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선두 우리카드가 다시 수성에 들어간다. 삼성화재를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우리카드가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5-27, 25-22, 25-22, 25-14)로 꺾고 연패를 끊었다. 김지한의 활약이 대단했다. 블로킹 4개 포함 27점을 터뜨리며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도 23점을 보탰고,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까지 모처럼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모든 공격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우리카드는 4라운드의 패배를 설욕하며 2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격차를 3점 차로 벌렸다.
삼성화재는 1세트 듀스 접전에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폭발적인 서브로 승리를 이끌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이후 세 세트를 내리 내주며 패배를 당했다. 신장호 대신 김우진이, 자르갈척트 엥흐에르덴(등록명 에디) 대신 양희준이, 노재욱 대신 이재현이 코트를 밟는 등 다양한 변화들도 있었지만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중하위권 팀들의 약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승점 추가에 실패한 삼성화재는 4~6위 팀들의 맹추격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1세트 우리카드 25 : 27 삼성화재 – 특급 클로저 요스바니
[주요 기록]
삼성화재 요스바니: 25-25에서 2연속 서브 득점
세트 초반 우리카드의 기세가 좋았다. 1-1에서 마테이의 블로킹과 오픈 공격, 한태준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나왔고, 여기에 오재성의 좋은 수비와 김지한의 반격 득점까지 터졌다. 3~4점 정도를 뒤처지던 삼성화재는 8-5에서 김정호의 퀵오픈과 마테이의 공격 범실로 간격을 좁혔지만, 우리카드는 9-8에서 마테이의 백어택과 김지한의 하이 볼 처리로 다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요스바니를 공략하는 이상현의 목적타 서브와 우리카드 수비수들의 후속 플레이가 탄탄했다.
이후 김지한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12-9에서 날카로운 퀵오픈을 터뜨린 뒤 요스바니와의 1:1 매치업에서 블로킹까지 잡아내며 맹위를 떨쳤다. 14-10에서는 짧은 리시브를 건져 올린 뒤 시간차 공격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또 한 번의 추격을 시도했다. 13-17에서 김우진의 서브 득점과 김지한의 공격 범실이 이어졌고, 김우진이 계속해서 좋은 서브로 찬스 볼을 만들자 요스바니와 에디가 마무리를 지으며 17-17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되는 혈투가 벌어졌고, 경기는 1세트부터 듀스를 향했다. 듀스의 주인공은 요스바니였다. 25-25에서 2연속 서브 득점으로 순식간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2세트 우리카드 25 : 22 삼성화재 – 짧고 굵었던 잇세이의 활약
[주요 기록]
범실: 우리카드 4개 – 삼성화재 7개
우리카드 잇세이: 23-21에서 블로킹 득점, 24-22에서 공격 득점
1세트에 조커로 맹활약한 김우진이 2세트에는 선발로 나선 가운데, 1세트를 내준 우리카드가 반격에 나섰다. 4-3에서 마테이가 서브 득점과 백어택을 연달아 터뜨리며 활약했다. 삼성화재는 요스바니와 김우진이 쌍포를 가동하며 꾸준히 뒤를 쫓았지만, 동점을 만들지는 못하며 우리카드의 근소한 우세가 이어졌다. 15-13에서 김지한이 요스바니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우리카드가 선착했다.
그러나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끝나자마자 삼성화재는 우리카드를 밀어붙였다. 14-16에서 김정호가 반대각 공격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견인했다. 여기에 17-17에서 나온 노재욱의 좋은 디그와 이상욱의 연결이 요스바니의 반격까지 이어지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1세트 때처럼 또 한 번 치열한 20점대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듀스까지 가지 않았다. 원 포인트 블로커로 나선 잇세이가 23-21에서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냈고, 24-22에서 아예 공격 득점까지 뽑아내며 2세트를 끝냈다.
3세트 우리카드 25 : 22 삼성화재 – 이번에는 막아낸 ‘요스바니 엔딩’
[주요 기록]
우리카드: 19-19에서 4연속 득점
우리카드 김지한: 8점, 공격 성공률 72.73%
에디를 대신해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선 양희준이 3세트 초반 좋은 몸놀림을 보였다. 박진우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막은 데 이어 노재욱과 속공 호흡까지 맞췄다. 그러나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은 우리카드의 몫이었다. 5-6에서 한성정의 시간차와 이상현의 블로킹, 마테이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졌다. 이후 두 팀은 앞선 두 세트보다도 빠른 타이밍에 엎치락뒤치락 혈투를 벌였다.
먼저 근소한 리드를 잡은 쪽은 우리카드였다. 김지한이 영리한 연타와 강력한 시간차를 섞으며 맹활약을 펼쳤고, 김우진의 퀵오픈은 박진우가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15-12로 앞서갔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요스바니의 화력을 앞세워 계속 우리카드를 압박했고, 점수 차는 세트 후반에도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먼저 결정적인 리드를 잡은 쪽은 우리카드였다. 19-19에서 박진우의 속공과 마테이의 쳐내기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이후 요스바니의 공격 범실과 김지한의 반격까지 이어졌다. 결국 24-22에서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우리카드가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우리카드 25 : 14 삼성화재 – 범실로 일찌감치 갈린 승부
[주요 기록]
삼성화재: 0-0에서 4연속 범실
삼성화재 이윤수, 양수현: 10-16에서 교체 출전
김상우 감독은 4세트에 이재현을 선발 세터로 기용했지만, 시작부터 삼성화재의 범실이 쏟아졌다. 이재현-전진선-김정호-요스바니가 무려 4연속 범실을 합작하고 말았다. 이후에도 전진선과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이 추가로 나왔고, 어부지리로 기회를 잡은 우리카드는 7-3에서 마테이의 백어택으로 손쉽게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착했다. 여기에 마테이까지 철벽을 세웠다. 12-8에서 요스바니의 두 차례 공격을 모두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15-9에서 김지한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빈 공간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른 우리카드는 계속해서 삼성화재를 몰아붙였다. 그러자 김 감독은 신인 이윤수와 양수현을 동시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재현까지 신인만 세 명이 코트에 서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윤수는 11-17에서 쳐내기 공격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승부의 추는 이미 어느 정도 기울어 있는 상태였고, 우리카드는 한성정의 퀵오픈으로 가볍게 20점 고지를 밟았다. 이후 24-14에서 이윤수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우리카드가 기나긴 연패를 끊었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