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황연주, “지난해 PO탈락, 약으로 삼을 것"

이광준 / 기사승인 : 2017-08-11 0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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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겠다.”



아침부터 내린 단비로 무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현대건설 훈련장에서 현대건설과 여자유스대표팀 간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현대건설의 3-1 승리. 이날 현대건설 수훈선수는 단연 황연주(30)였다. 그는 유스대표팀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만한 강력한 스파이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훈련을 마친 황연주를 찾아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다가오는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선수생활하면서 항상 달고 있는 무릎, 어깨 통증을 제외하면 아픈 곳도 없다. 다음 시즌엔 좀 더 나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현대건설에게 지난 시즌은 아픔이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로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막판까지 이어진 순위 다툼에서 KGC인삼공사에 단 1승 차이로 밀려나며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황연주는 지난 시즌을 “아쉽고 허무했던 시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내 “우리가 만든 결과다. 나쁜 성적표여도 받아들여야 한다. 나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에게 지난해 탈락은 분명 약이 됐을 것이다”라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본인에게 채찍질도 잊지 않았다. “나 스스로 베테랑으로서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사실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는 굉장히 무겁다.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특히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분위기를 바꿔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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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여러 변화를 맞았다. 양철호 감독이 사임하면서 이도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FA 시장에서는 살림꾼 황민경을 영입해 날개 공격수를 강화했다.



황연주는 이런 변화가 팀에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국가대표팀에 간 선수들 때문에 아직 선수단 전원이 모인 적이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 뭔가 하려는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서 생기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감독님께도 배울 점이 많다. 또 같은 여자다 보니 섬세하게 챙겨준다. 이렇게 여러 변화들이 함께 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도 바뀌었다. 지난 2년 동안 함께 했던 에밀리 하통(25. 미국)


과 결별하고 새로 다니엘라 캠벨(23. 미국)과 계약했다. 이도희 감독은 캠벨에 대해 “공격적인 부분은 확실히 캠벨이 낫다. 그러나 수비는 적응이 필요하다. 만약 수비가 부족하다면 황연주에게 수비를 맡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감독의 폭탄(?) 발언에도 불구하고 황연주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수비도 늘 해왔던 거다. 못할 것 없다. 개인이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팀원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나. 캠벨이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야 한다면 당연히 맡아야 할 부분이다. 캠벨은 확실히 공격적이고, 얼굴도 예쁘다(웃음). 팬들을 이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쉬는 기간 동안 황연주는 틈틈이 국가대표 경기를 챙겨봤다고 얘기했다. 본인 없이 싸우는 선수들이 잘한 것 같은지 짓궂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아주 잘했다”라고 시원하게 대답했다. 이어 “세대교체 과정에 있어 아직 맞지 않는 부분이 보였다. 그 부분은 장기적으로 고쳐가야 한다. 선수들 모두가 굉장히 잘해줘 고맙다. 휴식 없이 빡빡한 일정을 보내 힘들겠지만 스스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부디 모두가 다치지 않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국가대표 차출 문제에 대해서도 한 마디 거들었다. “국가대표는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일이다. 그러나 대우가 좋지 못하니 선수들이 기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구조는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서로가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바꿔가야 하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상황이 안타깝다. 이건 당사자가 아닌 배구인 전체가 손해를 보는 일이다. 현실적인 부분을 빨리 파악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황연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올해 현대건설은 여러 변화를 맞았다. 이 변화를 토대로 다음 시즌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시즌 목표, 당연히 우승이다. 팬 여러분들께서 변함없는 사랑으로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더욱 열심히 해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사진/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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