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류윤식 “더 성숙하고 달라진 모습, 기대하세요!”

서영욱 기자 / 기사승인 : 2020-07-31 20: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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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윤식이 돌아왔다. 류윤식은 삼성화재 소속이던 2년 전 사회복무요원으로 들어가 병역의무를 마쳤다. 지난 4월 16일 소집해제 후 삼성화재로 복귀했던 류윤식은 곧바로 우리카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겪은 트레이드 타이밍이 절묘하다. 나이 서른을 넘겨 새 팀, 새 감독과 새로운 팀 문화를 만났다, 그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달린다(인터뷰는 6월 진행됐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2년 “많이 바뀌었네요”

류윤식은 <더스파이크> 2018년 6월호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 만에 잡지 인터뷰에 나선 류윤식은 “그때는 괜찮았다. 지금은 제가 적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 뭔가 어색하다. 그때는 20대였는데……”라고 회상했다. 이렇게 보면 2년이라는 시간은 참 길게 느껴진다.

류윤식은 지난 4월 29일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4대3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 이적했다. 인터뷰 시점은 팀을 옮긴 지 40일가량 지난 상황이었다. 류윤식은 새 팀에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는 중이라고 근황을 얘기했다. “우리카드에서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어요. 신영철 감독님이 원하시는 자세나 스타일에 맞춰가고 있죠. 감독님이 가르쳐주시는 대로 따라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직 비시즌 초반이라 훈련량이 많지는 않아요.”

소집해제가 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새 팀으로 옮기면서 팀 문화에도 새로 적응하고 있다. 특히 전 소속팀인 삼성화재는 특유의 팀 문화가 강하기로 유명한 팀이었다. 새로운 분위기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묻자 류윤식은 우리카드 이적 후 2년 전과 비교해 많은 게 바뀌었다는 걸 느꼈다고 답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모든 팀이 그런 것 같아요. 어느 정도냐 하면 2년 전 제가 ‘꼰대’였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가 많이 형성됐다는 느낌이었어요. 또 우리카드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잖아요. 저보다 선배인 형들은 또 워낙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요. 저보다 후배인 친구들은 다들 친하고 착하고, 좀 자유분방한 것 같아요. 선후배보다는 친구들끼리 뭉쳐서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류윤식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이전보다 늘어난 선수들 사이 대화였다. 그는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뗀 후 “선후배 사이에 허물이 없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선배가 하라고 하면 무조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해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 개성이 있고 스타일이 있다. 그런 것에 맞춰서 각자 개성은 존중하되 기본적인 건 지킨다”라며 “다른 부분에서는 서로 이야기해서 맞춰간다. 맞다고 생각하는 건 적극적으로 호응해주고 칭찬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류윤식은 선배라고 무조건 맞다고 말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선배라고 무조건 맞고, 그 의견이 더 낫다는 법은 없다. 그래서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지금이 더더 나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정도로 류윤식이 2년 공백기를 지내고 돌아와서 느끼는 차이점은 컸다.

달라진 건 팀 분위기 뿐만은 아니었다. 류윤식은 이곳에서 팀 내 위치도 바뀌었다. 삼성화재 시절에는 선배들이 많았지만 우리카드에서는 베테랑 축에 속한다. 이런 점도 류윤식이 이전과 차이를 느끼는 지점 중 하나였다.

“2년 전 삼성화재에 있을 때는 대부분 선배였어요. 경기에 나설 때는 되려 막내 쪽에 가까웠죠. 2년이 지나고 와서 보니까 이제는 제가 어느 팀을 가도 선배라는 위치에 있더라고요. 이런 걸 생각해서인지 2년 동안 생각도 많이 달라졌어요. 더 성숙해졌다고 할까요. 책임감도 이전보다 더 느끼고요. 저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보면서 이끌어갈 수 있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카드에 있는 두 베테랑 중의 베테랑, 하현용과 윤봉우는 류윤식에게 도움이 될 법했다. 두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받는지 묻자 류윤식은 “두 형은 워낙 자기 관리도 잘하고 FM 느낌이다. 선수들 모두 그런 면을 알고 있다”라며 “훈련할 때 내가 놓치는 부분을 잡아준다. 젊은 선수가 많고 나도 아직 팀을 옮긴 지 얼마 안 돼서 어수선할 때가 있다. 그런 걸 바로 잡아준다”라고 답했다.

