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진선, 황경민, 한국민, 이지훈
한국배구연맹(KOVO)이 8일 오후 3시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2018~2019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올해 드래프트에는 대학 4학년 32명과 3학년 7명, 고교 3학년 2명, 실업팀 소속 1명까지 총 42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아쉬운 선수층, 변수는 얼리 드래프트
남자부는 지난해 얼리 드래프트로 많은 선수가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선수층이 얇아졌다. 4학년 중에는 경기대 황경민(WS) 정도가 확실하게 1라운드에 뽑힐 것이라고 평가받는다.
올해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는 팀의 운명을 바꿀 수준은 아니더라도 전력에 보탬이 될만한 선수는 꽤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1라운드 향방을 예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대학 4학년 중 자원이 그래도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포지션은 세터와 리베로다. 그 외에 포지션은 뭔가 조금씩 아쉽다. 윙스파이커는 선수는 많아도 누구를 우위로 두기가 쉽지 않다.
결국 올해도 얼리 드래프트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남자 신인 드래프트는 얼리 드래프트가 확실히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2라운드에 지명된 총 14명 중 4학년은 다섯 명뿐이었다. 특히 1라운드에서는 고졸 선수 두 명(최익제, 임동혁)을 포함해 얼리드래프트 선수만 다섯 명이 선택됐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된 얼리 드래프트 선수가 세 명임을 고려하면 확실한 흐름이다.
올해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중에는 단연 홍익대 전진선과 인하대 한국민이 눈에 띈다. 대학에서 손꼽히는 미들블로커 중 한 명인 전진선은 1~3순위를 나눠가질 세 팀이 모두 미들블로커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 대학 최고 아포짓 스파이커 중 한 명인 한국민을 주시하는 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두 명의 고졸 선수가 프로무대 문을 두드린다. 올해 20세이하 아시아청소년남자선수권대회에 나선 아포짓 스파이커 이태호와 송림고 윙스파이커 이승준이 참가한다.
대학 얼리 드래프트로는 리베로가 다수 참가했다. 대학에서는 윙스파이커로 나섰지만 리베로로 참가하는 선수도 있다. 성균관대 이한솔(181cm)과 인하대 이수범(180cm), 중부대 이지훈의 동생인 한양대 이지석(182cm)이 이에 해당한다. 이 외에 충남대 리베로 이광호(172cm)도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경남과기대 세터 이창윤(188cm)도 3학년을 마치고 신인 드래프트에 나선다.
또한 이번 드래프트에는 실업팀 소속 선수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화성시청 소속의 윙스파이커 김홍찬이 그 주인공이다. 한양대를 졸업한 김홍찬은 화성시청에서 세 시즌을 보내고 다시 도전장을 낸다.
포지션별 상황은 어떨까?
상위 순번 세 팀이 모두 필요로 하는 미들블로커는 수요 대비 공급이 아쉽다. 대학 4학년 중 미들블로커 자체도 드물뿐더러 팀에서 주전으로 확실히 활약 중인 선수는 더 적다. 그중 성균관대 김정윤(198cm)이 4학년 중에서는 언급될 만한 자원이다. 공격 점유율은 낮지만(7.8%) 그 안에서 보여주는 공격 성공률(68.5%)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미들블로커에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블로킹 능력이 아쉽다. 경남과기대 강탄구(194cm)는 대학리그에서 준수한 블로킹 능력을 보여주지만(1학기 기준 블로킹 4위), 프로무대에서 그 포지션에 자리잡기엔 신장이 아쉽다. 두 선수를 제외하면 한양대 박태환(194cm)이 거론될만하다.
이 외에 중부대 이한영(198cm), 박상준(200cm)과 성균관대 박차수(202cm)가 4학년 미들블로커로 참가할 예정이다. 박상준과 박차수는 2미터 이상의 신장이 매력 요소다. 본래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지만 올 시즌 미들블로커로 더 자주 나선 최명근(196cm)도 고려할 만한 자원이다.
윙스파이커는 단연 경기대 황경민이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올 시즌 다시 경기대 에이스로 맹활약 중이다. 팀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으며 여태까지와 달리 수비에서도 의구심을 덜어낸 상황이다. 신장도 196cm로 좋은 편이다.
