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이소라 “세터로서 빛나고 싶다”

최원영 / 기사승인 : 2017-08-11 13:34: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세터 이소라(30) 꿈은 또렷했다.


이소라는 지난 7월 열린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대표팀에 발탁됐다. 7년 만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겼다. 주전 세터는 염혜선(IBK기업은행) 몫이었지만 이소라는 중요한 순간 빛을 발했다.


2그룹 예선을 1위(8승 1패)로 마친 한국은 손쉽게 결선라운드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독일. 한국은 1, 2세트를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3세트 이소라가 교체 투입됐다. 한 세트를 만회한 그는 4, 5세트에도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역전극 주역이 됐다.


한국은 결승에서 폴란드에 패배(0-3)해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다. 그럼에도 이소라에게 그랑프리 대회가 주는 의미는 컸다. “준결승에서는 지고 있을 때 갑자기 들어가게 돼 걱정했다. '잘해야지' '내가 보여줘야지'라기 보다는 분위기 반전이라도 시키자는 마음이었다. 처음에 약간 흔들렸는데 공격수들이 잘해줘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이소라가 덤덤히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7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한 번 반짝하고 마는 세터가 아니라 꾸준히 잘하는 세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경기는 거의 못 뛰었어도 좋은 경험이 됐다. 여러 가지를 배웠다”라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홍성진 대표팀 감독께서 연습할 때 내게 주문하신 게 있었는데 완전히 이해하지 못 했던 것 같다. 실전에 나가 유럽 세터들이 하는 걸 보니 감독께서 원하신 플레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Koreacelebrate.jpg


이소라는 제19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8/9~17, 필리핀) 대표팀에는 승선하지 못 했다. 대신 이재은(KGC인삼공사)이 새로이 합류했다. 이에 관해 묻자 “홍성진 감독께서 여러 세터와 맞춰보고 싶다고 설명해주셨다. 소속 팀에서 훈련하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보자고 하셨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랑프리를 치르며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도로공사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확실하게 실력을 다듬은 뒤 대표팀에 들어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힘줘 말했다.


본인 플레이에 대한 평가도 들려줬다. “좀 더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초반에 속공을 적극 활용해 날개 공격수까지 살리는 플레이를 하면 좋았을 듯 하다. 대표팀 선수들과 많이 맞춰보지 못 해 스스로 불안했던 것 같다.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이소라는 올해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고 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다. (김)수지(IBK기업은행), (김)연경(상하이)이와 같이 뛴 마지막 기억이 고등학교 2학년쯤이다. 프로선수가 되며 셋이 한 번 더 한 코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올해 대표팀에서 내가 큰 활약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꿈을 이룬 것 같다”라는 목소리가 조금씩 떨렸다.


이제 그의 마음 속에는 새로운 목표가 자리잡았다. “다가오는 시즌 도로공사에서 원 포인트 서버보다는 세터로 도움이 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이소라’하면 서브를 먼저 떠올리신다. 내 본래 역할인 세터로서 무언가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보조 세터로라도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를 부탁하자 그가 한참을 망설였다. “기복이 심하고 불안한 세터라는 이미지가 있다. 올 시즌에는 좀 더 안정적인 세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파이팅을 외치던 이소라다.


_MG_3857.jpg



사진/ 더스파이크 DB, FIVB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