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김천/이정원 기자] 이번에도 홀로 빛난 켈시였다.
한국도로공사는 1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15, 22-25, 18-25, 22-25)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여전히 최하위다.
사실 이날이 연패 탈출의 좋은 기회였다. 상대 루시아가 어깨 통증으로 인해 선발에 서 제외됐기 때문. 이날 루시아는 3세트와 4세트 잠깐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왔을 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기회를 날렸다.
1세트는 국내 선수들과 외인 켈시의 궁합이 좋았다. 세터와 호흡은 물론이고, 국내 선수들이 켈시의 어깨에 있는 짐을 덜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김연경-이재영이 살아났다. 전혀 제어를 하지 못했다. 또한 4세트 시작과 함께 김종민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악재가 있었다. 선수들끼리 뭉쳤지만 집중력을 되찾은 흥국생명을 막지 못했다.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가지 못했다.
패배 속에서도 한 가지 위안을 찾아야 한다면 매 경기 힘을 내는 켈시의 활약을 뽑아야 한다. 켈시는 이날 35점(블로킹 2개, 서브 1개), 공격 성공률 40%을 올렸다. 매 세트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들이 저조해도 도로공사가 흥국생명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켈시가 있어서였다. 켈시는 V-리그 입성 후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켈시는 1세트부터 폭발했다. 김종민 감독이 갈망했던 이단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전 김종민 감독은 "켈시가 이단 공격 성공률을 조금 더 높여줬으면 좋겠다. 연습 때는 그런 모습이 나오는데, 경기 때도 그런 모습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고은과 호흡도 잘 맞았고, 동료들이 살려내서 높게 띄운 공도 자신이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상대 수비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득점을 계속해서 올리니 도로공사도 리드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8점, 공격 성공률은 50%에 달했다.
2세트에도 켈시는 득점을 이어갔다. 초반 서브에이스로 열을 올렸다. 10점이 넘어선 이후, 이고은과 호흡이 안 맞는 모습도 보였지만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득점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가는 데 힘을 줬다. 하지만 켈시만으로 세트를 따내기에는 힘들었다. 1세트와 달리 2세트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미비했다. 그래도 켈시는 2세트에 8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31%였다.
켈시는 이후에도 고군분투했다. 3세트 50% 가까운 공격 점유율(48.78%)을 가져갈 정도로 켈시에게 많은 공이 올라갔다. 그래도 켈시는 9점에 공격 성공률 45%을 올렸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지원은 2세트와 마찬가지였다. 저조했다. 박정아가 3점을 올린 게 전부였다. 이재영, 김연경이 각각 8점, 7점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4세트에도 홀로 빛났다. 후위 공격, 전위 공격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팀 승리와는 연결을 시키지 못했다.
켈시는 매 경기 팀의 최다 득점을 책임질 정도로 환상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첫 경기 현대건설에만 공격 성공률이 29%로 저조했을 뿐, 그 외 경기에서는 항상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날도 켈시의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박정아가 14점을 올렸지만, 켈시의 짐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팀 패배에도 홀로 외로이 빛난 켈시였다.
사진_김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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