황경민 이후로는 중부대 채진우(192cm), 경희대 강병모(192cm), 충남대 금태용(190cm)이 거론될만한 자원이다. 채진우는 기본기가 좋은 선수로 공수에서 안정감을 가진 선수다. 강병모는 아쉬운 신장을 만회하는 좋은 점프력의 소유자다. 수비에서도 일정 부문 기여하는 바가 있지만 공격에서 기복이 아쉽다. 손주상과 함께 올 시즌 충남대 돌풍을 이끄는 금태용은 채진우와 비슷한 공수 밸런스의 선수다. 다만 리시브 점유율이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선수치고 성공률(28%)은 아쉽다.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한국민이 최대어로 꼽히며 4학년 중에는 충남대 손주상(189cm)이 꼽힐만 하다. 하지만 190cm도 되지 않는 신장이 걸림돌이다. 한양대 류성주(190cm)와 경기대 최현규(191cm) 역시 올 시즌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신장이 아쉬운 선수들이다.
세터는 이승호-이원중-최진성이 버티고 있다. 그중에는 이승호(183cm)와 이원중(188cm)이 눈에 띈다. 이승호는 신장은 작지만 뛰어난 탄력으로 이를 만회하고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센스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신장대비 블로킹 능력도 좋은 편이다. 이원중은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스피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팀이 흔들릴 때 경기력에서 아쉬움이 남는 편이다. 한양대 최진성은 올해 한양대가 성적 반등을 이뤄내면서 주가도 같이 오르고 있다.
얼리 드래프트뿐만 아니라 4학년 중에서도 리베로가 많다. 중부대 이지훈(181cm)과 홍익대 이대성(185cm)이 먼저 언급되는 자원이다. 두 선수는 상반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지훈은 디그에서 강점을 보이고 이대성은 서브 리시브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두 선수 외에 경남과기대 황동선(172cm), 목포대 이성찬(178cm), 인하대 이상혁(172cm), 한양대 안창우(174cm), 명지대 김석민(175cm)이 4학년 리베로로 드래프트에 명함을 내민다. 명지대 이여송(188cm)은 대학에서 윙스파이커를 소화했지만 리베로도 함께 명시됐다.
전진선
소속 홍익대학교 3학년
생년월일 96. 09. 11
신장/체중 199cm/87kg
포지션 미들블로커
미들블로커로서 매력적인 신체조건과 블로킹 감각을 갖고 있다. 지난해 김형진(삼성화재), 한성정(우리카드) 등과 함께 대학배구 사상 최초 전승우승을 달성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전진선은 올해 치른 대학리그 아홉 경기에서도 세트 당 0.82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홍익대의 중앙을 지키고 있다. 경희대 알렉스(25)와 함께 대학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여기에 속공과 서브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어 매력적인 공격옵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들블로커 기근인 V-리그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드래프트 상위 순번이 예상된다.
황경민
소속 경기대학교
생년월일 96. 04. 10
신장/체중 196cm/85kg
포지션 윙스파이커
이미 검증된 윙스파이커다. 리시브가 불안해 ‘반쪽’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지나간 얘기다. 올해 황경민의 리시브 점유율은 49.15%, 세트 당 평균 성공률은 42.82%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황경민은 지난해 얼리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까지 했지만 이내 철회하기도 했다. 발목 부상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부상에서 회복하며 한 때 50% 아래로 떨어졌던 공격성공률도 53.98%로 끌어올려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포지션 포화상황이다. 쟁쟁한 선배들이 프로 무대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민
소속 인하대학교 3학년
생년월일 97. 12. 27
신장/체중 194cm/88kg
포지션 아포짓 스파이커
요 근래 쉽게 찾아보기 힘든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다. 제1공격옵션답게 파워 하나만큼은 독보적이다. 지난해 인하대 주전을 맡았던 선수 중 4명이 프로로 진출하면서 팀 성적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에도 인하대가 상위권에 머무를 수 있는 건 한국민의 ‘한 방’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민은 지난 8월에 프로선수들과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제6회 AVC컵 남자배구대회에서도 당당히 에이스 역할을 소화했다. AVC컵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프로의 세계를 경험한 한국민은 “프로에서 실력이 뛰어난 형들과 함께 뛰고 싶다”라며 얼리 드래프트를 결정했다.
