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최후의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흥국생명이 2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0(25-18, 25-15, 25-17)으로 완파하고 시즌 25승째를 거뒀다.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김연경-정윤주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화력전에서 우위를 점했고, 높이 싸움에서도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73점에 도달한 흥국생명은 잔여 경기에서 승점 4점 이상 획득 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짓는다.
현대건설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며 완패를 당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정지윤이 피블로킹과 범실로 무너졌고, 김다인 역시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다. 교체 멤버 서지혜와 황연주의 활약 정도가 위안거리였다.
1세트 현대건설 18-25 흥국생명
[주요 기록]
블로킹: 현대건설 1개 – 흥국생명 3개
흥국생명 김수지: 블로킹 1개 포함 4점, 공격 성공률 100%
세트 초반 흥국생명이 먼저 흐름을 잡았다. 4-4에서 정지윤의 서브 범실과 김연경의 연타 반격, 김다인-이다현의 속공 호흡 미스가 한 번에 나오면서 3점 차 우위를 점했다. 9-6에서는 김연경의 공격 범실이 블로커 터치 비디오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탈바꿈했고, 투트쿠의 블로킹까지 나오면서 점수 차가 5점 차까지 벌어졌다.
흥국생명은 중반부에 더욱 기세를 올렸다. 14-9에서 정윤주가 모마의 직선 공격을 블로킹으로 저지했고, 반대각 공격은 피치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단숨에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 내달렸다. 강성형 감독은 김사랑과 황연주를 더블 스위치로 투입해 격차를 약간 좁혔지만 이 정도로는 흐름을 바꿀 수 없었고, 이후 19-14에서 투트쿠의 파이프가 터지며 흥국생명이 20점 고지를 밟았다. 세트 막바지 이고은이 김수지의 공격 점유율까지 올리며 다채롭게 경기를 풀어갔고. 24-18에서 정지윤의 연타가 범실이 되며 흥국생명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현대건설 15-25 흥국생명
[주요 기록]
블로킹: 현대건설 1개 – 흥국생명 6개
범실: 현대건설 5개 – 흥국생명 1개
흥국생명은 2세트 초반에도 현대건설을 압박했다. 2-2에서 모마의 공격 범실과 투트쿠의 반격, 정윤주의 블로킹을 엮어 3점 차로 앞서갔다. 6-4에서는 피치가 고예림의 짧은 공격과 모마의 백어택을 연달아 블로킹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급했다. 6-10에서 모마가 저지른 공격자 오버네트는 이를 축약해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급기야 세트 중반부에 점수 차는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벌어졌다. 14-7에서 정지윤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흥국생명이 8점 차까지 현대건설을 따돌렸다. 현대건설은 정지윤과 모마의 날개 공격이 모두 투트쿠의 벽을 뚫지 못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졌고, 9-18에서 정윤주에게 반격을 허용하며 10점 차까지 뒤처졌다. 19-11에서 정윤주의 한 방으로 20점에 도달한 흥국생명은 황연주와 서지혜가 고군분투한 현대건설을 무난하게 찍어 눌렀고, 24-15에서 투트쿠의 직선 공격이 통하며 2세트도 승리를 거뒀다.
3세트 현대건설 17-25 흥국생명
[주요 기록]
흥국생명 피치: 블로킹 3개 포함 6점, 공격 성공률 100%
범실: 현대건설 5개 – 흥국생명 2개
강 감독은 3세트 들어 서지혜와 김사랑을 선발로 내며 변화를 시도했다. 리시브 상황에서는 김연견 대신 이영주가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흥국생명이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다. 2-2에서 피치의 볼 처리와 이고은의 2단 처리, 투트쿠의 블로킹이 이어지면서 또 한 번 3점 차 리드를 빠르게 잡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이번에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서지혜가 팀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이끈 뒤, 6-6에서 재역전까지 직접 이끌었다. 이후 두 팀은 이번 경기 들어 처음으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10점대 초반, 팽팽하던 흐름에 다시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11-10에서 피치의 블로킹과 김사랑의 오버네트가 나오며 다시 흥국생명이 우위를 점했다. 어렵게 버티던 현대건설은 다시 넘어가버린 흐름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11-15에서 이영주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정윤주의 다이렉트 공격이 나왔고, 흥국생명이 손쉽게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현대건설은 프리 볼 상황에서 이다현의 속공이 라인을 벗어나는 등 크게 흔들리며 자멸했고, 이 틈을 타 쉴 새 없이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밀어붙였다. 결국 3세트도 흥국생명의 차지였다. 24-17에서 김수지의 속공이 통했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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