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작도 기대해주세요" 3년 만에 다시 만난 대구여고 정윤주·서채원·박사랑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1 23: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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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8년 대구일중을 3관왕으로 이끌며 <더스파이크>를 찾은 정윤주-박사랑-서채원 3인방은 그때보다 실력도,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져 돌아왔다. 이제는 어느덧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신인드래프트를 코앞에 둔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 이들은 다가올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출발선을 앞에 둔 대구여고 3인방은 어떤 새로운 각오를 지니고 있을까.
 

 


3년 만에 다시, 또 다른 출발선에 서다
Q__3년 만에 세 선수와 함께하는 인터뷰예요. 다시 해보니 어떤가요.
서채원(이하 서) 새로워요. 3년 전을 떠올리면 그때와 지금이랑 비슷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정윤주(이하 정) 3년 전에 인터뷰할 때도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한 인터뷰잖아요. 이번에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Q__3년 전 인터뷰 당시에 다시 세 명이 함께 인터뷰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나요.
 저는 생각해 본 적 있어요.
박사랑(이하 박) 저는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세 명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실력이 좀 올라왔다고 생각해서 다시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Q__3년 전과 비교해서 지금 그때와 달라졌다고 느낀 게 있다면요.
 살이 빠졌어요. 체형이 그때랑 달라졌어요.
 이뻐졌지.
 중3 때는 우리가 정말 잘하는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때는 우리가 많이 채워졌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에서 경기에 나서니까 잘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느꼈어요. 프로에 가면 또 다를 것 같아요. 빨리 배우고 싶어요.
 중3 때는 감정 기복도 심했던 것 같은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차차 고쳤고 많이 안정된 것 같아요.

Q__지나서 보면 3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간 느낌도 들 것 같아요.
 진짜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3년 전에는 시간이 천천히 가는 느낌이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이번 3년은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운동을 못 하면서 더 그렇게 느낀 것도 같아요.

Q__지난 고교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너무 빨리 지나갔어.
 저도 말하려고 했는데, 둘이 말해버렸네요.

Q__코로나19로 확실히 어려움이 더 많았을 듯해요.
 고3이잖아요. 신인드래프트를 위해서라도 실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고 더 잘해야 하는데 운동 환경이 안 좋아지니까 그런 점이 어려웠어요.



Q__서로 힘이 많이 될 것도 같아요. 신입생 때나 고3이 돼서나 배구부에 동기가 딱 세 분이잖아요.

 안 될 때 옆에서 서로 도와주죠.
& 토닥여주기.
 그래도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와서 제가 안 될 때 팀 전체가 무너지는 일은 잘 없어요. 옆에서 잘 받쳐주니까요. 그래서 불안함이 덜한 것 같아요.

Q__3년 전 인터뷰에서는 고등학교 가면 예전처럼 싸우지 말자고 했어요. 그 이후로 좀 덜 싸웠나요.

서 아마 박사랑이었을 건데(확인 결과 본인이었다).
 거의 안 싸웠지.
 싸우진 않고 그냥 조용히. 싸울 시간이 없었어요.

Q__운동선수이기에 또래와는 다른 학창시절을 보내잖아요. 남들과는 다른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까요.
 아쉬움은 있죠. 그래서 프로에 가서 더 성공하고 싶어요. 프로 생활이 끝날 때쯤 대학도 가려고요. 다른 학교 친구들은 방학 때 놀러 다니기도 하고 수학여행도 가잖아요. 우리는 그럴 때 대회에 나가거나 운동을 하니까 그런 추억이 별로 없어요. 나중에는 그때 못 쌓은 추억도 만들고 싶어요.


대구여고 3인방이 느끼는 고3이란?
Q__고3은 배구 선수로서도 중요한 시기잖아요. 고3이 되고 나니 중요한 시기라는 게 체감되나요.
 좀 많이 느껴져요.
 후배들도 잘 챙겨야 하잖아요. 잘 안 풀릴 때는 다독이고 이끌어야 하니까요.
 1, 2학년 때는 언니들 믿고 자신 있게만 하면 됐는데 고3이 되면 책임감이 더 커지죠.
 그리고 실력적으로도 더 잘해야 하는 시기니까요.

