터뷰 중 두 감독의 입에서 공통으로 나온 얘기가 있다. 바로 서브. OK저축은행은 강한 서브로 밀어붙일 생각. 반면 현대캐피탈은 상대의 강한 서브에 대비, 리시브 포메이션을 다듬었다고 전했다.
두 팀의 정규리그 맞대결 기록을 살펴보면 현대캐피탈은 OK저축은행의 강한 서브에 고전했다. 48.4%였던 리시브성공률이 OK저축은행만 만나면 38.8%로 뚝 떨어졌다. 최태웅 감독도 알고 있었다. 경기 전 최태웅 감독은 “상대가 강한 서브로 나올 것이다. 2단 연결을 잘해야 한다. 거기서 포인트가 나와야 우리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후 김세진 감독도 “우리 스타일대로 간다. 공격적인 서브를 넣을 것이다”며 “서브와 서브 리시브가 관건일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의 믿을 구석은 높이의 우위. 최민호와 신영석이 버티고 있는 센터진은 OK저축은행으로서도 부담. 이에 김세진 감독은 “서브를 강하게 넣으면 어택라인 근방에서는 속공을 주기 힘들 것이다. 최민호와 신영석의 속공을 저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캐피탈의 속공 성공률은 61.22%다.
OK저축은행은 예상대로 강한 서브를 구사했다. 그만큼 범실도 많았다. 대부분의 범실이 서브 네트걸림이나 아웃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서브의 위력이 빛을 발했다. 22-20으로 앞서 있던 OK저축은행. 그리고 송명근의 서브가 그대로 에이스가 됐다.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린 OK저축은행은 1세트를 25-22로 가져왔다.
2세트에는 김세진 감독의 고민거리였던 블로킹에서도 힘을 냈다. OK저축은행의 현대캐피탈 상대 블로킹 성공률은 13.68%. 현대캐피탈이 21.63%라는 점에서 저조한 기록. 하지만 OK저축은행은 2세트 4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2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OK저축은행은 시몬과 한상길이 각 2개와 1개의 서브에이스를 추가했다. 이에 힘입어 OK저축은행은 2세트마저 따냈다.
3세트에는 잠잠했던 현대캐피탈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최민호의 오픈으로 리드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오레올과 신영석의 블로킹득점과 노재욱의 서브에이스로 흐름을 탔다. 분위기를 잡자 매서워졌다. 최민호의 블로킹과 문성민의 서브에이스가 더해졌다. 시몬에게도 서브에이스를 내줬지만 반대로 시몬의 서브가 코트를 벗어나며 승부를 4세트로 끌고 간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캐피탈이 기세를 이어갔다. 선수들의 공격력이 살아난 가운데 블로킹과 서브에서도 득점을 더했다. 박주형과 오레올의 서브에이스에 신영석은 블로킹에서 힘을 보탰다. 특히 오레올은 2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서브와 블로킹 모두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력을 극대화한 현대캐피탈은 4세트를 25-14로 잡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상대의 기세를 꺾지 못하며 리드를 내준 OK저축은행. 그러나 중요한 순간 서브에이스와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시몬의 백어택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11-11이 된 승부. 이 때 송명근의 서브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여기에 송희채는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며 팀이 리드를 이어가는 데 일조했다.
이날 OK저축은행은 서브(9-7)와 블로킹(6-5)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했다. 사실 두 팀의 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서브에이스와 블로킹에서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던 OK저축은행이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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