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해 남녀부 V-리그를 분리 개최한 데 이어 올해에는 KOVO컵도 남녀부 따로 진행한다. 여자부는 오는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충청남도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에서, 남자부는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충청북도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대회를 치른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V-리그 여자부 분리운영은 호평 속에서 마무리됐다. 지난 4월 화성에서 열린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 역시 관중 4,602명을 기록하며 여자배구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에 KOVO는 V-리그의 평가전 격인 KOVO컵의 운영 시간과 장소를 남녀부 각각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비시즌 기간 동안 FA, 트레이드 등 이적시장이 활발했던 여자부는 어떤 모습으로 KOVO컵에 나타날지 예상해봤다.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2018 KOVO컵
KOVO컵은 배구 팬들에게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V-리그가 4월을 끝으로 막을 내리면서 그 다음 시즌이 개막하는 10월까지,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KOVO컵은 V-리그에 앞서 비시즌 기간 동안 진행된 FA와 트레이드로 달라진 전력을 미리 살펴보고, 팀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얼마나 팀에 녹아들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와 더불어 V-리그에서는 쉽게 기회를 얻지 못했던 신인급 선수들의 활약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KOVO컵은 V-리그가 출범한 이듬해인 200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개최된 ‘2006 KOVO컵 양산프로배구’를 시작으로 매년 여름 배구 팬들을 찾아오고 있다. 2009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남자부 중국(저장)·일본(산토리)·이란(사이파), 여자부 중국(톈진)·일본(덴소)·태국(타이베브)이 참가한 국제대회로 치러지기도 했다.
그로부터 9년 후인 2018년, KOVO는 여자부에 태국과 베트남을, 남자부에 중국을 초청해 각각 8개 팀이 KOVO컵에 출전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올해 KOVO컵에서는 2018~2019시즌 전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배구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활발했던 이적시장, 2018~2019시즌 예상 전력은?
올해 FA의 최대투자자는 단연 흥국생명이다.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했던 흥국생명은 김세영(37, 전 현대건설)을 영입해 중앙 공백을 완벽히 지웠다. 여기에 공수에서 모두 빛나는 김미연(25, 전 IBK기업은행)이 팀에 합류하면서 국가대표로 차출된 이재영의 빈자리를 말끔히 메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김세영
김세영은 베테랑 미들블로커로, 지난 네 시즌 동안 현대건설의 중앙을 지키며 블로킹 부문 2위 2회, 3위 2회로 실력 검증은 예전에 이미 끝난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다. 속공에서도 알토란같은 득점을 올린만큼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조송화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기대되는 선수다.
또 한 명의 이적생, 김미연 역시 흥국생명의 반등을 함께할 중요한 카드가 될 전망이다. 김미연은 공격과 수비는 물론, 강력한 서브까지 갖춰 언제든지 고른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이번 비시즌에도 IBK기업은행이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상대 역시 KGC인삼공사다. 지난 시즌이 한창이던 2017년 12월에도 두 팀은 3대 2 트레이드를 성사한 적이 있다. 이번엔 반대로 2대 3 트레이드다. IBK기업은행은 노란과 2018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KGC인삼공사는 박상미와 2018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한동안 코트를 떠나있던 백목화를 맞바꿨다.
이 트레이드에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단연 백목화의 복귀다. 백목화는 이전 소속팀이던 KGC인삼공사로 돌아온 후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입었다.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으로 떠난 김미연의 빈자리를 메울 계획으로 백목화를 코트로 불러들였다.
백목화는 2015~2016시즌이 끝난 후 돌연 V-리그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실업팀인 대구광역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2017년부터는 바리스타라는 꿈을 위해 배구공을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잡은 배구공, KOVO컵에서 화려한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FA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매력적인 카드로 알려진 이소영은 FA 자격을 얻은 지 사흘 만에 원소속 구단인 GS칼텍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나와 GS칼텍스를 나누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GS칼텍스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라는 게 그의 생각. GS칼텍스는
FA자격을 얻은 이소영과 김유리를 모두 팀에 잔류시키며 전력 손실 없이 KOVO컵에 나올 수 있게 됐다. 다만, 주전 세터
이나연을 IBK기업은행으로 보내고 이고은을 영입해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가대표 차출로 빈 코트, 주연은 우리다
김연경을 주축으로 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4월 진천선수촌에 소집된 이후 숨 가쁜 국제대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6월 15일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모두 마쳤지만, 잠시 숨을 고른 후 8월 18일부터 개최되는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7월 8일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각 팀에서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더 나아가 2020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월까지 국제대회 일정이 남아있는 만큼, KOVO컵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KOVO컵은 주로 웜업존을 지키던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에 가려있던 선수들은 KOVO컵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정선아(20, 한국도로공사)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존재를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가 바로 KOVO컵이다.
