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파이크=화성/송소은 기자] 올 시즌 유난히 위기가 많았던 IBK기업은행. 흔들리는 팀이 바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주장 김희진이 버텨주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주전 세터 김사니 부상으로 신예 이고은이 대신 팀을 조율했다. 이고은은 중간 중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김희진과의 호흡’이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었다. 5라운드 초반 두 경기에서 김희진의 공격 성공률은 20%대에 그쳤다.
지난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당시 이고은은 “아무래도 연습할 때 좀 더 신경 쓰고 있다. (김)희진 언니를 전보다 더 활용하려고 한다. 휴식기 동안 특히 신경 써서 연습하겠다”라고 밝혔다. 약 이주간의 휴식기를 보낸 후 맞은 최근 두 경기에서 김희진은 공격 성공률을 38%까지 끌어 올리며 이고은과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을 보였다.
9일 IBK기업은행은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19)으로 꺾으며 4연승을 달렸다. 리쉘이 양팀 최다인 24득점(공격 성공률 56.41%)을 기록했다. 박정아(14득점)와 김희진(11득점)도 25득점을 합작하며 삼각편대의 위용을 자랑했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15승 9패 승점 48점으로 흥국생명(17승 7패 승점 49점)과 격차를 1점 차이로 좁혔다. 1위 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경기 후 김희진은 “(김)사니언니가 없는 상황에서 똘똘 뭉쳐서 4연승을 거뒀다. 주장으로서, 선배로서 뿌듯하다. 오늘 경기에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쫓기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해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고은과의 호흡에 대해서 묻자 “내 속공은 세터가 타이밍을 맞추기 힘든 편이다. 그런데 단기간에 하려니까 더 어려움이 많아서 (이)고은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경기 전후에 항상 ‘편하게 네가 하고 싶은 거 해’라고 말한다. 고은이도 편하고 나도 자신 있는 공격 루트를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날 김희진은 중앙과 사이드, 후위까지 오가며 다양한 공격을 선보였다. 김희진에게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는지 물었다. “지금은 내가 이끌어 나가는 쪽이 아니고 주 공격수를 도와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4연패, 베테랑 세터 부재 등 잇따른 위기가 닥쳐와 주장으로서 고민이 많았다는 김희진은 “세터는 큰 자리인데 우리가 믿고 따랐던 사니언니가 못 뛰게 되니까 처음엔 갈 곳을 잃은 아이처럼 우왕좌왕 어수선했다. 그래도 내가 어두운 표정을 보이면 팀원들이 불안해할 거 같아서 많이 웃으려고 했다. 팀원들한테 질타보다는 위로나 칭찬을 해서 우리끼리 스스로 뭉치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희진은 “우승하려고 하면 욕심과 부담이 생겨서 되던 것도 안 된다. 한 게임 한 게임 이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중하면 언젠가 우승은 따라오게 되어있다”라며 말을 마쳤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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