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도장 깨기를 하는 느낌이 든다. 6위 IBK기업은행이 최근 상위권팀들을 연이어 잡으며 시즌 후반 도깨비팀으로 거듭났다.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IBK기업은행은 달라졌다. 시즌 초반 승점을 많이 까먹은 탓에 사실상 봄배구 진출은 힘들어졌지만 최근 페이스만 놓고 보면 어느 상위팀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4연승을 달리고 있다.
10일 화성 홈에서 5연승을 앞두고 만난 상대는 GS칼텍스. GS칼텍스는 짜임새 있는 조직력과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와 강소휘의 쌍포가 위력적인 팀이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 역시 "GS칼텍스는 쉽지 않은 팀이다. 그래도 공은 둥그니 한 번 해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1세트 IBK기업은행이 예상 밖의 선전으로 힘을 냈다. 김희진, 표승주,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 삼각편대가 각각 6점, 5점, 4점을 올리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리시브 효율은 6%로 저조했지만 하이볼 상황에서 득점을 올려주니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25-18, 예상 밖의 큰 점수 차로 1세트를 따내며 2세트로 향했다.
GS칼텍스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2세트는 팽팽했다.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이어진 가운데 15-15에서 IBK기업은행이 리드를 잡았다. 모마의 서브 범실, 표승주의 서브에이스, 김수지의 속공, 최정민의 블로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올리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20-18에서 최정민의 속공, 21-18에서 모마의 공격을 김희진이 블로킹하며 화성을 찾은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GS칼텍스의 막판 거센 추격에 당황했지만 IBK기업은행은 세트를 잃지 않았다. 27-27에서 상대 모마의 공격 범실과 산타나의 득점에 힘입어 2세트도 가져왔다.
3세트도 흐름을 잃지 않았다. 상대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달아나려는 선수들의 의지와 투혼이 돋보였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의 마지막 득점과 함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3-0(25-18, 29-27, 25-22) 승리였다. 산타나가 15점, 김희진이 16점, 표승주가 13점을 올렸다. 블로킹에서 11-4로 우위를 점했다. GS칼텍스에 시즌 두 번째 셧아웃 패를 안겼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처음으로 5연승에 성공했다. 2020-2021시즌, 2019-2020시즌, 2018-2019시즌에도 달성하지 못한 5연승의 기록을 창단 후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올 시즌을 이뤄냈다.
이제 IBK기업은행은 오는 13일 수원에서 현대건설을 만난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단 1패 만을 기록중인 팀. 승점 76점, 26승을 기록 중이며 현재 리그 14연승을 기록 중인 최강팀이다.
올 시즌 현대건설에 패배를 아픔을 준 팀은 한국도로공사가 유일하다. 지난 4일 GS칼텍스가 현대건설을 상대로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패배를 안겨주는듯했으나 3, 4, 5세트를 내리 내줘 리버스 스윕패를 당했다. 지금의 기세라면 IBK기업은행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KGC인삼공사, 도로공사, GS칼텍스에 이어 현대건설까지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_화성/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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