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장 안드레아 가르디니 감독과 한국의 김호철 감독이 웃으며 재회했다.
두 사령탑은 1일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통합워크샵에서 마주했다.
KOVO는 올해 통합워크샵을 통해 해외우수지도자 초청 포럼을 개최했다. 나란히 이탈리아 남자배구 국가대표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을 거머쥔 가르디니 감독과 로렌조 베르나르디 감독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특히 1965년생 가르디니 감독과 1955년생 김호철 감독의 인연은 깊다. 김 감독이 1981년 이탈리아 리그 진출 당시 같은 무대에서 현역 생활을 했다. 두 감독은 1988-89시즌 시슬리 트레비소 팀에서 세터와 미들블로커로 한솥밥을 먹었다.
포럼 도중 가르디니 감독과 김 감독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먼저 김 감독이 “두 감독님이 한국에 와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가르디니 감독도 활짝 웃었다. 그는 “이탈리아어를 잘하는 분이시다. 식사를 할 때는 이탈리아어로 말해달라”면서 “선수로도 같이 플레이를 했다. 난 미들블로커였다. 한 시즌 같이 뛰었다. 역사상 남을만한 선수다. 최고의 세터라고 본다. 스피드배구의 핵심을 보여준 선수였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세터 출신 김 감독은 ‘컴퓨터 세터’라고 불리며 이탈리아 리그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산탈 파르마 소속으로 1981-82, 1982-83시즌 이탈리아 리그와 컵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이탈리아 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상 그리고 리그 MVP로도 3차례 선정됐다. 1982-83시즌에는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MVP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탈리아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김 감독을 오래토록 기억하는 이유다.
현재 가르디니 감독은 폴란드 남자배구 1부리그 베우하투프 사령탑이고, 김 감독은 한국 V-리그 IBK기업은행을 지휘 중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 초청된 가르디니 감독과 베르나르디 감독은 한국과 유럽배구를 비교하며 각국의 현황 및 문제점,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눴다.
사진_춘천/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