KOVO컵 출전이 가장 유력한 신인은 현대건설 김다인(20)이다. 주전 세터 이다영이 국가대표 세대교체라는 중책을 맡아 아시안게임 엔트리 승선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사진: KOVO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김다인
김다인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이다영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세터 자리를 잠시 메운 적 있다. 당시 이도희 감독은 “김다인은 다음 시즌(2018~2019시즌)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던 터라 선수들과 호흡이 매끄럽지 못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도희 감독이 말한 ‘다음 시즌’을 앞둔 지금, KOVO컵에서 김다인이 그동안 훈련한 성과를 증명한다면 현대건설의 미래를 밝힐 차세대 세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효희, 박정아, 임명옥 등 국가대표 차출이 가장 많은 한국도로공사는 그만큼 많은 유망주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찌감치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도로공사는 주전 선수의 휴식과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위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하혜진(22), 정선아, 최은지(현 KGC인삼공사) 등 백업 선수들로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8득점을 올린 하혜진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 3세트에 교체 투입돼 도로공사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도로공사는 3세트를 IBK기업은행에 내줬지만 4세트에 25-12라는 큰 격차로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1년이 지난 후 열리는 KOVO컵에서 하혜진이 얼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보령, 배구만 보기엔 너무 아까운 걸?
1년 내내 손꼽아 기다려온 바로 그날, 여름휴가다. 매년 여름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색다른 여행지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공항과 전철, 도로까지 북새통을 이룬다. 한여름 무더위가 정점을 찍는 8월, KOVO컵이 열리는 보령에는 어떤 볼거리가 가득한지 알아보자.
1. 보령의 랜드마크, 대천해수욕장
보령은 무더운 여름 가장 매력적인 피서지 중 하나로 꼽히는 대천 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대천해수욕장은 KOVO컵이 펼쳐지는 보령종합체육관과 약 10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보령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면 배구와 바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길이 3.5km, 폭 100m에 육박하는 넓은 모래사장을 갖췄다. 대천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은 조개껍질 가루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동양에서 대천해수욕장이 유일하다. 대천해수욕장은 수심이 얕아 어린 아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한 해 1천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보령을 찾는 이유다.
대천해수욕장에서는 모터보트, 제트스키와 같은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드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짚트랙까지 설치돼 이색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52m 높이에서 출발하는 짚트랙을 타면 하늘을 나는 느낌으로 600m가 넘게 바다 위를 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스카이바이크를 타면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인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카트 체험장이 있다.
바다 반대편에도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요소들이 즐비해있다. 해수욕장 중앙에는 보령의 상징인 머드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광장이 있으며, 양옆으로 분수광장과 시민탑 광장이 있다. 야간에 분수광장을 찾으면 색색의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음악 분수를 직접 볼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오는 8월 19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2. 월척이오! 서해안 배낚시
보령 앞 바다로 떠나면 크고 작은 섬을 만난다. 낚시 초보들도 손쉽게 낚시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다. 가장 유명한 배낚시 장소는 오천항이다. 오천항은 월도, 장고도, 효자도 등과 가깝다. 다양한 어종을 한 곳에서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오천항 인근 식당에 직접 잡은 물고기를 가져가면 그 자리에서 회와 매운탕으로 즐길 수 있다. 매월 1일과 6일마다 서는 오천장에 방문하면 키조개, 홍합 등 싱싱한 해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배낚시 경험이 있다면 대천항으로 가보자.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원산도, 삽시도 녹도 등으로 나가면 40cm 이상의 우럭이나 학공치, 감성돔 등을 잡을 수 있다. 대천항엔 40여 척의 낚싯배가 준비되어 있다. 인근 섬을 오가기 편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대천항 인근에 위치한 대천항 수산시장은 이른 새벽부터 싱싱한 해산물을 구매하기 위해 모인 상인들과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3. 숲 속에서 보내는 휴가, 성주산 자연휴양림
KOVO컵이 열리는 보령종합체육관에서 대천해수욕장 반대편으로 가면 울창한 숲으로 이뤄진 성주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휴양림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과 소리만 들어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계곡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휴양림 안에는 ‘숲속의 집’과 휴양관, 야영장 등이 있어 가족 또는 단체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야영장은 취사 및 텐트 설치가 가능하고 샤워 시설과 화장실이 구비돼 캠핑족이 마음껏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휴양림 내부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없다. 야영장이 아닌 쉼터에서는 캠핑 및 취사를 할 수 없다.
또한
휴양림 곳곳에 등산로와 산책로, 편백나무 숲이 있어 어디서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산길을 올라가면
휴양림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난다. 휴양림 방문 전 홈페이지를 통해 숲 해설 프로그램을 예약한다면 숲 해설을 들으며
휴양림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숲 해설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신청할 수 있다.
4. 보령을 한눈에! 옥마산 패러글라이딩
대천해수욕장, 무창포해수욕장을 비롯해 서해안의 아름다운 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옥마산 정상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이다. 이 체험장은 성주산 옥마봉 해발 600m 고지에 이륙장이 있다. 패러글라이딩은 6세 이상, 체중 20kg에서 100kg 사이라면 누구든지 이용 가능할 수 있다.
일반코스를 이용할 경우 약 10분 동안 강사와 함께 착륙장까지 안전하게 비행을 체험할 수 있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VIP코스를 이용하면 왕복비행 또는 스파이럴 급하강, 윙오버, 상승체험 등 약 15분 정도 비행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Special 코스는 이륙장 기준 최소 100m이상 고고도 체험, 묘기비행, 자가 조종 등 20분가량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올 여름은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보령에서 배구도 보고 자연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휴가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글/ 이현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보령시 제공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7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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