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트로피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인 도드람 2024~2025 V리그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창단 첫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의 필립 블랑 감독은 "꿈꿔왔던 순간이다. 우리가 첫 번째로 들어올린 컵대회 트로피는 트레블을 달성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했다. 그때 기운을 원동력 삼아 정규리그도 잘 흘러왔고, 트레블에 있어 가장 결정적이었던 챔프전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블랑 감독은 그러면서 "3개의 트로피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담겨 있는 의미 있는 트로피"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남자부 역대 최단 기간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은 챔프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에 챔프전 스윕을 거두고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앞서 들어올린 '11년 만의 컵대회 트로피'가 더해지며 현대캐피탈의 트레블이 완성됐다.
이날 트레블을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블랑 감독은 "사실 시작부터 우리가 대한항공에 이길 거란 걸 알고 있었다"며 "2세트 때 우리의 사이드 아웃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줬다. 특히 세터 황승빈이 여러 방면으로 공격수들을 잘 살려 줬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의 '명가 재건'에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와 허수봉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남자부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레오와 국가대표 에이스 허수봉을 앞세워 막강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허수봉과 레오는 특히 이날에만 22점, 19점씩을 득점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블랑 감독 부임 전에도 이미 리그 정상급 공격수였던 이 둘은 블랑 감독 지도 아래 한층 더 성장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특히 두 명 다 약점인 리시브가 크게 개선되며 이제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도 능한 '전천후 공격수'로 거듭났다.
블랑 감독은 "허수봉은 내가 오기 전부터 좋은 공격력과 서브를 갖고 있었다"며 "(허수봉이) 리시브를 잘할 능력은 있었는데 활용에 대해선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 년 동안 많이 발전해 줬다. 이런 선수를 갖고 있으면 대표팀에도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랑 감독은 이어 "(레오의) 리시브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결국 잘 버텨 줬다. 물론 레오를 보호해 주는 팀의 시스템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는 그가 성장한 것"이라고 했다.
글, 사진. 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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