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깠는데도 전혀 김이 새지 않았다. 후반기 돌입 전 요스바니와 료헤이를 선택한 대한항공의 판단이 완벽하게 적중했다.
대한항공은 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첫 경기에서 3-0(25-23, 25-22, 25-23)으로 크게 이겼다.
후반기 첫 단추를 잘 끼운 대한항공은 시즌 12승(7패)째를 거두며 2위(승점 39)를 굳혔다. 아울러 선두 현대캐피탈(17승2패·승점 49)을 향한 추격도 재개했다.
경기 전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료헤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적응을 잘했다. 오늘 경기에서 이점을 가져오길 바란다. 요스바니도 (공백기 동안) 팀 훈련을 계속했다"며 "(두 선수가) 팀의 부스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요스바니와 료헤이는 이날 틸리카이넨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요스바니는 서브 2개 포함 양 팀 최다 26점을 폭발했고, 료헤이도 흠 잡을 데 없는 리시브와 디그로 사령탑을 웃게 했다.
이와 더불어 대한항공은 정지석(14점)과 이준(10점)까지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삼성화재를 화력으로 찍어눌렀다.
반면 삼성화재는 에이스 파즐리가 17점에 그치는 등 공격 작업이 비교적 매끄럽지 않았다. 김우진도 76.47%라는 높은 공격 성공률로 13점을 기록했지만, 요스바니의 득점력에 제대로 불이 붙은 대한항공에 찬물을 끼얹기엔 부족했다.
삼성화재는 승점 23(6승13패)에 머무르며 5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삼성화재는 세터 이호건, 아포짓 파즐리, 아웃사이드 히터 김우진 김정호, 미들블로커 김준우 손태훈, 리베로 조국기를 선발로 기용했다. 대한항공은 부상에서 돌아온 요스바니와 최근 팀에 새롭게 합류한 료헤이를 각각 아포짓과 리베로에 배치했다. 세터 한선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이준, 미들블로커 김민재 김규민이 함께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삼성화재를 몰아붙였다. 정지석이 시작과 동시에 연속 득점을 기록했고, 요스바니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세트 중반 5점 차까지 앞섰다. 수세에 몰린 삼성화재가 파즐리를 앞세워 19-20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순간 파즐리의 서브가 네트를 넘지 못하면서 추격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
삼성화재가 반격에 나서면서 2세트는 접전이 펼쳐졌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김우진 김정호 파즐리로 이뤄진 삼성화재의 삼각편대가 이를 맹렬하게 추격했다. 양 팀의 치열한 공방전은 17-17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이후 삼성화재가 연속 범실을 저지르면서 대한항공이 승기를 잡았고, 그대로 흐름이 굳어지며 경기가 종료됐다.
그러나 이대로 순순히 물러날 삼성화재가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3세트 7-8로 뒤지던 상황 파즐리의 연속 득점이 나오며 역전에 성공했다. 한껏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는 파즐리를 내세운 강공 전략으로 계속해서 재미를 봤다. 한때 16-11까지 달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뒤이어 대한항공이 정지석과 요스바니를 필두로 맞불을 놓은 끝에 삼성화재는 결국 덜미를 잡혔다. 19-20에서는 대한항공 신인 서현일이 2연속 서브에이스를 터뜨리기도 했다. 끝까지 주도권을 잃지 않은 대한항공이 마침내 승점 3을 온전히 따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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