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연승에 도전해보겠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31일 광주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 25-22, 25-12)으로 완승했다.
양효진이 팀 내 최다 17점을 올렸고,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와 정지윤도 각각 14점, 11점으로 힘을 줬다. 여기에 블로킹에서 15-5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날 승리와 함께 현대건설은 새 역사를 썼다. 단일 시즌 여자부 최다승 25승 타이기록을 세웠으며, 단일 시즌 최다 승점 74점을 기록했다. 또한 13연승으로 구단 최다 연승 기록도 썼다. 특히 25승은 26경기 만에 이룬 기록이다. V-리그 역사상 최강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강성형 감독은 "중간중간 위기가 와 교체가 늦어졌다. 선수들 모두 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았다. 여러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줬다"라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본인들이 해야 될 역할을 잘 알고 있다. 방심하지 않고 분위기를 이어가 줘 고맙다. 연승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기에 회사에서 보너스도 잘 나올 거라 본다"라고 미소 지었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만나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세트 21-21에서 박경현에게 서브에이스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강 감독은 "오늘뿐만 아니라 매 경기 한 번씩은 위기가 있다. 약점이고 개선해야 한다. 위기도 있었지만, 반대로 이를 이겨내고 마무리하는 힘이 생겼다"라고 웃었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을 잡을 수 있었던 힘은 블로킹이다. 2세트에도 야스민과 이다현의 연속 블로킹으로 페퍼저축은행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다. 이날 현대건설은 15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강성형 감독은 "지윤이도 잘 했고, 효진이는 워낙 기본적인 실력이 있는 선수다. 세트를 치르면 치를수록 타이밍이 잘 맞았다"라며 "2세트까지는 잘 안 맞았지만 잘 하는 선수들의 특징이 있다. 효진이는 결국 경기에 적응해 자기 플레이를 하더라. 위치 선정도 좋았다"라고 힘줘 말했다.
만약 3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을 패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도 현대건설의 연승 행진이 계속 됐을까. "결과론적이지만 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다시 마음을 잡고 했다고 본다. 처음에는 이렇게 연승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도 못 했다. 부담감이 있었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했다. 그러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나." 강성형 감독의 말이다.
이제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 14연승, 그리고 최다 연승인 15연승을 노린다. 하지만 만나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 4일에는 GS칼텍스, 9일에는 한국도로공사를 만난다.
강성형 감독은 "5라운드 잘 넘기고, 6라운드에 순위 윤곽이 나오면 조금 편하게 하고 싶다. 일단은 GS칼텍스와 도로공사를 넘어야 한다. 여자부 최다 연승이 14연승이라고 하는데 한 번 도전해 보겠다. 물론 도전을 받아야 하는 압박은 있다. 그래도 선수들과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반면, 창단 첫 연승에 실패한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1세트와 2세트 초반에는 잘 했는데 역시나 역부족이라는 걸 느꼈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3세트 후반에 (박)은서, (박)사랑이, (서)채원이를 한 번 넣어봤다. 은서는 연습 안 했던 게 티가 나타났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을 이어간 김형실 감독은 "엘리자벳(이네 바르가)도 빼주려 했는데 쉬는 걸 싫어하더라. 패했지만 오늘도 선수들은 기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양효진을 전혀 막지 못했다. 양효진은 블로킹 6개, 서브 1개 포함 17점을 기록했다. 김형실 감독은 "부심한테 가 (양)효진이 때문에 못 하겠다고 했다(웃음). 양효진 공격에 힘이 빠진다. 단타든 연타든 어떤 공격이든 다 한다. 힘들었다"라고 웃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틀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오는 2월 3일 광주 홈에서 KGC인삼공사와 경기를 가진다.
끝으로 김형실 감독은 "우리는 부상이나 피로가 없어야 한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 한비도 괜찮다고 하는데 통증이 있는 것 같아 바꿨다.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했다.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좋은 모습 보여줄 거라 믿는다. 내일(2월 1일)은 쉬고, 모레(2월 2일)부터 새롭게 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광주/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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