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행 티켓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열전이 벌어진다. 24개 팀 중 6팀만 웃을 수 있다.
‘로드 투 파리’ 2024 파리 올림픽 남자배구 예선전이 30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10월 9일까지 치러진다. 총 24개의 참가 팀이 한 조에 여덟 팀씩 총 세 조로 편성된 가운데, A조 경기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B조 경기는 일본 도쿄에서, C조 경기는 중국 시앙에서 치러진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승부가 다가온 가운데, 전반부 5일 일정 중 챙겨볼만한 경기들을 <더스파이크>가 추천한다.
① B조 세르비아 VS 튀르키예(9월 30일 13시) - 호시탐탐 1위 노리는 세르비아의 첫 경기
B조에서 객관적인 전력 상 1-2위가 유력한 팀은 미국과 일본이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언제든 B조의 양강 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이다. 특히 세리에 A1 최정상급 미들블로커 마르코 포드라스카닌과 2022-2023 분데스리가 베스트 미들블로커 알렉산다르 네델리코비치가 버티는 중앙은 그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 세르비아의 무기다.
여기에 날개에는 지난 시즌 폴란드 플러스리가에서 개인상을 휩쓴 우로스 코바세비치가 버티고 있다. 세르비아의 첫 상대는 챌린지컵 레벨을 넘어 세계구급 공격수로 성장한 아디스 라굼지야를 앞세워 2024년 VNL 복귀를 확정한 튀르키예다. 첫 단추를 잘 꿴다면 세르비아는 B조의 진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② A조 이란 VS 독일(10월 1일 5시) - AG 금메달 수확한 이란, 내친 김에 파리행 티켓까지?
올림픽 예선전을 앞두고 이란은 쾌조의 상승세를 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결승전에서 개최국 중국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한 것.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지난 5월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클럽선수권에서 대한항공을 무너뜨렸던 사베르 카제미는 14점을 올렸고, OH 듀오 아미르 호세인 에스펜디아르-샤루즈 호마윤파르 마네시도 31점을 합작했다.
이처럼 이란의 날개 공격력은 아시아 레벨에서는 확실히 적수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이후 바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은 크다. 이란은 체력적 부담을 뚫고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엇비슷한 전력의 독일을 상대로 그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
③ A조 이탈리아-카타르(10월 2일 5시) - 발리볼 챌린저컵 준우승팀 VS 유로발리 준우승팀
올해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나란히 준우승의 고배를 마신 이탈리아와 카타르가 맞붙는다. 이탈리아는 2023 유럽배구연맹(CEV) 남자 선수권에서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세계랭킹 1위 폴란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런가하면 카타르는 우승 팀에게 2024 VNL 참가권을 부여하는 2023 FIVB 발리볼 챌린저컵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라굼지야의 튀르키예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림픽 예선전은 두 팀이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카타르로서는 최초의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건 VNL 진출 이상의 영광이 된다. 객관적인 전력은 이탈리아의 확실한 우세지만, 귀화 선수들의 적극적인 기용 이후 강해지고 있는 카타르가 변수를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④ C조 폴란드-캐나다(10월 3일 17시) - 언더독 캐나다, 쿠렉-비에니엑 없는 빈틈 파고들까
앞선 이탈리아와 카타르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 경기 역시 양 팀 간의 전력 차이는 명확하다. 폴란드는 2023 VNL과 유럽선수권을 연달아 제패했고, 캐나다는 VNL에서 12위에 그치며 간신히 강등을 면했다. 7월 8일에 있었던 맞대결에서도 폴란드가 셧아웃 완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VNL 당시에는 없었던 폴란드의 빈틈이 생겼다. 바로 바르토즈 쿠렉과 마테우스 비에니엑의 공백이다.
쿠렉은 VNL 후반부 일정부터 조금씩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다가 이번 예선전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빠졌고, 비에니엑은 미국과의 VNL 결승전 도중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간 뒤 유럽선수권에 이어 이번 예선전에서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폴란드의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선수들인 만큼, 캐나다의 업셋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과연 캐나다는 그 작은 가능성을 결과로 만들 수 있을까.
⑤ C조 네덜란드-불가리아(10월 4일 11시) - 니미르의 네덜란드 VS 니콜로프의 불가리아
네덜란드는 아직까지도 니미르 압델-아지즈에게 의존하는 ‘원 맨 팀’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로 마이카 크리스텐슨 ‘원 맨 팀’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지만 VNL에서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나름의 커리어를 쌓은 반면, 네덜란드는 니미르의 시대는 물론이고 2000년대 이후 굵직한 국제대회에서의 성과가 사실상 전무하다.
4일에 맞붙을 상대인 불가리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아웃사이드 히터 알렉산다르 니콜로프는 이탈리아 세리에 A1에서도 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불가리아의 현재이자 미래다. 그러나 니콜로프의 뒤를 제대로 받쳐줄 수 있는 선수의 부재는 VNL 15위의 처참한 성적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현실적으로는 니미르와 니콜로프 중 누가 팀을 ‘캐리’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경기지만, 두 팀 중 에이스의 부담을 덜어줄 방법을 먼저 찾는 팀이 생긴다면 경기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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