Q__고3이 되면서 배구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진 게 있을까요.
 중3 때는 팀 성적만 바라보면서 성적이 잘 나오면 좋고 아니면 슬펐어요. 지금은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 경기 안에서 제가 어떻게 했는지도 더 신경 쓰게 됐어요.
 아무래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있으니까 개인 기량에 대해서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Q__팀 내 가장 선배인 만큼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대회까지 부담도 클 것 같아요. 고3이 돼서 가장 부담을 느낄 때는 언제였나요.
 올해 종별선수권 준결승에서 제천여고랑 붙었을 때요. 제가 윙스파이커 주 공격수니까 좀 더 해줘야 하거든요. 후위에 있든 전위에 있든 저한테 올라오는 볼을 득점으로 연결해야 해요. 그래서 후위에 있을 때도 사랑이한테 부탁해서 저한테 다 올려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뭔가, 그냥 항상 조금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고3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그래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조금 못하면 실망하지 않을지에 관한 생각이 많이 들어요. 걱정도 되고요.


Q__대회 때 프로팀 코치나 스카우트들이 자주 오잖아요. 3학년 입장에서는 ‘우리를 보러 왔다’라는 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텐데, 실제로 선수들은 그럴 때 어떤 느낌인가요.
 솔직히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신경 쓰일 수밖에 없죠. 감독님, 코치님 모두 괜히 더 잘하려고 하면 실수하니까 최대한 경기에 집중하라고 이야기하세요.
 그냥 즐기라고 하셨어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Q__대구여고에서 3년을 돌아봤을 때 배구부원으로서 기뻤던 점과 아쉬웠던 기억을 떠올린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올해 춘계연맹전이 떠올라요. 결승까지 갔는데 우승을 못 해서 너무 아쉬웠어요(당시 대구여고는 선명여고에 2-3으로 패했다).
 1학년 때, 패스하면서 왜 그렇게 긴장하고 그랬나 싶어요. 그냥 1학년인 만큼 편하게 하면 됐는데 왜 너무 잘하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그때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지금 좀 더 나은 우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아요.

Q__좀 더 좋았던 기억도 이야기해본다면요.
 우리 학교가 공립이라 숙소 생활도 못하고 운동할 때 시간도 조금 부족했거든요. 그래도 애들이랑 마음 맞춰서 잘 헤쳐왔다고 생각해요. 시간이나 환경 대비 그래도 잘 맞춰온 것 같아요.


코앞으로 다가온 신인드래프트
그리고 마지막 목표

Q__ 이제 신인드래프트가 얼마 안 남았어요. 코앞으로 왔다는 것도 느끼고 있나요.
서 이제 딱 50일 남았어요(인터뷰를 진행한 7월 19일 기준 드래프트가 열리는 9월 7일까지 딱 50일이 남았다).
 아직 체감은 안 돼요. 드래프트 당일에 느껴지지 않을까요.
 CBS배 대회 끝나면 확 올 수도?
 아니면 일주일 전? 드래프트 바로 전날 자기 전에 생각날 것 같아요.

Q__3년 전만 해도 아직 먼 이야기로 느껴졌을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떤가요.
 걱정이죠.
 옛날에는 무조건 1라운드 안에, 높은 순위로 뽑혀야 좋은 건 줄 알았는데...지금은 그냥 뽑혀서 프로에 가면 좋을 것 같아요. 뽑아주시면 팀에 가서 정말 열심히 할 자신 있거든요. 뽑아만 주시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해온 배구에 대해 처음으로 결과물을 맞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Q__올해 신인드래프트도 비대면일 가능성이 큰데, 지명을 기다릴 때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나요.
 심장 소리 다 들릴 것 같아요.
 손에 땀 나고.
 벌써 긴장되는데.
박 경기 전보다 떨려요.

Q__선배들이 드래프트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봤잖아요. 이전 선배들의 고3 시절을 지켜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겠구나 싶었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겁나 떨릴 것 같아요. 제가 같은 상황이어도 언니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이해가 됐어요.



