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이른 접전 양상! 두 가지 키워드로 돌아보는 남자부 전반기 [V-리그 전반기 리뷰]

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1-01 0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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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누구도 포기할 때가 아니다. 또한 누구도 안심할 때가 아니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가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1월 1일부터 6일까지 휴식기를 갖는다. 이 기간 사이에 치러질 예정이었던 올스타전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국가애도기간(~1/4)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취소가 결정됐다. 따라서 남녀부 7개 팀은 보다 차분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

따라서 이번 배구가 없는 6일은 배구 팬들 역시 차분히 지난 전반기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후반기를 예측해보기 좋은 시기다. 그런 배구 팬들을 이해 <더스파이크>가 가장 먼저 지난 3개월을 요약할 수 있는 두 가지의 키워드로 남자부의 전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① 외국인 – 글로벌해진 남자부
과거에는 V-리그에서 ‘외국인’이라 하면 십중팔구 외국인 선수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부터는 남자부의 경우 감독과 코치들 중에서도 외국인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그야말로 ‘글로벌 V-리그’가 됐다.

우선 외국인 감독만 다섯 명인 남자부다. V-리그 경험자들인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필두로 일본 대표팀을 이끌던 세계적 명장 필립 블랑 감독, 이란 대표팀 감독 출신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끄는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선수 구성과 팀 컬러 확립에 실패하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오기노 감독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중이다. 후반기에는 어떤 전략과 전술을 보여줄 지도 궁금해진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10개국‧14명의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중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는 확고하게 팀의 중심을 잡는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세 선수의 건강과 경기력 유지는 후반기 팀 성적 유지 또는 상승을 위한 핵심 과제다.

반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있다. 맥스 스테이플즈(등록명 스테이플즈)‧블라니미르 그로즈다노프(등록명 그로즈다노프)‧아레프 모라디(등록명 아레프)는 전력에 확실한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세 선수의 경우 휴식기 또는 후반기 초반부에 교체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에이스급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세 선수의 반등 혹은 적절한 교체는 후반기 팀 성적 상승에 직결될 전망이다. 과연 7개 팀의 각양각색 외국인 구성원들 중 누가 후반기의 주인공으로 거듭날까.


② 5세트 – 장기전을 잘 치러야 순위가 오른다?
전반기를 마친 지금, 대혼전이 펼쳐지고 있는 남자부의 순위표는 현대캐피탈-대한항공-KB손해보험-우리카드-삼성화재-한국전력-OK저축은행 순으로 구성돼 있다. 승점 분포에 따라 블록을 분류해본다면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상위권, KB손해보험-우리카드-삼성화재가 중위권, 한국전력-OK저축은행이 하위권으로 분류될 것이다.

이렇게 블록을 분류했을 때 눈에 띄는 흥미로운 지표가 있다. 바로 5세트 관련 지표다. 먼저 상위권의 두 팀을 살펴보면 5세트를 향하는 숫자 자체에서 차이가 난다. 현대캐피탈은 전반기 동안 네 경기, 대한항공은 일곱 경기의 5세트 경기를 치렀다. 게다가 승률에서도 갭이 크다. 현대캐피탈은 3승 1패를 기록한 반면 대한항공은 2승 5패로 5세트 경기에 약했다. 중-하위권 팀들을 확실하게 압살하는 것이 중요한 상위권 팀인 만큼 5세트를 많이 가는 자체가 이미 반갑지 않은 상황인데, 거기서의 승률 갭까지 벌어지니 자연스럽게 두 팀의 승점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위권 역시 양상은 비슷하다. 3위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삼성화재보다 두 경기 적은 세 번의 5세트 경기를 치렀다. 성적도 2승 1패로 준수하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는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똑같이 다섯 번의 5세트 경기를 치렀는데, 우리카드는 4승 1패를 기록한 반면 삼성화재는 1승 4패로 흔들렸다. 심지어 두 팀 간의 맞대결 세 차례 중에서도 두 차례가 5세트를 향했고, 두 번 모두 우리카드가 승리했다. 5세트 경기가 두 팀의 순위를 가른 셈이다.


하위권의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 역시 5세트 경기에서 완벽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전력은 그야말로 5세트의 제왕이다. 5전 전승을 달리며 장기전의 대가로 군림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3전 전패를 당했다. 두 팀 간의 승점 격차가 4점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전력은 5세트에서 거둔 성과 덕분에 최하위를 면한 것이다. 결국 돌아보면 상-중-하위권의 세부 순위를 5세트가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전반기였다.

남자부의 후반기 일정은 7일 천안에서 치러지는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4라운드 맞대결로 시작된다. 과연 어느 팀이 휴식기 동안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후반기에 멋진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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