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한국 배구에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
2016 제5회 AVC컵 여자배구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여자배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김철용 중앙여자 중·고교 배구팀 총감독이 선임됐다.
이번 AVC컵은 준비부터 차질을 겪었다. 우선 팀을 이끌 감독 선임문제부터 난항을 겪었다. 대회를 불과 열흘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 감독이 확정됐다. 앞서 박기주 감독이 선임됐으나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며 공석이 된 것. 재공모를 통해 김철용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턱없이 부족한 준비 기간. 게다가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았던 감독 선임 과정.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진 김철용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라 누군가는 짐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국제 경험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상황을 잘 추슬러 대회를 잘 치르는 것이 내 임무가 아닌가 생각 한다”라고 전했다.
김철용 감독은 지난 90년대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장. 199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1994년 세계여자선수권 4위,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6위, 1999년 월드컵 4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5위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그리고 12년 만에 다시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감회가 남다를 터. 하지만 김철용 감독은 “지도자의 길을 평생 걸었기 때문에 이번이 아니더라도 준비는, 마음가짐은 늘 하고 있었다. 돌아가는 상황이나 기사, 선수들 경기하는 모습을 유심히 봐왔다. 배구와 늘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이질감은 없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그는 “다른 것 보다 배구 하나만큼은 후배들한테도 그렇고 제자들한테도 그렇고 좋은 것을 전수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저녁에서야 전화를 받았다던 김철용 감독. 그 때부터 ‘감독’으로서의 일도 시작이었다. 그는 우선 여자 프로 팀 감독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정철 감독에게 전화 해 이고은을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용 감독의 말에 의하면 이고은의 토스웍이 괜찮다는 것. 여기에 이선구 감독, 박미희 감독 등 다른 감독들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가 프로 팀 감독들에게 전화를 한 이유는 하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수 구성을 하기 위함이었다. 김철용 감독은 “한국 배구에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5일이 되어서야 진천선수촌에 소집하는 대표팀. 그리고 AVC컵 개막일은 14일이다.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다. 호흡을 맞출 새도 없이 베트남으로 떠나야 한다. 이에 김철용 감독은 “연습기간이 길지 않다. 그래서 훈련보다는 일주일 간 경기를 하면서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어렵사리 맡게 된 감독 자리. 김철용 감독은 “예선전을 치르고 난 후 토너먼트가 중요하다. 상대를 잘 분석해서 허를 찌르겠다”고 대회에 임하는 마음을 전했다.
여기에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경험이 한 뼘 자라기를 바랐다. “선수가 성장하는 데 있어 경험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국제 경험들이 하나하나 쌓이면 훗날 이 선수들이 한국을 빛낼 수 있는 좋은 재목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의식의 폭도 상당히 넓혀 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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