Q__함께 배구하다가 프로에 간 권민지 선수도 있잖아요. 3학년이 되면서 조언해준 게 있나요.
 학교에 찾아오셔서 민지 언니가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셨죠.
 너무 편해지지 말라고 했어요. 고등학교랑 프로는 많이 다르고 고등학교가 다가 아니라는 말도 했어요. 프로에 가면 고등학교 때보다 더 힘들게 훈련하고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이 힘들다고도 했고요.
 기본기가 특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Q__주변에서 해준 조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다치지 말고, 나태해지지 말고 항상 열심히 하라는 말이요.
 남들과 비교하면 지칠 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자신보다 나은 오늘의 자신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기억에 남아요.

Q__드래프트를 앞두고 각자 장점과 보완하고 싶은 점을 이야기해본다면요.
 제 장점은 점프와 힘이 좋아요. 그래서 윙스파이커를 소화하는 데도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윙스파이커와 비교해 신장이 조금 작아서 리시브와 기본기 연습도 더 열심히 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실수했을 때 ‘큰일 났다,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나만 실수하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하니 괜찮다’라는 생각으로 멘탈을 다잡으려 하고 있어요. 좀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고 제 강점을 살리고자 노력 중입니다.
 제가 키가 큰 편인지는 모르겠는데 장신 세터로 분류되는 만큼 블로킹이 좋고 단신 세터는 커버하지 못하는 공도 잡을 수 있어요. 그리고 발이 빠른 편이라서 이단 연결을 해야 할 때 공 밑에 빨리 찾아 들어갈 수 있고요. 좀 더 세트 플레이는 맞춰가야 해요.
 저는……(정 할 줄 아는 게 다양하잖아. 리시브, 수비도 되고 이단 처리도 되고) 블로킹이 괜찮고 손을 빨리 집어넣어서 오버 블로킹이 잘 돼요. 상대 공격수가 어디를 보고 때리는지도 잘 보여서 잘 따라가고요. 2학년 때 윙스파이커로 뛰어서 리시브나 기본기도 열심히 했어요. 그런 게 다른 미들블로커와 비교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Q__롤모델이 있다면요.
 저는 김연경 선수님이요. 탁월한 능력도 부럽지만 후배들을 아끼고 팀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느꼈어요. 저도 김연경 선배님처럼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프로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저는 롤모델을 선정하기보다는 제1의 박사랑이 되고 싶어요.
 오, 나도 그건데.

Q__신인드래프트에 나서는 동기를 위해 응원의 한마디 남겨볼까요.
 나중에 또 같은 팀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팀이 돼서도 거기서 동기들이랑 언니들이랑 잘 믿고 해나가면 좋겠어요.
 속상한 일 없이, 행복하게 ‘행배(행복배구)’ 했으면.
 지금처럼 장난쳐주는 친구는 없겠지만, 힘든 일 있으면 연락하고 같이 도와나가자.
서 나중에, 정말 나중에 국가대표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프로팀에서 다시 만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때도 좋은 호흡 보여줄 수 있겠죠?

Q__3년 전 인터뷰 당시, 고등학교 진학하며 목표는 세 선수 모두 주축이 되는 것, 그리고 전국체전 금메달이었어요. 새로운 목표가 있을까요.
 각자 포지션이 다르잖아요. 각자 포지션에서 최고가 되면 좋겠어요.
 졸업하기 전에 한 번은 꼭 우승하고 싶어요.

Q__이제 고등학교에서 보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드래프트도 코앞입니다. 남은 고교 생활 각오와 프로준비생으로서 각오를 부탁드려요.
 우선 남은 고등부 대회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서 기량을 모두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승도 하고 싶고요.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과 비슷한 것 같아요.
 프로에 가서도 배워야 할 점이 많고 지금도 배워야 할 게 많아요. 더 열심히 배워서 기량을 최대한 올린 다음 프로에 가서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프로에 가면, ‘신인이니까’, ‘아직 고등학생이네’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듣게 돼요. 프로라는 명칭에 걸맞게, 그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자신과 싸움을 이겨내고 가능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신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정윤주 프로필
생년월일 2003. 04. 14
신장/체중 177cm/63kg
포지션 윙스파이커


서채원 프로필

생년월일 2003. 09. 05
신장/체중 181cm/67kg
포지션 미들블로커


박사랑 프로필
생년월일 2003. 08. 26
신장/체중 178cm/64kg
포지션 세터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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