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 작전판도 던졌다."
한국전력은 2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그러나 승리에도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공격수 마테우스의 부상 때문이다.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팀 훈련 중 복근 부상을 당한 마테우스는 4라운드 4차전이었던 이날에야 복귀전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마테우스는 1세트 후반 블로킹 이후 착지 과정에서 크리스의 발을 밟고 발목을 접지른 뒤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들것에 실린 채 코트를 빠져나갔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권영민 감독은 "(마테우스의 부상에 대해) 정확하게 얘기 들은 건 없다. 화가 나고 답답하다.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 안 되려고 하는 건지 계속 외국인 선수가 다친다. 뭔갈 해보려 할 때마다 다쳐서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화가 나서 경기 중에 작전판도 던졌다"며 "마테우스가 들어오면서 해볼 수 있겠다라는 희망이 생겼는데 또 차질을 빚었다. 외국인 선수가 계속 부상을 당한다. 물론 본인이 다치려고 다치는 건 아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부담을 해소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마테우스가 빠진 상황에서도 한국전력은 1세트를 내준 뒤 2~4세트를 잇달아 잡아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여러모로 고민이 깊은 상황이지만, 권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 잊지 않고 칭찬을 건넸다.
권영민 감독은 "마테우스가 다치면서 1세트에 야마토가 흔들린 것 같다. 2세트부터는 (이)원중이가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살아나 흐름을 가져왔다. (윤)하준이도 나이가 어린데 마테우스 대신 들어가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강조했다.
과정은 아쉽지만 결과는 얻었다. 이날 경기로 6위 한국전력(9승13패·승점 23)은 5위 삼성화재(7승15패·승점 26)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권영민 감독은 "마테우스의 부상 정도를 먼저 체크해 봐야겠지만 일단은 국내 선수 위주로 꾸려서 잘해보겠다. 우리 것만 잘하면 이길 확률이 있다. 연승을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OK저축은행도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로 OK저축은행은 7연패에 빠졌다. OK저축은행이 7연패를 기록한 것은 2017-18시즌 이후 7년 만이다. 4승18패(승점 16)이 되며 7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너무 단순하고 간단한 미스를 범해서 상대가 편하게 게임을 하게 만든 것 같다. 1세트는 좋은 내용으로 승리했는데, 2세트에 리드를 따라잡힌 게 아쉽다"고 돌아봤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일본 출신 세터 쇼타를 영입했다. 기존 아시아쿼터 선수 장빙롱이 엄지발가락 골절상을 입은 데 따른 결정이다. 쇼타는 이날 4, 5세트 이민규 대신 투입돼 짧은 데뷔전을 치렀다.
쇼타의 활약을 지켜본 오기노 감독은 "볼 밑으로 들어가는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공격수들이 안심하고 공격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경기 내용에 여유가 있으면 좀 더 시간을 주고 싶었다. 기회가 있을 땐 앞으로 계속 출전 예정"이라고 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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