날카로운 서브 역시 장점이다.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지만, 범실이 많은 점은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지훈
소속 중부대학교
생년월일 95. 12. 08
신장/체중 181cm/68kg
포지션 리베로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소문난 중부대 안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다. 성실함이 바탕인 철저한 자기관리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2학년 때 주전 리베로 자리를 꿰찬 이후 큰 기복 없이 중부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국가대표 리베로인 오재성(한국전력)과 정성현(OK저축은행)이 나란히 입대하며 V-리그 리베로 포지션에 공석이 생겼다. 이지훈은 V-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신인 리베로들 중 최고라는 평가다. 수비와 리시브 모두 현재 대학리그 선수들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빠른 발놀림과 흐름을 읽는 눈으로 코트를 누비는 이지훈은 즉시 전력감으로 투입될만한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승호
소속 경희대학교
생년월일 96. 09. 05
신장/체중 183cm/75kg
포지션-세터
대학 입학과 함께 주전 자리를 꿰차 지금껏 경희대를 결승 무대에만 네 차례 올려놨다. 1학기 마지막 중부대와 경기서 패해 미끄러지긴 했지만 이전까지 경희대가 선두권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이승호의 공도 분명 컸다.
세터 중에서도 신장이 작은 편이지만 신장을 만회하는 점프력이 있다. 이승호는 대학 정규리그 11경기에서 블로킹 15개, 유효 블로킹도 19개를 기록했다. 경기 운영 능력이나 볼을 올려주는 속도도 좋다. 다만 가끔 흥분하는 경향은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 세터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대성
소속 홍익대학교
생년월일 96. 06. 25
신장/체중 185cm/76kg
포지션 리베로
이대성은 팀 사정상 윙스파이커로 투입되는 조성찬과 함께 홍익대 리시브를 책임진다. 팀에서 가장 높은 리시브 점유율(41.1%)을 기록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빛을 보지 못하다가 홍익대 진학 이후 많은 성장을 이루면서 대학 수준급 리베로로 올라섰다. 그만큼 성실함을 인정받는 선수.
올해 드래프트에 나서는 4학년 리베로 중 서브 리시브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리시브 성공률(29.6%) 자체는 아주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점유율을 고려하면 참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금태용
소속 충남대학교
생년월일 96. 06. 11
신장/체중 190cm/78kg
포지션 윙스파이커
손주상-김영대와 함께 올 시즌 충남대 돌풍의 주역이다. 손주상이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공격을 책임진다면, 금태용은 김영대와 함께 공수양면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다. 공격 성공률 44.91%로 17위, 효율은 27.78%로 12위에 올랐다. 리시브 성공률 역시 37.81%로 준수하다. 팀에 큰 변화를 주는 건 힘들지라도 살림꾼 역할은 할 수 있는 선수.
다만 190cm의 신장은 아쉽다. 대학에서는 지금의 신장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프로에 가면 이야기가 다르다. 수비보다 공격에서 문제를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이원중
소속 성균관대학교
생년월일 95. 04. 06
신장/체중 187cm/75kg
포지션 세터
지난해 부상으로 1년을 쉬고 돌아왔다. 긴 공백기가 있었지만 건강하게 돌아와 성균관대를 이끌고 있다. 7월초 성균관대가 해남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데 중심에 섰고, 대회 최우수 세터상도 수상했다. 세터로서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볼 컨트롤, 세트를 올려주는 스피드가 좋다. 신장도 나쁘지 않다. 팀의 중심으로서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있다.
다만 해남대회 결승 및 챔피언결정전, 정규리그 도중 나왔던 것처럼 팀이 흔들릴 때 본인도 말리는 경향이 있는 건 아쉽다.
강병모
소속 경희대학교
생년월일 96. 01. 25
신장/체중 192cm/84kg
포지션 윙스파이커
알렉스와 함께 경희대 공격을 이끄는 양대산맥이다. 팀에서 가장 높은 공격 점유율(33.98%)을 기록 중이다. 공격 성공률은 46.98%로 전체 16위에 올랐다. 포지션 대비 약간 낮은 신장이 조금 아쉽지만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만회한다. 점프력이 좋은 편이다.
팀에서 가장 높은 리시브 점유율(36.24%)을 기록할 정도로 공수에서 팀 내 비중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리더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공수에서 기여할 수 있지만 모두 2% 아쉽다는 게 단점이다. 공격은 경기마다 기복이 큰 편이며 리시브의 경우 성공률이 아쉽다(37.55%).
생년월일 98. 02. 05
신장/체중 185cm/80kg
포지션 리베로/윙스파이커
중부대 리베로 이지훈의 동생이다. 신장은 작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공수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여줬다. 개인 기록에서는 공격 점유율이 20%에 미치지 못하며(12.67%)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52.4%의 공격 성공률에 36.29%의 공격 효율을 기록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점유율 16.72%에 39.82%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글/ 이광준, 이현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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