류윤식의 우리카드 적응을 도와주는 사람은 코치진에도 있다. 대한항공 시절 연을 맺은 네맥 마틴 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대한항공에 2011~2012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지명된 류윤식과 마틴은 두 시즌을 함께했다(마틴은 해당 시즌과 2012~2013시즌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로 뛰었다. 2015~2016시즌에는 KB손해보험에서 뛰었다).

“마틴 코치가 이것저것 주문을 많이 한다”라고 말한 류윤식은 선수 시절 마틴과 인연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마틴 코치가 말이 정말 많아요. 그래도 우리카드에서 다시 보니까 너무 반가웠죠. 대한항공 시절에 처음 알았을 때부터 정말 친했어요.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생활 측면에서도 서로 잘 지냈고 제가 마틴한테 많이 배웠죠. 대한항공을 떠나서 마틴이 KB손해보험 선수로 돌아왔을 때도 친분을 이어갔어요. 제가 우리카드에 오면서는 선수와 선수가 아닌 선수와 코치로 만나게 된 거죠. 우리카드에서 다시 만나니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담당하더라고요. 제가 웨이트 측면에서 부족하고 보완해야 할 게 많은 걸 알아서 그런지 더 신경 쓰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더 피곤한가 봐요.”


복지관에서 일하며 바뀐 삶의 태도와 생각

류윤식은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앞두고 가진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서 잠시 배구선수가 아닌, ‘인간 류윤식’으로서 보낼 2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시 류윤식은 “2년이라는 시간을 절대 허투루 보내지 않을 것이다. 사회복무로 대신하는 만큼 내 시간이 많아지니까 몸 관리를 더 열심히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체력이랑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하려 한다. 몸 관리 열심히 하면서 그동안 배구만 하느라 제대로 못 해봤던 사회생활도 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입대 전 조언을 해준 선배들도 있었다. 류윤식은 전 소속팀인 삼성화재에서 함께하던 박철우와 지태환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어떤 조언을 들었는지 묻자 류윤식은 “장난삼아 그런 이야기를 했다. 군 복무를 하면 ‘배구선수 류윤식’이 아닌 전혀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고. 그러면 지금 나라는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들으면서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뗐다.

류윤식은 이러한 이야기를 한 게 두 선배만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이자 배구계 선배인 류중탁 명지대 감독도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돌아봤다.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선수로 뛰는 지금이야 류윤식, 류윤식 해주는 거지 은퇴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다’라고요. 제가 워낙 아버지와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까 그런 말도 일찍부터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맞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복무할 때 배구선수로서의 인식은 빠르게 내려놓았던 것 같아요.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고요.”

군복무 2년은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자신이 겪던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은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류윤식도 마찬가지였다. 일생을 함께한 배구에서 잠시 벗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생활했다.

소집해제 후 지난 2년을 돌아본 류윤식은 그 시간이 정말 값졌다고 말했다. 담담하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류윤식의 모습을 통해서 그 말이 진심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2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류윤식이었다.

이제는 다시 민간인이 된 류윤식으로부터 지난 2년간의 생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류윤식은 처음에는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 같으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처음 근무할 때는 시간이 굉장히 느리게 갔어요. 시간이 느리게 느껴진 것과는 별개로 그 안에서 느끼는 건 자신이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랐으리라 생각해요. 저는 2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2년 동안 배구선수로서 류윤식이 아닌, 일상생활에서의 류윤식으로 살았잖아요. 배운 점도 많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많이 보냈어요. 좋은 사람들,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요. 여러모로 많이 배운 시간이었어요.”

류윤식은 성남 야탑동에 있는 한마음 복지관에서 복무했다.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곳이었다. 류윤식은 “근무했던 곳이 장애인분들과 함께 하는 복지관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힘들다는 이야기도 너무 많이 들었고 이전과 전혀 다른 패턴으로 생활해야 해서 걱정도 많았다”라고 복무 초기 솔직한 심정도 털어놨다.
 


