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한국도로공사 파튜와 GS칼텍스 알리의 손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가 1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1차전부터 풀세트 접전을 펼친 두 팀의 승부는 도로공사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17일 경기 결과에 따라 여자부 포스트시즌 다음 경기 개최지가 달라진다.
GS칼텍스가 승리를 한다면 19일 김천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고, 도로공사가 다시 승리를 거머쥔다면 오는 21일 인천에서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르게 된다.
강력한 한 방이 아쉬웠던 외국인 선수
플레이오프 1차전은 외국인선수의 기복에 따라 세트별 승패가 갈렸다. 파튜의 공격성공률이 앞섰던 1, 2, 5세트는 도로공사가, 알리의 성공률이 높았던 3, 4세트는 GS칼텍스가 가져갔다.
*세트별 외국인 선수의 공격성공률(공격점유율)*

올 시즌 외국인 선수의 기복은 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파튜는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 능력이 부족해 결정적인 상황마다 박정아의 부담이 늘어나곤 했다. 알리 역시 표승주, 강소휘 등과 자주 교체돼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도로공사는 중앙이, GS칼텍스는 토종 날개공격수가 빈틈을 메워주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1차전이 끝난 후 양 팀 감독 모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듀스 상황에서는 에이스(파튜)에게 공을 올려야 하는데 그 전까지 파튜가 계속 막혀 세터가 불안해했다”라며 “결정력은 당연히 큰 공격수가 높다. 그 부분을 믿고 가야 했는데 조금 아쉬운 순간이었다”라고 플레이오프 1차전 3세트를 회상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알리의 하체 리듬이 확실하게 살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알리 득점이 조금만 더 났다면 어떻게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1차전에서 파튜와 알리가 흔들릴 때 박정아와 강소휘가 힘을 보탰다. 박정아는 24득점으로 파튜(29득점)와 균형을 맞추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이소영이 1세트 도중 왼손 엄지손톱에 공을 맞아 출혈이 생기면서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강소휘가 공격적인 플레이로 힘을 보탰지만 18득점에 그쳤다. 공격점유율도 박정아(32.43%)보다 적은 25%였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역할은 명확하다. 날카롭고 강력한 공격으로 득점을 만들어야 한다. 단기전에서는 이런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더욱 커진다. 파튜와 알리 모두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다.

GS칼텍스의 강점, 다채로운 토종 에이스 카드
도로공사의 날개 공격은 파튜와 박정아가 책임진다. 문정원은 수비와 리시브에 치중해 공격 점유율이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 GS칼텍스는 알리와 이소영, 강소휘, 표승주까지 골고루 공격 비중을 나눠 갖고 있다.
세 자리에 네 명의 선수가 있는 GS칼텍스는 어느 한 명이 흔들리더라도 뒤를 받쳐줄 선수가 늘 대기하고 있다. 1차전에서도 이소영의 빈자리를 표승주가 채우고, 강소휘가 후위에 있을 땐 이소영이 다시 등장해 수비라인을 보완했다. 이소영이 경미한 부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못했음에도 GS칼텍스는 탄탄한 날개 자원을 앞세워 끝까지 팽팽하게 맞설 수 있었다.
부상으로 1차전을 온전히 치르지 못한 이소영은 치료 후 16일 정상적으로 훈련에 복귀했다. 이소영과 강소휘, 표승주까지 알리의 공격 부담을 덜어준다면 체력이 큰 변수로 작용하는 봄배구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중앙싸움은 공격도 블로킹도 도로공사가 우위
도로공사가 강팀이 된 이유 중 하나는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과 배유나가 블로킹은 물론 공격에서도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배유나가 블로킹 5득점, 정대영이 블로킹 4득점을 올려 블로킹에서 10-6으로 도로공사가 우위를 점했다.
정대영과 배유나는 1차전에서 속공(7/11)과 이동공격(6/11), 오픈 공격(4/21)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GS칼텍스의 허를 찔렀다. 반면 GS칼텍스는 속공(11/19) 위주로 중앙을 활용했을 뿐, 이동공격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중앙 활용은 안정적인 리시브에서 출발한다. GS칼텍스가 도로공사의 중앙을 봉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서브로 도로공사의 리시브라인을 흔들어야 한다. 정규리그에서 세트 당 1.079개의 서브에이스로 서브 부문 1위에 오른 GS칼텍스지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세트 동안 단 한 개의 서브에이스밖에 나오지 않았다. GS칼텍스가 3차전을 치르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서브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다. 확률대로라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의 상대는 도로공사가 된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경기가 끝날 때 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 남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대한항공과 2007~2008시즌 현대캐피탈이 1차전을 내주고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 있다.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후 2시 5분 KBS1과 SBS스포츠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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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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