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고 케미' 현대건설 황민경·고예림 "팬들이 우리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이정원 / 기사승인 : 2020-10-02 23: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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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지난 시즌에 제가 예림이에게 팀에 오라고 했는데 갈 수 없잖아요." 

 

황민경(30)은 2019-2020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그녀는 V-리그 내에서도 안정적인 리시브와 강력한 서브를 보유한 최고의 윙스파이커 선수중 한 명이다. 윙스파이커 보강이 필요한 타팀에서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로 윙스파이커 보강이 절실했던 한 팀은 황민경에게 적극적인 콜을 보냈다. 하지만 황민경은 현대건설을 떠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절친 고예림(26)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게 하나의 이유였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만난 황민경은 "작년에 내가 예림이에게 우리 팀에 오라고 했는데 갈 수 없잖아요"라며 "선수들과 함께 고생했는데 리그 우승을 못 해본 게 아쉬웠다. 팀원들과 다시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황민경은 고예림이 현대건설로 넘어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예림의 집 앞에 가 그녀를 설득했고, 고예림은 결국 넘어왔다. 두 선수는 과거 한국도로공사에서 동고도락했다. 4살 차이가 났지만 두 선수에게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같은 포지션에서 서로의 장단점을 물어가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또한 쉴 때도 함께였다. 2016년 황민경이 GS칼텍스로 넘어가며 잠시 떨어졌다가 3년 후인 지난 해 다시 힘을 합쳤다. 

 

세월이 지나도 두 선수의 우정과 장난은 변치 않는다. 인터뷰를 할 때도 서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황민경은 "내가 유튜브를 하는데 네가 나와야 돈을 번다. 예림이가 나와야 하는데"라고 말하자 고예림은 "팀 영상 찍는 것을 아무 허락도 없이 찍는다"라고 맞받아쳤다(참고로 황민경의 유튜브 채널 '황밍키'의 동영상은 황민경의 한 팬이 편집해 준다고 한다. 원래는 유튜브를 진행할 생각이 없었던 황민경이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평소 생일마다 진행하던 자선 일일호프, 봉사활동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잠시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그러다 한 팬이 계속해서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고, 그 팬은 '황밍키'의 동영상 편집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황민경은 "아직 정산을 하지 못했다. 그 팬분에게 꼭 보답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우승이라는 제시어가 나왔을 때에도 고예림과 황민경은 서로 장난을 쳤다. 황민경이 '이번 시즌 목표가 통합우승 아니냐'는 고예림의 질문에 주저했다. 그러자 고예림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수석코치님, 주장님이 통합우승이 목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래가지고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순간 주위는 웃음 밭이 되었다.

 

코트 위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좋은 케미를 발휘하는 황민경과 고예림. 두 선수는 이번 시즌에도 코트 위에서 완벽한 케미를 보여주고자 한다. 두 선수가 윙스파이커 라인에서 공수 든든한 모습을 보인다면 현대건설이 꿈꾸고 있는 우승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하나가 아닌 둘이 뭉치면 더욱 강해진다. 2019-2020시즌 황민경은 퀵오픈 1위(성공률 47.29%), 서브 3위(세트당 0.333개), 디그 8위(3.629개), 수비 9위(5.524개)에 이름을 올렸다. 고예림은 시간차 1위(74.19%), 리시브(35.04%)-수비 8위(세트당 5.648개)에 올랐다. 누군가 부족하면 누군가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 

  

황민경은 "그전처럼 똑같이 재밌게 하는 게 목표다. 공 하나에 집중하는 팀이 되고 싶다. 팀원들과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예림은 "끈끈한 플레이 보여주고 싶다. '쟤네는 한 팀이구나'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고예림과 황민경은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통합우승을 꼭 하겠다"라고 말한 뒤 "현대건설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두 선수의 케미는 항상 기대된다. 현대건설의 우승 행보에 두 선수의 케미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현대건설은 오는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2020-2021시즌 여자부 개막전을 가진다.

 

 

사진_용인/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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