그랬던 그의 생각이 바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류윤식은 오히려 그곳에서 많은 걸 보고 배웠다고 고마워했다. “막상 가서 근무할 때는 정말 좋았어요. 몸이 불편한 친구도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도 있었지만, 제가 오히려 더 배웠어요. 저와 같은 운동선수들은 운동을 시작하고 나면 한 길로만 쭉 달려가잖아요. 그걸로 돈도 벌어야 하고, 프로 진출이라는 목표를 두고 생활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되죠. 좋은 일도 많이 겪지만 안 좋은 일도 많이 겪고요. 복지관에서 만난 친구들은 제3자가 보기에는 몸도 불편하고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하루하루를 더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좀 더 매일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여러모로 많이 배웠어요.”

실제로 2년 전과 비교해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는지에 관한 질문에 류윤식은 정신적인 면을 들었다. 류윤식은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멘탈을 꼽고 싶다. 마음가짐은 확실히 달라졌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이제는 어느 팀에 가더라도 후배 라인이 아닌, 선배 축에 속한다는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

“팀 내에서 후배에서 선배 반열로 넘어가는 시기잖아요.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시기라서 자연스럽게 마음가짐도 달라진 것 같아요. 훈련에 대한 것이나 기술적인 면은 당연히 좋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지는 않지만 류윤식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다. 단발성이 아니라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이런 점도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류윤식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최대한 열심히 했다고. 그는 “내가 생각하기에 부족한 점이 웨이트적인 측면이었다. 그래서 복무하는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도 최대한 열심히 하려 했다. 그런 점도 좋았던 점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류윤식은 2년간 정신적으로는 많은 걸 보고 배웠다. 하지만 몸이 재산인 운동선수이기에 운동을 오랫동안 쉬는 사이 몸에 대한 걱정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선수로 활동할 때와 비교하면 운동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고 삶 대부분을 함께한 배구공을 오랜 시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류윤식도 “입대 초기에는 걱정도 많이 했다. 배구를 시작한 이후 그렇게 오랫동안 배구공을 놓는 게 처음이었다. 복귀했을 때 잘할 수 있을지에 관한 생각도 많았다”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동시에 류윤식은 자신감도 있었다. 그는 2년 공백기 후 복귀해서도 잘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걱정도 했지만 저는 제 몸에 대해서는 자신 있었어요. 복귀해서 잘할 자신이요. 입대 전에는 제가 몸이 좀 약한 편이어서 부상도 많았어요. 2년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면서 그런 점을 보완했다고 생각해요. 팀 훈련에 복귀하고 오랜만에 공을 때리고 훈련량이 늘어나면서 아픈 곳도 한두 군데 생기고 있지만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차기 시즌이자 전역 후 첫 시즌을 향한 류윤식의 자신감은 확실했다. 그는 “올 시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겪어봐야 알 것 같다’가 아닌 잘할 것 같다는 나름의 마음이 있다”라며 “좋은 팀에 왔고 좋은 감독님 밑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한다. 다치지 않는다면 입대 전보다 더 잘할 자신은 있다”라고 말했다.


프로선수로 겪은 두 번째 트레이드
“우리카드 팬들이 좋아하도록, 제가 더 잘해야죠”


지난 4월 29일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4대3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류윤식은 데뷔 후 세 번째 소속팀을 맞이하게 됐다. 프로 데뷔팀이었던 대한항공에서 삼성화재로 적을 옮길 때도, 이번에 우리카드로 이적하는 과정 모두 트레이드였다.

이전 대한항공에서 겪은 트레이드와는 받아들이는 데 있어 차이가 있을 법했다. 소집해제 후 류윤식은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삼성화재 부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실제로 류윤식은 소집해제 직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내가 더 큰 힘이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팀의 영광을 다시 찾고 싶다”라며 “‘어떻게 해야 팀이 살아날까’라는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복귀한다 해도 성적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이제는 나도 베테랑이다. 후배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 성적을 올려야 한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소집해제 날짜인 4월 16일로부터 2주가 채 지나기 전에 ‘삼성화재 류윤식’이 아닌 ‘우리카드 류윤식’으로 바뀌었다.

