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한 경기가 치러지기까지’ KOVO 경기운영팀 김재곤 사원

강예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9 19: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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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한 시즌, 경기 하나가 제대로 치러지기까지 많은 사람의 손길이 닿는다. 프로배구에 직접 관여해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특히 경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작 전부터 끝난 후에도 경기장에서 눈을 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2019년 한국배구연맹에 입사해 경기운영팀에서 일하는 김재곤 사원이다. 입사 2년차를 맞이한 그가 말하는 경기운영팀. 연맹에 입사하기 전까지 겪어왔던 여러 일들, 미래의 연맹 입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이야기까지.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가 한창 펼쳐졌던 지난 8월, 의정부체육관에서 그를 만났다. 

 


Q__배구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한국배구연맹(이하 연맹) 경기운영팀 김재곤 사원입니다. 2019년에 입사해 이제 딱 2년 정도 됐네요.


Q__연맹 입사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체육 전공은 아니었고, 국제학 전공이었지만 대학 다닐 때부터 스포츠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이 강했죠. 가장 큰 계기는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서 단기 근무하면서부터예요. 그때 스포츠 관련 직종에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고, 재밌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연맹 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죠.


Q__장애인아시안게임 외에 또 어떤 일을 해오신 건가요.
대학교 졸업 전에는 핸드볼협회에서 선수단 매니저 겸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다녀온 적이 있고요. 평창올림픽 땐 자원봉사로 통역을 담당했었어요.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일은 KB손해보험 배구단 통역이었어요. 웬만한 스포츠를 다 좋아해서 배구는 원래 즐겨봤었고요. 대학교 때 배구했던 친구들이 주변에 있어서 그런지 더욱 관심이 생겼어요.


Q__본격적으로 준비한 시기는요.
조금 애매하지만, 제가 통역을 4년 동안 했어요. 그 후 안정적이고 사무직 쪽에서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도중에 우연히 연맹 공고를 봤어요. 경기운영팀에서 국제 업무 쪽이라 제게 맞는 일인 것 같아 지원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그 전에 쌓았던 여러 경험 모두가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__경기운영팀은 어떤 업무를 주로 담당하나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건 트라이아웃, 외국인 선수 관련 제도예요. 그리고 전문위원회 관련 일, 경기 기록인 ‘KOVIS’, 시즌 중 기준기록상을 체크하는 업무예요. 이번 컵대회에서는 담당자들을 보조하면서 경기운영의 전반적인 것들을 살피고 있습니다.


Q__시즌과 비시즌 업무의 차이가 있을 듯한데요.
비시즌에 더 바쁜 것 같아요.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들, 다음 시즌엔 어떤 부분에 변화를 줘야 할지, 어떻게 하면 원활하게 경기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회의를 많이 해요.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첫 번째 업무가 트라이아웃이거든요. 외국인 선수 관련 업무를 시작으로 국제배구연맹에서 변경된 규칙을 확인해서 도입하고, 심판 교육도 해야 하고요. 준비 과정이 더 힘들어요(웃음). 시즌 시작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지 사고 없이 무탈하게 시즌이 흘러가니까요.


Q__경기 중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경기가 시작되고 나면 조금은 한가로워져요. 이번 컵대회에서는 바뀐 제도가 있어요. 주심 비디오판독이라든지, 벤치에 태블릿PC를 도입해서 선수 교대를 요청하는 것들이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마퍼나 볼리트리버 대신 구단 남은 인원이 대신 하는 것들, 선수 본인이 공을 직접 가져가야 하는 것 등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보완점은 없는지 체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배구에 대한 지식과 규칙은 필수!

Q__연맹 입사를 위해선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요.
일단 첫 번째는 국제업무 쪽이다 보니 언어도 중요하지만, 특히 경기운영팀에 속해있잖아요. 배구에 대한 지식이 중요해요. 저는 통역을 하면서 선수단에서 생활한 것들이 지금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경기운영 파트에서는 전문위원, 심판들이랑 규칙 관련해서 여러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배구 규칙, 관련 지식을 쌓는 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생각보다 잘 보이진 않지만 한 경기에 투입되는 인원이 많거든요. 각 파트가 잘 흘러가고 있는지 보는 시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__연맹에 여러 부서가 있잖아요. 요구하는 인재상이 다를 것 같아요.
경기운영팀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배구에 대한 지식과 규칙에 대한 숙지가 중요해요. 대회 운영 요강 같은 거요. 홍보팀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거기에 적합한 성격과 보도자료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요. 말도 잘해야 하더라고요. 마케팅팀은 가장 기본적인 대답이지만 아이디어가 생명이니까 그런 쪽에 특화되신 분들을 요구해요. 저도 물론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이긴 해요.


