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최원영 기자] 경기대 정태현과 김명관이 ‘후보선수’, ‘2군’이라는 수식어를 벗어 던졌다.
경기대가 28일 열린 대학리그 6강 토너먼트에서 중부대를 홈으로 불러들여 세트스코어 3-1(25-18, 19-25, 25-22, 25-19)로 승리했다.
이날 수훈선수는 단연 윙스파이커 정태현과 세터 김명관이었다. 올해 나란히 2학년이 된 둘은 지금껏 주전으로 한 경기를 온전히 소화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4학년들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웠다.
특히 정태현은 서브 1개 포함 경기 최다인 19득점(공격 성공률 56.25%)을 쓸어 담았다. 팀 에이스인 황경민이 리시브와 공격(18득점)을 모두 책임져야 했던 상황이라 정태현 활약은 더 반가웠다.
우선 주전 세터로서 경기를 이끈 김명관이 “4학년 형들(이대원, 박상훈, 김정민)이 모두 빠졌지만 분위기를 잘 살리려 했다. 우리끼리 뭉쳐서 즐겁게 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정태현도 “지든 이기든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 했다”라며 속마음을 들려줬다.
두 선수에게 풀타임 주전이란 기회는 흔치 않았다. 이날 경기가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김명관이 먼저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경기를 풀어갈 수 있어 좋았다. 신나게 뛰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반면 정태현은 “솔직히 처음엔 마음이 무거웠다. 하다 보니 잘 돼서 긴장도 풀리고 플레이도 좋아졌다. 만족스럽다. 내가 이렇게 잘할 수 있을 줄 몰랐다. 형들이 다 ‘팀 운명이 네 어깨에 달려있다’라고 했다. 부담도 됐지만 이겨서 좋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동안 김명관은 대부분 세트 후반 교체 투입되는 게 전부였다. 이날은 주전 세터로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을까. “‘경기대’하면 다들 (황)경민이 형을 떠올린다. 그래서 다르게 해보려 했다. 다른 선수들도 다 몸이 좋다. 공격수들을 골고루 써야 경민이 형도 편하고 우리도 쉽게 이길 수 있다. 그 부분에 신경 썼다”라는 김명관이다.
정태현과 김명관은 서로를 MVP로 꼽았다. 먼저 정태현이 “나는 명관이가 잘 올려준 공을 때리기만 하면 됐다. 우린 후보선수여서 둘이 손발을 맞출 때가 많았다. 연습 때부터 잘 맞았다”라고 칭찬을 전했다.
김명관도 “태현이가 예전에는 실전에서 연습 때만큼 잘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훈련 때 못지 않게 잘해줬다.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경기대를 준결승에 올려놓은 둘은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기세를 몰아 홍익대와 준결승 경기(29일 오후 3시 서울 홍익대 체육관)에서도 이기고 싶다. 내친김에 우승컵까지 따내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지금처럼 하나로 똘똘 뭉쳐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왼쪽부터 정태현-김명관)
사진/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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