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에 한국에 없을 확률이 더 높다. 내일은 팬들이 축하한다는 트럭을 보내줬으면 한다.” 한국에서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말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3년 2월인 2022-23시즌 도중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았다. 3시즌째 치른 아본단자 감독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25년은 다른 결말이었다. 정관장을 만난 흥국생명은 1, 2차전 승리 이후 대전 원정길에 올라 3, 4차전에서 패했지만, 다시 돌아온 인천 홈에서 5세트 접전 끝에 웃으며 챔피언이 됐다.
이날 김연경은 블로킹 7개, 서브 1개를 포함해 34점 활약을 펼쳤고,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도 5세트 막판 해결사로 나서며 26점을 선사했다.
‘우승팀’ 사령탑이 된 아본단자 감독은 “정말 대단한 우승이다. 우승이 모든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시즌 초 미디어데이를 했을 때 PO 진출이 어렵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때로는 현대건설, 정관장, IBK기업은행보다 로스터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대단한 우승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5차전도 세트 스코어 2-0에서 2-2 동점이 됐다. 이에 “긴장하진 않았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마지막 포인트가 우리한테 와서 승리를 했다. 오늘 5세트 막판 김연경의 대단한 수비가 있었고, 투트쿠가 해결을 해주면서 이길 수 있었다. 내가 긴장을 했다면 선수들이 해야할 부분을 다 못할 것 같아서 나 스스로 긴장하지 말자고 반복적으로 얘기를 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김연경은 언제나 대단한 선수다. 오늘 5세트 수비를 봐도 얼마나 우승을 하고 싶고, 그 자격이 있는 선수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여자배구 사상 가장 대단한 선수였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도중 신연경 대신 도수빈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에 “신연경은 챔프전 직전부터 다친 상태였다. 경기 중에 무릎이 걸리는 게 나오기도 했다. 챔프전을 치를수록 악화되긴 했는데 오늘 경기 중에 잘 못 움직이면서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난다. 김연경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안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경기 전에 선수단과 작별의 인사를 했다”면서 “감독님이 와서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한국 배구에도 좋은 영향을 주셨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도 “다음 시즌에는 한국에 없을 확률이 더 높다.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아직 확정난 것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곳이 있다면 그곳에 갈 것이다. 내년에는 못 본다. 하지만 먼 미래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면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끝으로 “모두에게 감사하다. 응원을 많이 해주신 팬분들도 감사하다. KOVO컵이 끝나고는 팬들이 트럭도 보냈다. 나 혹은 외국인 선수 교체 얘기도 있었는데 내일은 다른 트럭으로 축하한다, 모든 외국인 선수 고생했다는 트럭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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