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갈렸지만, 두 감독 모두 크게 기뻐하거나 아쉬워하지는 않았다.
OK저축은행이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3-1(25-16, 25-22, 19-25, 25-21)로 꺾고 연패를 끊었다. 이번 시즌의 첫 상대전 승리이기도 하다. 김건우와 신호진이 도합 34점을 터뜨렸고, 상대에게 서브 득점은 하나만을 내줬다. 무엇보다 범실 관리에서 16-34로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승장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대한항공의 데이터를 봤을 때 푸쉬 공격이 많았다. 거기에 대한 블로킹과 수비를 준비했고, 이게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승리의 포인트를 짚었다. 그러나 오기노 감독은 “경기 후반에는 푸쉬 공격에 좀 당해주긴 했다”며 약간의 아쉬움도 숨기지 않고 표현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1~3세트까지 계속 다른 선수 구성을 시도하며 OK저축은행을 괴롭혔다. 오기노 감독은 이에 대해 “대한항공이 선수층이 두꺼운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3세트 같은 경우는 상대 코트에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왔을 때 우리가 두 세트를 먼저 따놓은 것 때문에 오히려 더 급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3~4세트의 플레이는 좋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밝혔다.
끝으로 오기노 감독은 이날 역대통산 디그 성공 3,500개를 남자부 3호로 달성한 부용찬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는 “부용찬은 파이팅 스피릿을 갖춘 선수다. 팀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고, 콜 플레이도 좋다. 연습 때도 젊은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에 부용찬은 좋은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오늘(6일) 아침에는 스스로 디그 연습도 하더라. 분명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기록 달성을 정말 축하한다”며 부용찬을 치켜세웠다.
대한항공은 김관우와 최준혁이 젊은 에너지를 불어넣으면서 막바지 대반격을 노렸지만 결국 불발에 그치며 승점을 얻지 못했다. 이제 내일(7일)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이 승점을 얻으면 대한항공은 2위 자리를 뺏기게 된다.
패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몸이 굉장히 좋지 않아보였다. 그는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로 “최근에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긍정적인 부분은 곽승석이 오랜만에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시즌 후반부를 함께 준비할 수 있어서 기쁘다. 한선수도 복귀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김관우가 이기는 세트를 만든 것도 흥미로웠다. 재밌게 경기를 지켜봤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패한 경기임에도 나름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짚은 틸리카이넨 감독이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 코트에서는 4세트에 김민재가 윙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장면들이 몇 차례 나오기도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에 대해 “블록 스위치를 하다 보니, 랠리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며 의도된 사항은 아니었음을 전하고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KOVO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