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안산/최원영 기자] 김연경 이름을 내건 유소년 컵 대회에는 동료들의 땀과 정성이 함께했다. 이들은 유소년 육성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7 김연경 유소년 컵 대회가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9일 개막해 10일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경기뿐 아니라 배구 클리닉, 팬미팅 등 다채로운 시간으로 꾸며졌다.
그중 10일 오후에 열린 배구 클리닉을 돕기 위해 김사니(전 IBK기업은행 세터-SBS 스포츠 해설위원), 이숙자(전 GS칼텍스 세터-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리베로 남지연과 김해란(이상 흥국생명)이 체육관을 찾았다.
이들은 아마추어 유소년 선수들에게 한 가지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애썼다. 쉴 새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목청을 높였고, 구슬땀을 흘렸다. 클리닉이 끝난 뒤 녹초가 될 정도였다. 김사니와 이숙자는 “연경이가 무조건 일요일에 오라더니 이유가 있었어. 방송해야 하는데 목이 다 쉬었네. 세상에 공짜는 없어”라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
김연경에게 무엇을 요구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남지연은 “작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차 생각해볼게요”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애교 섞인 투정은 잠시였다. 네 명은 이내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숙자가 먼저 “솔직히 진짜 힘들었다. 근데 힘든 걸 떠나서 배구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대회가 점점 체계적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아마추어인데도 불구하고 괜찮은 선수들이 많더라. 이렇게 유망주들을 발굴하면 좋을 듯 하다. 엘리트 선수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진 않지만 이렇게 대회를 계속 하다 보면 아이들이 조금 더 배구에 마음을 열 것 같다”라며 소감을 들려줬다.
김사니가 “언니랑 같은 생각이다. 아이들이 연경이나 다른 프로선수들을 보면서 꿈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도 이런 대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힘들었지만 보람차고 오랜만에 굉장히 많이 웃을 수 있던 하루였다”라고 거들었다.
내년에도 대회를 도울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네 명 모두 망설임 없이 “무조건 와야죠”라고 답했다. “세터, 리베로, 공격수 등 포지션 별로 나눠서 가르치면 더 좋을 것 같다. 혹은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 지도하면 보다 체계적일 듯 하다. 그래야 선수들이 얻고 가는 게 더 많을 것이다”라며 보완점을 짚기도 했다.
(이숙자 해설위원)
이들은 하루 동안 느낀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남지연은 “재미로 시작했지만 이미 배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을 결심한 아이도 몇 있었다. 꼭 엘리트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취미로 배구를 즐길 수 있다. 미래 배구 팬으로 자라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배구 저변이 확대된다”라고 전했다.
김사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감독님들이 배구하셨던 분들이 아니더라. 일반 체육교사들이신데 아이들을 엘리트 선수만큼 수준급으로 가르치셨다. 정말 대단하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숙자는 “운동부는 예의범절을 같이 가르친다. 그래서인지 여기 온 아이들은 다들 바르더라. 인사도 꼬박꼬박하고 정말 예뻤다”라며 웃었다. 남지연도 “연습을 하다 공이 튀어서 다른 아이가 맞았는데 서로 미안해요, 괜찮아요 하면서 인사를 나누더라. 보기 좋았다”라고 공감했다.
유소년 육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이숙자는 “배구인들의 숙제다. 은퇴 후 느낀 점이 많다. 힘들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국배구를 살리기 위해 배구인들이 봉사해야 한다”라며 힘줘 말했다.
김사니는 “그래야 우리도 산다. 요즘 유소년들은 기본기가 부족하다. 올해 휴가 때 초등학교 팀에 가서 잠깐 재능기부를 한 적 있다. 세터 중에 시간차 세트도 못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더 배워야 하는 아이들이 많다. 진짜 시급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빨리 접목시켜서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우리 세대가 배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해란과 이숙자가 유소년 컵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에게 한 마디씩 남겼다. 김해란은 “가르치면서 틈틈이 조언을 해줬다. 엘리트 팀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는 아이들도 있더라.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날 정도로 뭉클한 시간이었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좋은 선수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해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숙자가 “성장기에 운동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땀 흘리며 스트레스도 풀고 단체 운동을 통해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아이들이 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열정을 갖고 배구하는 이 마음이라면 배구가 아닌 무얼 하더라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말을 마쳤다.
(사진: 왼쪽부터 김해란 이숙자 남지연 김사니)
사진/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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