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대전/정고은 기자]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기도 전에 삼성화재의 시즌도 끝이 났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한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90.9%. V-리그 출범 이후 가진 11차례 플레이오프가운데 단 한번을 제외하고 1차전을 승리한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리고 삼성화재는 1차전 충격의 셧아웃 패를 당했다.
9.1%의 확률에 걸어야 하는 삼성화재. 우선 2차전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그 무대는 대전충무체육관. 삼성화재는 반전의 기회를 노렸다. 믿을 구석은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 중 3승을 충무체육관에서 챙겼다는 사실. 하지만 믿음의 충무체육관도 삼성화재의 희망이 되지는 못했다.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18-25, 25-20, 19-25, 20-25) 으로 패하며 챔피언결정전이 좌절됐다. 삼성화재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 프로 출범 이후 매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삼성화재였지만 올시즌은 플레이오프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올시즌 삼성화재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신치용 감독이 물러나며 임도헌 감독체제가 됐고 레오가 떠난 자리를 그로저가 메웠다. 초반은 쉽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그로저가 유러피언 챔피언십 참가 문제로 자리를 비우며 개막 3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가 개막 3연패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의 모습을 되찾았다. 리그 중반 이후 7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멀어졌던 봄배구에 대한 희망도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던 것과는 달리 3위에 머물며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점은 부담스러웠다. 단판승부. 한 경기가 정규리그 36경기의 결과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긴장감이었다.
임도헌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좀 괜찮지만 어제는 긴장됐다”고 말했다. 유광우도 경기 후 “단기전이라는 것이 긴장감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러나 큰 경기를 경험해본 팀답게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시즌은 플레이오프까지였다. 서브리시브 불안으로 내줬던 1차전 승리를 설욕하고자 했지만 또 다시 패배를 떠안았다.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게 우승을 내주기는 했지만 늘 정상의 자리에서 군림해왔던 삼성화재. 이번 봄은 유난히 춥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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