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화성/권민현 기자] 14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경기. 흥국생명은 테일러 대체외국인선수로 알렉시스를 영입, 이날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사실, 흥국생명으로선 알렉시스 활용에 대해 고민할 법 했다. 주공격수 역할을 하기보다 중앙에서 불로킹과 속공에 강점을 보였다. 테일러와는 확연히 달랐다. 자칫하다 김혜진, 김수지와 동선이 겹칠 우려가 있었다.
박미희 감독은 알렉시스에 부담을 주는 것보다 덜어주는 쪽을 택했다. 대신, 김혜진을 라이트에 세웠다. "발이 빠른 선수이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훈련 때도 (정)시영이 있을 때 같이 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처음 해보는지라 부담을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 테일러 자리에는 신인 이한비를 투입,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박 감독 의중은 들어맞았다. 흥국생명은 첫 세트부터 중앙에 김수지, 알렉시스를 전위에 포진, 벽을 높였다. 맥마혼 공격을 봉쇄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1세트에 블로킹 단 한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유효블로킹 11개를 기록, 공격할 기회를 최대한 살렸다.
김혜진은 이동공격과 오픈공격을 적절하게 구사, 장기인 스피드를 적극 살렸다. IBK기업은행 블로커들이 따라가기 힘들어했을 정도였다. 때에 따라서 연타와 페인트 공격을 섞어가며 상대 수비진을 혼란시켰다.
백미는 3세트. ‘에이스’ 이재영과 점유율을 같이 가져가며 6득점을 기록, 팀 공격을 이끌었다. 1세트에도 5득점, 공격성공률 62.5%를 기록했다. 최종 기록은 16득점, 공격성공률 45.16%. 이재영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해냈다.
박 감독은 김혜진 활약에 대해 “본인 스스로 할 만큼 했다. 단, 훈련할 때와 다른 상황이 나올 수 있으니까 거기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리를 잘 지켜줬다”고 언급했다.
김혜진은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알렉시스가 신장이 있고 타점을 높게 잡아서 속공을 때려서 라이트에서도 훈련했는데, 실전에 들어가니 답답했다. 세터가 빨리 올려주는 것에 맞춰 이동공격 한다는 생각으로 때린 것 같다”며 “한발로 때리다가 두발로 점프해서 때리니 어색한 감이 있었는데, 훈련도 하고, 영상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한 덕에 이날 경기에서 잘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 감독이 플레이오프행을 위해 내민 카드는 김혜진의 라이트 이동. 취재진이 "10년동안 라이트에서 뛰었던 것 같다“며 말하자, 구단 관계자가 뒤에서 ”백어택 훈련해야지“라고 맞장구쳤다. 김혜진은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손사레쳤지만, 새로 거둔 성과에 모두가 만족스러워했다.
# 사진 : 신승규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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