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주위의 기대에 부담도 느끼지만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일 대한민국배구협회가 AVC컵에 참가하는 여자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미래 여자배구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프로선수 4명 포함 대부분이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이번 대표팀은 유망주들을 조기에 국가대표 체제에 끌어들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유일한 중학생 선수, 정호영이 그 주인공. 지금껏 여자 국가 대표팀에 고등학교 선수가 뽑힌 적은 있지만 중학생이 선발된 것은 정호영이 처음이다.
2001년 8월 23일생인 정호영은 만 15세의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여자배구 국가대표 최연소로 기록됐다. 현재 광주체육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 6월 29일 청소년 국가대표로 전격 발탁된 지 2개월여 만에 성인 국가대표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189cm의 장신 유망주로서 차기 여자배구를 이끌어 나갈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는 정호영. 하지만 정작 발탁 소식을 듣자 자신이 있어도 되는 자리인가 싶었다. 그는 “제가 뽑히면 안 되는 자리에 뽑힌 것 같아 부담스러웠어요”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럴 것이 지난 6월에 참가했던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느낀 바가 있었다. “청소년 대표팀을 다녀오고 나서 중학교 클래스랑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신장도 그렇고 플레이방식도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주위의 기대도 정호영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직 중학교 3학년에 지나지 않은 그였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 유망주라는 소리는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주위의 기대가 부담이 된단다.
그럼에도 정호영은 밝았다. 당찼다. 그에게 AVC컵에 참가하는 마음가짐을 물었다. 그러자 씩씩한 목소리와 함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편 14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리는 제5회 AVC컵 여자배구대회는 총 8개 팀이 참가하며 한국은 예선 라운드에서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과 B조에 속해 풀리그를 펼친다. A조는 베트남, 태국, 대만, 이란이 포함됐다. 예선 라운드 이후 A, B조의 1~4위가 크로스토너먼트로 경기를 펼쳐 4강 진출 팀을 가린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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