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때 입은 발목 부상, 이젠 문제없어
고된 훈련? "승리를 위해선 당연한 일"
팬들과 만남, 인내심 갖고 기다리겠다
[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한국에서의 생활은 정말 만족한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준다. 100% 환영받는 느낌이다."
2020-2021시즌 현대건설의 공격을 이끌 새로운 외국인 선수는 벨기에 출신 헬렌 루소(187cm, 29)다. 루소는 아포짓 스파이커와 윙스파이커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터키리그 닐뤼페르에서 뛰었다. 루소는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377점, 공격 성공률 42%, 리시브 성공률(positivity% 기준)은 48%를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루소는 2019-2020시즌 터키리그 베스트 윙스파이커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9월 초 막을 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좋은 공격 능력을 펼쳤다. 세터 이나연과 합이 완벽하진 않았음에도 현대건설 공격에 힘을 보탰다. 이를 지켜본 SBS스포츠 이정철 해설위원 역시 "다가오는 시즌 루소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말했다.
루소는 컵대회 종료 후 팀 훈련에 한창이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만난 루소는 "한국에서의 생활은 정말 만족한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준다. 100% 환영받는 느낌이다"라고 운을 뗐다.
루소는 컵대회 조별예선 1차전 흥국생명전 2세트 도중 경미한 발목 부상을 입었다. 당시 루소는 2세트 팀이 10-6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격 후 착지하다가 팀 동료 양효진과 부딪혔다. 왼쪽 발목 쪽에 통증을 느끼며 코트 위를 빠져나갔다. 또한 예전에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을 조심해야 되지만 루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녀는 "통증은 거의 없다. 모든 선수들이 이 정도 잔부상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크게 문제가 없다"라고 프로 마인드를 보였다.
루소는 그간 벨기에, 폴란드, 이탈리아, 터키 등 유럽리그에서 활약해왔다. 한국은 처음이다. 이에 그녀는 "이번 시즌이 참 재밌을 것 같다. 모든 팀들이 파이팅 넘치고 실력도 좋다. 2020-2021시즌에는 재밌고, 즐거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도희 감독이 루소를 뽑은 이유는 그녀가 윙스파이커뿐만 아니라 아포짓 스파이커도 소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2021시즌에 들어가면 황민경-고예림 등과 함께 포지션을 번갈아가며 뛰는 루소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루소는 "사실 윙스파이커를 자주 봤기 때문에 그 포지션이 편하긴 하다. 공수 많은 일을 하기에 책임감을 느끼는 자리다. 나는 그 책임감을 즐기는 스타일"이라며 "아포짓 스파이커도 공격하는 즐거움이 있지만 윙스파이커가 편하긴 하다"라고 설명했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가 많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는 리그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V-리그에 대해 물어보면 나오는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다. '많은 공격을 하기에 시즌 후반이 되면 체력이 떨어진다'였다. 하지만 루소는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훈련을 많이 하기에 힘들다'고 말을 하긴 했다. 하지만 나는 겁먹지 않는다. 어떤 팀이든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훈련을 한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난 늘 준비가 되어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관리를 잘 해준다. 내가 들었던 부정적인 이야기와는 다르다." 루소의 말이다.
루소의 부모님은 벨기에에서 모두가 알아주는 배구인이다. 아버지 에밀 루소와 어머니 카린은 모두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이다. 루소 역시 부모님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그녀는 "부모님이 벨기에에서 유명한 배구인이었다. 물론 억지로 하자고는 안 했다. 자연스럽게 배구를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라고 웃은 뒤 "어릴 때는 부모님처럼 되고 싶었다. 예전에 아버지가 직접 코치해 주신 경험도 있다"라고 연신 웃었다.
다가오는 시즌 루소는 흥국생명 그리고 김연경과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컵대회 첫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에 0-3으로 완패했다. 패배를 설욕해야 한다. 패배 설욕 이외에도 루소가 흥국생명 맞대결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녀의 아이돌 김연경과 만남 때문이다.
루소는 "컵대회 때 이기지 못했다. 여자부 팀 중 가장 강력한 팀인 흥국생명을 이기고 싶다. 그리고 김연경은 나의 아이돌이다. 그래서 흥국생명과 맞대결이 기다려진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흔들리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 조직력은 더 강해질 것이다"라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루소. 그녀는 끝으로 "팬들과 얼른 만나고 싶다. 다른 외국 선수들도 V-리그 팬들의 응원이 열정적이라고 하더라. 팬들과 만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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