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 데뷔 첫 선발 출전한 '당찬' 전다빈,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았다

대전/이예원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2 18: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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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정관장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홈 경기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3-0(25-23, 25-23, 25-12) 승리를 거뒀다.

 

1세트 중반 아웃사이드 히터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가며 신인 전다빈이 투입됐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전다빈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9득점, 공격 성공률 69.23%를 올리며 깜짝 활약을 선보였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전다빈은 "지난 경기에 실점도 많고 분위기도 안좋았다. 이번 경기를 잘해서 분위기를 바꾸자고 했는데 이러한 마인드로 똘똘 뭉쳐서 잘해낸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인터뷰에 함께 한 박은진도 "페퍼전 때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속상했다. 그 분위기를 이어가지 말고 오늘 경기에 초점을 맞춰서 반등하는 기회로 삼자고 이야기했다. 그 부분이 선수들끼리 잘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박은진은 블로킹 4개를 기록했다. 상대 주 공격수 실바를 제대로 막아냈다. 박은진은 "4, 5라운드동안 지난 라운드에 비해 블로킹이 잘 안나왔다. 감독님께서 블로킹이 더 적극적으로 더 나와야 우리팀 색깔이 나온다고 이야기하셨다. 타이밍을 잘 맞추려고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부키리치가 부상으로 교체된 뒤 코트에 남아있는 선수들은 충분히 동요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코트 위 선수들은 어떠한 이야기를 나눴을까. 박은진은 "동요되지 않고 주어진 게임을 하자고 했다. 그 부분이 조금 더 서로를 도와주면서 책임감있게 하다보니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전다빈 투입 이후 오히려 역전에 성공하며 자칫하면 내줄 수 있던 1세트를 따냈다. 이후 전다빈은 데뷔 후 처음으로 세트 선발에 나서며 자신의 공격력을 쏠쏠히 뽐냈다. 팀의 위기를 전다빈의 손으로 구출했다.

 

전다빈은 2024-2025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정관장에 합류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 전다빈에게 데뷔 첫 세트 선발 출전은 오래 꿈 꾸던 일이었을 터. 이에 대해 전다빈은 "언니들이랑 코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꿈 같았다. (내가) 득점할 때마다 언니들이 더 좋아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하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꿈 꾸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음에도 전다빈의 투입은 모두에게 갑작스러웠다. 본인 또한 마음의 준비 없이 코트로 들어가게 됐다. 그럼에도 전다빈은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었다. "항상 경기를 보면서 몸을 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너무 떨렸다.(웃음) 자신있게 하라고 많이 말씀해주셔서 더 자신있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밝히며 설렘과 긴장이 공존하던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옆에서 전다빈의 답변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박은진은 전다빈을 '당차다'고 표현했다. "같이 운동할 때도 떨지 않는다. 신인처럼 당차게 공격하는 면도 있고 파이팅도 있다. 그런 면에서 신인다운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습할 때) 내가 블로킹을 하면 다빈이가 내 손가락을 부러뜨리듯이 때린다.(웃음) 오늘 경기에서도 그렇게 때리더라. 다빈이가 갑작스럽게 코트에 들어오게 됐는데 잘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봄배구를 앞두고 있는 정관장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목전에서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그래서 이번 봄배구에 대한 마음 가짐은 더욱 남다르다. 

 

박은진은 "지난 시즌 봄배구에 갔었지만 3차전에서 아쉽게 졌다. 챔프전까지 가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아쉽다"면서 "이번에는 그러한 아쉬움을 느끼지 않게끔 작년보다는 단단하게 준비하려 한다"고 굳게 말했다.

 

데뷔 후 첫 인터뷰를 가진 전다빈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한참을 고민하던 전다빈의 한 마디는 짧지만 강렬했다. "저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박은진의 '당차다'는 답변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의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기회는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서는 도망치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불현듯 습격한다. 전다빈은 그렇게 기회를 잡았다. 

 

 

사진_대전/이예원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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