트레이드 소식이 알려질 당시 류윤식은 상당히 놀랐다. 그는 “트레이드 발표날 소식을 듣고서, 솔직히 당일 공식 발표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트레이드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설마 갈까?’라는 생각이 더 컸다”라는 류윤식의 말처럼, 류윤식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류윤식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 뒤숭숭했다”라고 말했다.

트레이드 직후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건 역시 가족이었다. 류윤식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부모님과 통화했다”라며 “부모님과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삼성화재에서 (박)상하 형을 비롯해 친했던 선수들과 이야기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트레이드 후 우리카드에 합류해 가장 신경 쓰는 건 경기 내적인 것보다도 외적인 부분이었다. 류윤식은 “우리카드에 올 때 가장 걱정하던 부분이 있다”라고 말하며 “우리카드 소속 선수들과 지금까지 함께 생활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위에 선배들이나 아래 동생들과 모두 나이차가 꽤 있는 편이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류윤식은 이미 친하고 팀워크를 갖춘 선수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우리카드에 있던 선수들은 서로 워낙 친하잖아요. 친했던 선수 일부가 나가고 제가 들어온 셈이죠. 아마 팀 분위기가 처음에는 조금 어수선할 거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최대한 팀원들과 어울려서 풀어가야 하는 점이죠. 지금 가장 노력하는 면은 그런 면들이에요. 훈련 같은 것들은 그냥 제가 잘 따라가면 돼요. 훈련과 관련한 것들보다도 일상생활과 같은 외적인 면에서 어울리고 다가가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경기 내적인 측면보다 외적인 부분을 좀 더 염두에 두고 있어요.” 

 

2년 전 입대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류윤식은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처음 뛴 날이 배구 인생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에서 큰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삼성화재 이적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윙스파이커로 떠올랐으니, 삼성화재를 향한 그의 애정이 큰 건 당연했다.

류윤식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느낌을 전하며 이후 떠올린 감정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프로스포츠 선수에게 이적은 언제든 준비해야 할 요소이긴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적 후 느끼는 감정은 복잡미묘했다.

“우리카드로 이적한 게 저한테는 더 좋은 기회라고 볼 수도 있어요. 더 잘할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물론 섭섭한 게 솔직히 없지 않아 있긴 하죠.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화재에 왔다갔다하면서 운동도 많이 했으니까요. 제대하고 팀에 합류하는 순간도 기다렸고 주위에서도 제 복귀를 기다려주는 분들도 있었으니까요.”

결국 스포츠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느끼는 감정들이었다. 데이터가 스포츠계에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런 감정까지는 아직 수치화하지 못한다. 류윤식은 이런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사람이라서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해요. 팀에서 필요한 부분을 위해 트레이드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감정에 대해서는 빨리 떨쳐내야죠. 실제로 이번 이적이 더 나아지는 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우승해야죠.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이잖아요. 이번 우리카드가 더 낫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도록 해야죠.”

프로 데뷔 후 겪은 두 번째 트레이드. 첫 번째 트레이드와는 주변 상황과 류윤식 본인의 상황도 많이 달랐기에 이번 트레이드를 받아들이는 자세도 달랐다. 류윤식은 “대한항공에서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될 때는 아직 어렸다. 당시에는 삼성화재라는 팀이 다른 팀보다 특유의 전통도 강하고 훈련량도 많다고 들어서 걱정도 많이 했다”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류윤식은 그때도 이적하면서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향한 믿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요소 중 하나였다. “삼성화재로 이적할 때도 더 잘할 것이라는,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우리카드에 와서, 이전보다 더 잘할 것 같아요. 물론 정말 그렇게 될지는 시즌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지금 자신 있어요.”

류윤식은 신영철 감독과 재회도 기대했다. 두 사람은 대한항공 시절 인연이 있다. 2011~2012시즌 류윤식이 대한항공에 입단할 당시 감독이 바로 신영철 감독이었다. 이후 신영철 감독은 2012~2013시즌까지 대한항공 감독을 지냈고 류윤식은 2013~2014시즌 도중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됐다. 7년 만에 프로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이다.

