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힘들었던 순간이 갑자기 떠올랐어요.”
강릉여고는 지난 11일 충북 단양에서 열린 2018 CBS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여고부 대전용산고와 경기에서 3-1로 이겨 우승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강릉여고 선수들은 그대로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평소 경기장에서 좀처럼 웃지 않던 김우재 강릉여고 감독 역시 그 순간만큼은 환한 미소로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코트 위로 올라온 선수들은 총 여덟 명. 올 한 해 강릉여고 선수 정원이다. 대회서 한 팀을 유지하기에도 힘든 숫자임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훈련을 하기에도 쉽지 않은 숫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여고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중고대회에서 우승하며 8명의 선수만으로 기적을 일궈냈다.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강릉여고 리베로 김해빈을 만났다. 시상식에서는 언제 울었느냐는 듯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김해빈에게 코트 위에서 흘렸던 눈물의 의미를 물었다. “그 동안 참 힘들었어요. 3학년이 딱 세 명 뿐이어서 1, 2학년들이 정말 고생 많았어요. 작년에는 그래도 성적이 괜찮았는데 올해는 선수도 많지 않고 힘들었어요. 우승을 확정한 순간 왜인지 모르겠는데 가장 먼저 힘들었던 그 생각이 났어요. 저도 그렇고 팀원들 모두가 같은 마음에 눈물을 흘린 것 같아요.”
그러면서 김해빈은 힘든 한 해를 버텨준 팀원 모두에게 감사를 전했다. “우선 함께 3년 시간 보낸 동기들이 가장 소중해요. 그리고 우리 팀원들, 감독님과 코치님, 응원해주신 부모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3학년인 김해빈은 일주일 뒤, 19일 열리는 2018~2019 KOVO 여자부 신인드래프트에 나선다. 그는 리베로가 필요한 여러 팀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대주다.
드래프트를 앞둔 심정에 대한 질문에 김해빈은 “걱정 많이 돼요. 혹시나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요. 그치만 자신감 갖고 임하겠습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부끄럽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수비와 어택 커버를 악착같이 하는 것이 제 장점이에요. 리시브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에요.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여자부 드래프트에 이어 강릉여고는 오는 10월 12일 개막하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도 참가한다. 김해빈은 “이번 우승으로 분위기 살려서 드래프트, 전국체전까지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 보완해 좋은 결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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