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만으로 임한 맞대결. 자존심 대결의 승자는 우리카드였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는 1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방문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점수 3대2(25-22 22-25 23-25 25-15 15-12)로 힘겨운 진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로 5할 승률(10승10패)에 도달한 우리카드는 삼성화재(7승13패·승점 26)를 밀어내고 4위를 마크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에 잇달아 패해 최근 2연패에 빠졌던 한국전력은 이 패배로 3연패 길목에 들어섰다. 시즌 12패(8승)째를 떠안으며 6위에서 제자리를 맴돌았다. 승점은 20.
한국전력은 세터 야마토 나카노(등록명 야마토), 아포짓 구교혁,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 서재덕, 미들블로커 신영석 전진선, 리베로 김건희를 선발로 기용했다. 우리카드는 세터 한태준, 아포짓 이강원,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 김지한, 미들블로커 박진우 이상현, 리베로 오재성으로 맞섰다.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 크라우척(등록명 마테우스)와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두산 니콜리치(등록명 니콜리치) 모두 이날 복근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1세트 초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의 구상대로 경기가 전개됐다. 이강원이 오른쪽에서 상대를 흔들었고, 알리가 12-8에서 3연속 서브에이스를 쏟아내며 일찍이 승기를 쥐었다. 하지만 이후 임성진과 구교혁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우리카드의 득점 행진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21-24에선 전진선이 우리카드에 속공 일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박진우의 속공이 성공하면서 한국전력의 추격전도 그대로 막을 내렸다.
절치부심한 한국전력이 2세트 강공 작전을 들고 나왔다. 구교혁이 초반부터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공격의 선봉에 섰고, 서재덕과 임성진이 옆에서 힘을 보탰다. 승부처마다 폭발한 전진선의 속공도 위력적이었다. 우리카드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19-23에서 김지한이 흐름을 뒤집는 서브에이스를 작렬했다. 여기에 알리가 곧바로 점수를 추가해 접전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끝내 웃는 쪽은 한국전력이었다. 야마토의 토스를 건네받은 임성진이 직접 경기를 매조졌다.
3세트도 한국전력의 강세가 이어졌다. 7-8에서 구교혁의 오픈에 이은 서재덕의 블로킹으로 전세를 뒤집은 한국전력은 신영석과 서재덕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3점까지 벌렸다. 이에 질세라 우리카드가 거세게 반격했지만 한국전력은 흔들리지 않고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세트 막판 우리카드에 잠시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지만, 임성진과 전진선이 한국전력의 연속 득점을 합작하며 3세트를 끝냈다.
수세에 몰린 우리카드가 4세트 초반 맹공을 퍼부었다. 알리의 3연속 득점과 함께 점수 간격을 11-6까지 벌린 것. 설상가상 한국전력은 9-15에서 구교혁이 시도한 회심의 퀵오픈이 김지한의 블로킹에 가로막히면서 일찌감치 패색이 짙어졌다. 알리와 김지한이 화력을 뽐낸 우리카드와 달리 주포들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한국전력은 결국 4세트에서 승부를 결정 짓지 못했다.
5세트로 끌려간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오픈으로 8-7을 기록, 먼저 코트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카드에서 3연속 득점이 나왔고, 그대로 흐름이 굳어지며 끝내 우리카드가 승점 2를 쟁취했다.
알리(28점)와 김지한(25점)이 53점을 합작해 우리카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원도 16점을 올렸다. 한국전력은 임성진이 19점, 구교혁이 19점, 서재덕이 14점을 기록했으나 승리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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