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남은 러셀, 대한항공의 이륙 불가 요인 [CH2]

천안/김희수 / 기사승인 : 2025-04-03 2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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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은 부족하고 약점은 부각된다. 당연히 승리에 이르기가 어렵다.

대한항공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1-3(22-25, 31-29, 19-25, 23-25)으로 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패에 몰린 대한항공은 이제 1패만 당해도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이날 대한항공의 선발 아포짓은 당연히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었다. 대한항공의 우승 청부사가 돼야 한다는 숙명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온 러셀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챔피언결정전까지 팀을 이끌었다. 이번 경기에서의 기록도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54.17%의 공격 성공률로 30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클러치 플레이의 부재였다. 이날 러셀이 제대로 된 클러치 플레이를 성공시킨 장면은 사실상 2세트 29-29에서의 연속 득점이 전부였다. 이 순간을 빼면 러셀은 득점 기대확률이 떨어지는 순간에 반전을 만든 적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클러치 상황에서 저지른 실수들만 눈에 띄는 경기였다. 1세트에는 19-19에서 나온 러셀의 크로스 범실이 사실상 세트의 흐름을 현대캐피탈 쪽에 내주는 장면이 됐다. 서브가 허수봉의 서브였기 때문에 반드시 사이드 아웃이 필요했지만 러셀이 이에 응답하지 못했다. 이후 20-21에서 자신의 서브로 이를 만회할 기회조차 살리지 못한 러셀이었다.

3세트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러셀의 공격이 말을 듣지 않았다. 14-16에서 최민호에게 블로킹을 당하더니, 17-20에서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세트의 분위기를 내줬다. 1세트와 비슷하게 서버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였기 때문에 사이드 아웃이 절실했지만 러셀은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세트 초반에는 공격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러셀이었다. 10-12에서 코트를 가로지르는 연결을 시도했지만 이것이 그대로 네트를 넘어가면서 허수봉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서브 범실 하나를 추가한 러셀은 상대의 실수로 찾아온 16-16 동점 상황에서 두 차례의 공격을 모두 마무리하는 데 실패하면서 또 한 번 기대를 저버렸다.  


이 경기의 끝 역시 러셀의 마무리 실패에서 파생됐다. 23-24에서 반격 기회를 잡았지만, 공을 코트에 내리꽂지 못했다. 결국 허수봉이 찾아온 찬스에서 쓰리 블록을 돌파하면서 대한항공의 패배가 확정됐다. 실수가 반복되자 결국은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린 모양새였고, 이를 끝까지 해결하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최대 강점인 서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서브 득점은 1개였지만, 범실은 무려 8개였다. 마진이 –7이었다. 서브 이후 후위로 내려가게 되면 결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마진을 만들어줘야 했지만 이를 해내지 못했다. 4세트 20-21 상황은 상징적이었다. 러셀의 서브 차례에는 나오기 어려워야 정상인 정태준의 속공이 무난히 터져버렸다. 이처럼 자신의 최대 무기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친 러셀이었다.

러셀은 우승 청부사다. 청부사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대한항공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없다. 3차전에서 러셀의 반등이 절실한 대한항공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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