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이기는 맛을 들여놨다.”
KGC인삼공사의 선전이 놀랍다. 1라운드 1승 4패였던 성적을 2라운드 들어 4승 1패로 한껏 끌어올리며 현재(12월 5일 기준) 5승 5패 승점 17점으로 4위에 올라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최하위에 그쳤던 KGC인삼공사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떨쳐버렸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비시즌 서남원 감독은 “두 시즌을 최하위에 있다 보니 선수들의 표정도 어둡고 스스로 위축되는 모습들이 있었다. 경기를 하다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데 일단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패배의식을 털어버리고 밝게, 신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령 그것이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무너지거나 위축돼서 경기를 그르치는 것 없이 밝고 신나는 분위기를 가져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부임하고 나서 연습경기를 할 때 약한 팀하고 많이 했다. 이기는 습관을 들이려고 했다. 그런데 중학생한테도 진 적이 있었다. (김)해란이가 없기도 했지만 지니까 나도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점차 이겨냈다. “슬슬 적응이 되고 나니 나중에는 고등학생들이랑 했는데도 본인들이 스스로 이겨내고 하더라. 이기는 맛을 들여놨다. 하지만 프로팀이랑 연습경기를 했는데 그 때는 박살이 났다. 솔직히 앞이 깜깜했다. 그렇게 KOVO컵에 나서게 됐는데 그 때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달라졌다. KOVO컵이 터닝포인트였다.”
서남원 감독의 말처럼 KGC인삼공사는 KOVO컵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리그에서도 1라운드 선수들의 부상으로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2라운드에서 이를 만회하며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붙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서남원 감독은 지난 시즌 국내선수들이 공격에서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판단, 과감하게 때릴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제는 국내선수들도 외국인 선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결정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기록적인 면을 살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물론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단순히 기록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한수지는 지난 시즌 2.1%에서 11.4%로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득점도 상승했다. 30경기 출전해 81득점을 올렸던 반면 올시즌에는 10경기에 나서며 88득점을 기록했다. 장영은도 지난 시즌은 30경기를 소화하며 4.8%점유율, 26.9%성공률, 91득점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에는 8%점유율을 차지하며 31.5% 성공률을 올림과 함께 9경기에 나서 41득점을 올리고 있다.
그간 원포인트 서버나 리베로로 코트를 밟았던 최수빈의 성장세는 더 놀랍다. 29경기에 나서며 3득점에 그쳤던 그는 9경기에 나서 74득점을 기록 중이다. 점유율(0.2%→14.8%)과 성공률(10%→31.5%)모두 치솟았다.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더 알아가고 있다. 코트위에서 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다. 재밌다.” 최수빈의 말이다.
서남원 감독은 “백목화와 이연주가 팀을 떠날 때만 해도 난감했다. 한수지와 장영은이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팀을 꾸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포지션 변경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하겠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선수들이 변화를 잘 받아들이고 적응해줘서 팀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시즌 7승에 머물렀던 KGC인삼공사. 하지만 올시즌에는 2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벌써 5승이다. 장영은은 “올 시즌은 다르다. 진다는 생각하지 않고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그들에게 이제 패배의식은 옛말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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