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탈리아 여자배구대표팀이 통산 두 번째 우승과 함께 국제대회 연승을 36경기째로 늘렸다.
훌리오 벨라스코(아르헨티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탈리아는 7일 태국 방콕에 있는 후아막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25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튀르키예와 결승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25-23 13-25 26-24 19-25 15-8)로 이겼다.
이탈리아는 이날 승리로 지난 2002년 이후 23년 만에 다시 한 번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또한 2018년 대회 2위, 2022년 대회 3위에 그친 아쉬운 마음을 풀었다. 튀르키예는 대회 첫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좌우 쌍포가 힘을 냈다. 미리암 실라는 19점, 파울로 에고누가 팀내 최다인 22점을 올리며 우승 주역이 됐다. 6일 치른 브라질과 준결승 승리 주역인 에카테리나 안트로포바는 이날 1~5세트 모두 교체로 투입됐으나 14점을 올리며 임무를 다했다.
튀르키예에선 멜리사 바르가스가 두팀 합쳐 가장 많은 33점을, 베테랑 미들블로커 에다 에르뎀이 19점, 에브라 크라쿠르트가 12점을 각각 올렸다.
이탈리아는 세트 마다 널뛰기를 보였다. 1, 3세트를 접전 끝에 따냈으나 2, 4세트는 달랐다. 해당 세트는 튀르키예가 바르가스를 앞세워 화력 대결에서 앞섰다. 그러나 마지막 5세트 두팀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탈리아는 실라와 안트로포바가 7점을 합작했지만 튀르키예는 바르가스와 크라쿠르트가 각각 2점을 내는데 그쳤다.
벨라스코 감독은 결승을 마친 뒤 FIVB와 가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오늘 승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발리볼 네이션리그(VNL), 파리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 대단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이틀 연속 5세트 경기를 치렀다. 우리가 상대한 두 팀은 스타일이 달랐지만 경기를 잘 풀어갔고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에고누는 "우리가 거둔 성과가 믿어지지 않는다. 이틀 연속으로 정말 힘든 경기를 치렀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주전 세터 알레시아 오로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 세터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오로의 대표팀 동료인 모니카 데 제나로는 베스트 리베로에, 안나 다네시는 에드뎀과 함께 베스트 미들블로커에 선정됐다.
베스트 아포짓은 바르가스가,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에는 가브리엘라 기마랑이스(가비, 브라질)와 이시카와 마유(일본)이 뽑혔다. 이탈리아-튀르키예의 결승에 앞서 열린 3, 4위전도 5세트까지 가는 장기전이 펼쳐졌다.
브라질이 일본에 3-2(25-12 25-17 19-25 27-29 18-16)로 이겨 3위를 차지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국제배구연맹(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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