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스트 리베로 출신’ 블레어 벤 코치 “홈 팬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 [인터뷰 in 도쿄]

도쿄/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9-11 09: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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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월드 베스트 리베로였던 블레어 벤이 대한항공에서 지도자로서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

대한항공 블레어 코치는 일본 V.리그 도쿄 그레이트베어스의 감독이 된 캐스퍼 부오리넨 전 코치의 빈자리를 지난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부터 메우고 있다. 지난 2022-2023시즌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스하펜 소속으로 현역 생활을 했던 블레어 코치는 대한항공에서 코치로서의 첫 시작을 맞이하게 됐다.

블레어 코치는 10일 그레이트베어스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를 마친 뒤 숙소에서 <더스파이크>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일본에 온 목적은 새로운 팀을 상대하는 것이었다”고 입을 뗀 블레어 코치는 “첫 경기보다는 이번 경기가 더 만족스러웠다. 새로운 팀을 만나 새로운 스타일을 느끼고 얻어가는 것이 소득이었다.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는 방법도 선수들과 함께 익혀가고 있다”며 도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묻자 블레어 코치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는 이전에도 인연이 있었다. SWD 뒤렌(독일)에서 뛸 때 그의 지도를 받았었다.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가 나고야 울프독스(일본)와 대한항공에서 지휘한 경기도 모두 챙겨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선수 생활을 마치면 코치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그게 틸리카이넨의 팀이라면 더더욱 하고 싶었다. 마침 부오리넨 코치가 감독으로 가면서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왔고, 대한항공에 합류하게 됐다”는 답변을 내놨다.

블레어 코치는 “코치가 처음이라 새롭긴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틸리카이넨 감독과 그 동안 많은 대화를 하면서 이미 배구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고,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계속 팔로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코치로서의 역할에 적응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일 때는 틸리카이넨이 선수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하는 이야기와 행동들을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함께 준비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로 함께 할 때와는 또 다른 고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블레어 코치는 현역 시절 캐나다를 대표하는 리베로였다. 2017 월드 리그(현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베스트 리베로를 필두로 2011 팬 아메리칸 게임 베스트 디거·2013 북중미카리브해연합(NORCECA) 선수권 베스트 리시버 등 리베로 부문의 개인상을 다수 수상했다. 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블레어 코치의 합류는 대한항공의 수비와 리시브 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레어 코치는 “내가 월드 리그에서 베스트 리베로가 된 해가 틸리카이넨 감독과 함께 한 바로 다음 시즌이었다. 재밌지 않나”라며 자랑스럽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블레어 코치는 대한항공에서 뛰고 있는 네 명의 리베로 역시 관심 있게 지켜보며 지도하고 있다. 그는 “리베로들에게는 단순한 리시브와 수비 외에도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네 명 모두 좋은 리베로다. 정성민은 두려움이 없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고, 오은렬은 리시브에 특화된 선수다. 오은렬이 리시브 범위를 조금 더 넓게 가져갈 수 있었으면 한다. 강승일과 송민근은 모두 국제대회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평가를 하기는 조금 이르지만, 강승일은 리시브가 좋은 선수고 송민근은 밸런스가 잘 잡힌 선수 같다”고 대한항공의 리베로들을 평가했다.

한국 생활이 익숙지 않을 블레어 코치에게 한국에서의 생활에는 어려움이 없는지 묻자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모든 것에 만족하고 있다. 시설도, 함께하는 사람들도 완벽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배구만 생각하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행복하다”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에게 다가오는 시즌의 목표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블레어 코치는 “팀적으로는 당연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우리 팀 선수들이 10년쯤 뒤에 과거를 회상했을 때 ‘블레어 코치랑 함께 했을 때가 정말 좋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나와 함께 배구했던 순간들이 즐겁게 기억됐으면 한다”는 따뜻한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블레어 코치에게 대한항공 팬들을 위한 인사를 부탁했다. 그는 “다가오는 시즌의 첫 경기가 정말 기대된다. 팬 여러분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 홈 경기장의 뜨거운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다.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도록 팬 여러분들도 함께 밀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설렘 가득한 인사를 건넸다. 월드 베스트 리베로에서 코치로 변신한 블레어 코치의 첫 시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사진_도쿄/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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