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지난 9일을 끝으로 2017 전국대학배구리그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승리 앞에서 울고 웃었던 각 팀들의 전반기를 살펴본다.
1위 홍익대 (8승, 승점 24)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홍익대를 막을 팀이 없다. 8전 전승을 기록하며 리그 1위로 우뚝 섰다.
세터 김형진을 중심으로 한성정과 정성규, 두 쌍포의 위력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우선 김형진. 12일 현재 세트 당 평균 11.577개의 볼 배급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그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속에 공격수들의 손끝도 춤추고 있다.
한성정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8경기 26세트를 소화하며 139득점을 기록, 득점 부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득점 10위권 내에 그보다 더 적은 세트 수를 기록한 이는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최소 세트 수에도 순도 높은 득점력을 선보였다. 특히 서브에이스로만 19득점을 뽑아냈다. 경기 당 2.375개꼴.
여기에 정성규와 전진선 역시도 든든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정성규는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팀 한자리를 차지, 113득점을 올리며 한성정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전진선도 미들블로커로서 세트 당 1.04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굳건히 중앙을 지켰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조화가 빛을 발한 홍익대.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전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 기세만 이어간다면 지난 해 무관에 그쳤던 설움을 씻어 버릴 일도 머지않았다.
2위 경희대 (6승 2패, 승점 19)
경기대, 인하대와 승수는 같지만 승점에서 앞서며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다. 경기대와 명지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전반기 막판 2경기에서 승수를 쌓은 것이 컸다. 그 사이 순위를 다투던 경기대와 인하대는 1승 1패를 기록하며 단숨에 순위를 끌어 올렸다.
홍콩출신으로 한국 귀화를 준비 중인 진 알렉스지위와 김정호의 활약이 눈부셨다. 알렉스는 8경기 도합 130득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7위에 랭크됐다. 무엇보다 블로킹이 압권이다. 세트 당 1.03개, 도합 33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김정호는 공수에서 존재감이 빛났다. 득점 9위(117득점), 리시브 10위(세트 당 3.0개) 모두 그의 차지였다. 팀 내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아내지만 공격 점유율 역시 25.98%로 가장 높다. 성공률은 52.33%. 아직 2학년에 불과하지만 팀 전력의 핵심이다.
3위 경기대 (6승 2패, 승점 18)
경희대와 맞대결에서 패한 것이 뼈아팠다. 이후 인하대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순위가 뒤바뀌었다.
경기대의 주포는 누가 뭐래도 황경민. 팀 내 공격 점유율(31.58%), 득점(114득점)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2015, 2016 대학리그 때와 비교해보면 득점력은 다소 떨어졌다. 각각 득점 부문 1위와 3위를 기록했던 그지만 올 시즌에는 득점 10위권 내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부상으로 비시즌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
그럼에도 경기대가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었던 데에는 황경민의 부담을 다른 선수들이 덜어갔기 때문.
박상훈과 최현규는 각각 점유율 20.89%, 14.51%를 나눠가지며 143득점을 합작, 힘을 보탰다. 김정민과 정성환은 중앙에서 뒤를 받쳤다. 김정민은 세트 당 0.85개, 정성환은 0.70개를 가로막으며 팀 블로킹 강화에 한몫했다. 이에 힘입어 경기대는 팀 블로킹 1위(세트 당 3.15)에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서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홍익대(세트 당 1.85)에 이어 세트 당 1.15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범실은 대폭 줄였다. 177개로 12개 팀 가운데 최소다.
4위 인하대 (6승 2패, 승점 17)
순위는 비록 4위지만 언제든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인하대다. 2위 경희대와의 승점 차는 불과 2점.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리그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던 인하대. 하지만 올 시즌에는 그 위력이 반감됐다. 김성민과 차영석 등 졸업생 공백이 느껴졌다. 특히 블로킹에서 실감했다. 지난 시즌 인하대는 블로킹 부문 10위권 내에 차영석, 강승윤, 김성민 등 3명이나 이름을 올렸을 만큼 높이가 빛났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약한 모습을 보였다.
상위 3개 팀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홍익대가 세트 당 2.46개, 경희대가 세트 당 2.84개, 경기대가 세트 당 3.15개를 기록한 반면 인하대는 세트 당 1.97개를 가로막는데 그쳤다. 서브 역시도 마찬가지. 홍익대(세트 당 1.85개), 경희대(세트 당 1.09), 경기대(세트 당1.15개)에 뒤진 세트 당 0.97개를 기록했다.
지난 2016 MVP 수상자 차지환이 공격 점유율 37.35%, 성공률 59.14%로 분전하고 있지만 혼자만으로는 힘들다. 박광희, 한국민뿐만 아니라 미들블로커진에서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5위와 6위는 각각 중부대(5승 3패, 승점 14)와 성균관대(4승 4패, 승점 11)에게 돌아갔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중부대로서는 지금의 성적표는 다소 아쉽다. 하지만 초반 부진을 딛고 4연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 하승우가 빠진 공백이 있지만 김동영, 함형진, 신장호 등 주전 선수들이 건재한 만큼 남은 경기들을 기대해볼 만 한다.
성균관대도 초반 주춤하며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어느새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전반기 막판 명지대, 목포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5할 승률을 맞췄다. 김준홍, 정수용, 이한솔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활약이 돋보였다. 김준홍과 정수용은 각각 득점 6위와 8위, 이한솔은 리시브 3위에 이름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실었다.
그 뒤를 이어 목포대(3승 5패, 승점 9), 조선대(3승 5패, 승점 9), 경남과기대(3승 5패, 승점 8)가 나란히 한자리씩을 차지했다. 그 가운데서도 목포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해 전패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벌써 3승을 챙겼다. 류명호 활약이 빛났다. 45.08%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며 155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김동민, 이창준이 뒤를 받치며 반등에 성공한 목포대다.
조선대와 경남과기대는 각각 득점 1위와 2위에 빛나는 이태봉과 김인혁이라는 에이스가 있지만 원맨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8위와 9위에 머물렀다.
6전 전패에 빠지며 연패의 터널에 갇혀있던 한양대(2승 6패, 승점 8)는 충남대와 경남과기대를 잡으며 2연승에 성공,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다소 덜어냈다. 한양대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새롭게 적용된 C제로룰로 인해 박태환, 김지승, 이지석 등 주전선수들의 공백이 불가피했던 것. 그렇기에 신입생 홍상혁의 활약은 단비와 같았다. 홍상혁은 한양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득점 10위에 오르며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순위는 11위지만 명지대도 지난 시즌 10전 전패와 비교하면 감개무량하다. 2승을 수확했다. 도건우가 팀 내 득점 1위(65득점)로 공격을 책임진 가운데 이여송과 배성근 등이 지원사격에 나서며 승리를 쟁취했다.
반면 충남대는 암울했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많아 선수층이 얇아진 탓이 컸다. 김영대, 손주상 등이 분전하고 있지만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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