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감독의 자부심 “포기하지 않는 것이 우리 팀의 색깔이다” [CH4]

김천/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4-04 23: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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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집중력에 김종민 감독은 흡족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차분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가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3)로 꺾고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세트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좋아진 수비 집중력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무려 112개의 디그를 잡아내며 94개에 그친 흥국생명을 압도한 한국도로공사는 박정아와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디그로 인해 찾아온 반격 기회를 잘 살리며 흥국생명을 무너뜨렸다.

후련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김종민 감독은 “솔직히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재밌게 경기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길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요한 순간에 이윤정의 토스가 조금 들쭉날쭉하긴 했지만 경기를 할수록 실력을 발휘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블로킹(7-13), 범실 관리(21-15)에서 모두 흥국생명에 밀렸지만, 수비 집중력과 중요한 상황에서의 결정력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김 감독은 “(블로킹과 범실 관리에서 모두 밀리는) 이런 경기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큰 경기의 특성 상 어떤 포인트에서 분위기를 가져오느냐가 중요한데,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이게 우리 팀의 색깔이다. 이제 분위기는 우리 쪽으로 많이 끌고 왔는데, 체력 고갈이 조금 걱정이다”라며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김 감독도 앞서 언급했듯 선수들의 체력은 걱정거리다. 김 감독은 “우리는 공격 성공이 안 돼도 끈질기게 버텨서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고, 블로킹도 하는 배구를 한다. 가장 힘들게 배구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은데 말이다(웃음). 박정아도 많이 지쳤다. 스텝이 휘청거리는 게 보인다. 그렇다고 뺄 수도 없다. 고민이 많다”고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극적인 승리에도 여전히 겸손하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5차전에 대해 "여자배구는 변수가 항상 많다. 그런데 상대는 변수가 없는 하나의 루트(김연경)가 있다.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한다"고 겸손한 예측을 내놓은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시즌 내내 모두의 예상을 뒤집어왔다. 여기까지 온 이상 따로 할 말은 없다. 모두 열심히 해줬다는 것을 알고 있다. 0%(1, 2차전 모두 패한 팀의 리버스 스윕 우승 확률)에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삼산체육관에서 경기할 때 조금 주눅 드는 것도 있었는데, 그것조차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심스럽지만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과 선수들은 쉴 틈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김 감독은 “오늘(4일) 바로 인천으로 올라간다. 짐도 미리 챙겨놨다”고 향후 일정을 전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김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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