Q__입사 전과 후,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부분이 있나요.
입사 전에는 경기운영팀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몰랐어요. 배구 경기는 봐왔지만 어떤 분들이 어떻게 준비하는지는 몰랐으니까요. 들어와서 보니 경기운영팀 업무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웃음). ‘트라이아웃 관련 일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경기 기록, 규칙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하더라고요.


Q__힘들었던 때가 있나요.
사실 힘들었던 적은 없었고, 제 적성에 맞아서 그런지 재밌어요. 취업 준비할 때 제 전공이 국제학이라고 해서 관련된 일은 하기 싫었거든요.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스포츠 쪽이란 결론이 났고, 지금은 그와 관련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힘들어도 재밌게 할 수 있는 원동력, 버티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Q__가장 기억에 남는 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졌어요. 제가 트라이아웃 담당인데, 트라이아웃을 위해 해외 답사를 다녀왔었거든요. 코로나19로 인해서 ‘할 수 있을까’,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이 모두 물거품이 됐어요. 해외 트라이아웃이 취소되고, 화상으로 진행하게 됐잖아요. 그때 뭔가 확 변한 느낌을 받아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엔 ‘ZOOM’이라는 프로그램도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거든요.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없이 잘 끝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__좋아서 보는 스포츠와 일로 하는 스포츠 느낌이 다르잖아요.
현실적으로 취미랑 일이 구분되어야 하는데, 취미가 일이 되면 취미가 없어지더라고요. 예전엔 배구를 보기만 했는데, 지금은 쉬는 날 배구를 보면 뭔가 일하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종목은 편하게 보는데 배구는 그렇지 않고, 무조건 봐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올림픽도 다른 분들은 즐기면서 봤겠지만, 저는 국제대회에서 경기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비디오 판독이나 경기운영 쪽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보고 있더라고요. 특이한 케이스가 나오면 어떤 경기 어떤 상황 등 기록도 해놓고요. 취미를 하나 잃었죠(웃음).
 


뭐든 열정을 갖고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해


Q__업무 환경은 어떤가요.
환경은 되게 좋아요. 대체로 연맹에 젊으신 분들이 많아요. 체육 쪽이라 해서 선후배 관계가 그렇다거나 그런 건 절대 없어요. 자유로워요. 제가 2년밖에 안 됐지만 환경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선배들이 농담 식으로 ‘재곤이는 편하게 다니고 있네’, ‘내가 신입사원 땐 힘들었는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원래 정장을 입었어야 했는데 지금은 다 사복으로 바뀌었어요.


Q__직업에 대한 만족도는요.
100% 만족해요. 다른 일을 해보고 싶거나,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든 적이 없어요. 오히려 여기서 롱런하고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길게 보고 있어요. 연맹이 국제적으로 좀 더 나아지려는 방향을 고민하고 찾으려고 해요.


Q__가장 최근에 입사한 케이스잖아요. 현재 연맹에서 원하는 트렌드에 대한 답도 주신다면요.
취업 준비는 저도 겪어왔지만, 경력을 쌓는 게 중요해요. 어디서 어떻게 경험을 쌓아야 할지 막연할 수도 있겠지만 스포츠에 관련된 부분들을 찾아보고 닥치는 대로 뭐든 했던 거 같아요. 작은 것들, 하기 싫은 것들도 다 경험이고 하나의 과정이더라고요. 지금 제가 최종적으로는 배구 쪽에서 일하고 있지만, 동계스포츠라던지, 핸드볼, 장애인스포츠 등 여러 경험을 해왔는데,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종목은 달라도 하나의 스포츠라는 건 공통된 부분이잖아요. 관련된 것들에서 경력을 쌓으면 누구든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Q__연맹 입사를 꿈꾸는, 또는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는요.
그냥 뭘 하든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해요. 물론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다 배워가는 과정이고, 결국엔 도움 되는 경험으로 작용할 거예요. 저도 궂은일 많이 해봤거든요. 특히 매니저는 극한 직업이었어요. 그래도 그런 경험 덕분에 구단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선수단이 뭘 원하는지 등을 경기운영팀에 들어와서 보니 참고가 되더라고요.


Q__도쿄올림픽 이후, 배구 부흥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배구의 매력을 말한다면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치르고 있긴 하지만, 배구는 현장에서 보는 맛이 있거든요.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요. 매력적인 스포츠죠. 그리고 섬세하기까지 해요. 표현하라고 하니 어렵네요(웃음).


Q__배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배구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 더 흥행할 수 있게 더 많은 관심도 부탁드릴게요. 연맹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 이쁘게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강예진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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