류윤식은 대한항공 시절에도 신영철 감독에게 많은 걸 배우고 싶었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 시절에도 감독님에게 많이 배우고 싶었지만 당시 인연은 잠깐이었다. 감독님이 떠나시고 이후에는 나도 트레이드됐다. 그 점은 아쉬웠다”라고 말하며 “지금 이렇게 우리카드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도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두 번째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팀 합류 후 신영철 감독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묻자 류윤식은 “감독님은 일단 좋은 이야기만 많이 해주신다.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을 짚어주시고 많이 가르쳐주신다. 일단은 좋은 이야기만 해주고 계신다”라고 답했다. 다만 신영철 감독하면 빼놓을 수 없는 ‘커피 타임’은 아직 가지지 않았다고.


“부담감, 오히려 더 열심히 하는 자극제죠!”

우리카드 소속으로 2020~2021시즌을 소화할 류윤식에게 향할 부담감은 작지 않다. 우리카드의 전 시즌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2019~2020시즌 우리카드는 창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팀 역대 최다인 10연승을 달렸고 시즌이 조기종료되긴 했지만 1위 자리를 마지막까지 지켰다. 그 주역이었던 선수들이 대거 떠나고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했다. 새롭게 주전 자리를 메울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줘야만 우리카드는 이번 트레이드가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류윤식은 한성정과 함께 황경민이 떠난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채워야 한다. 류윤식도 이런 부담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류윤식은 삼성화재 시절과 비교하며 우리카드에서 느낄 부담과 책임감에 대해 말을 이었다.

“우리카드에 와서는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야겠죠. 삼성화재로 복귀할 때는 지난 두 시즌에 플레이오프를 못 갔으니 제가 돌아와서 플레이오프에 무조건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려고 했어요. 우리카드에 와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라, 우승해야죠. 우승이 아니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했잖아요. 전 시즌보다 나아질 곳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말고는 없으니까요.”

류윤식은 앞서 말한 전 시즌과 성적 비교에서 오는 부담감은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부담돼야 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뗐다. 류윤식은 그런 부담이 선수로서 더 열심히 하는 자양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담을 느껴야 선수로서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로서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하고 그래야 훈련이나 실전, 생활면에서도 긴장하며 보낼 수 있죠. 그런 긴장감이 없으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나가는 것 같아요. 여기는 학교가 아니잖아요. 프로이고, 돈을 받고 경기에 나서는 거니까 그런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부담이 크면 클수록 더 좋은 것 같아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확실한 목표만큼 류윤식의 차기 시즌 각오도 확실했다. 류윤식은 한층 성숙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2년 전보다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흔들리지 않고 팀에서 한 자리를 잘 채워준다는 말을 듣고 싶죠. 저로 인해 흔들린다는 평가보다는 팀이 안정됐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죠. 그러면 기록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류윤식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빛이 나는 선수고, 실제로 수비로 V-리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다. 공격을 잘하는 선수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수비에서 힘을 내주는 선수가 있어야 팀 성적도 올라갈 수 있다. 류윤식의 각오에는 그런 마인드도 내재되어 있었다.

“배구라는 게 누구 한 명만 잘해서 되는 종목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누군가 잘하려면 누군가는 희생해야 해요. 제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래야죠. 만약 제가 돋보여야 하는 자리를 맡는다면 또 그래야 하고요. 제게 주어지는 역할에 따라 맞춰가려 해요.”

류윤식은 새롭게 맞이할 우리카드 팬들에게 끝인사를 남겼다. 그의 인터뷰 마지막 인사는 ‘끝인사의 정석’처럼 느껴졌다. 인터뷰 내내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잘 풀어가던 모습과 퍽 잘 어울리는 마무리였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때문에 우리카드 팬분들도 많이 놀라셨으리라 생각해요. 좋은 선수들이 떠났지만 더 좋은 선수들이 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후에 경기장에도 더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7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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